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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자본이 휩쓴 공간을 찾아 - 3. 용산참사: 두 개의 문 본문

연재/배움과 삶

자본이 휩쓴 공간을 찾아 - 3. 용산참사: 두 개의 문

건방진방랑자 2019. 4. 21.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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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용산참사: 두 개의 문

 

 

영화프로젝트팀은 두 개의 문이란 다큐를 보며, 용산참사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겼다.

다큐는 진압에 참여했던 경찰의 육성을 들려주며, 용산참사가 얼마나 우발적으로 진행된 것인지, 얼마나 사건 은폐를 위해 분주했는지 보여준다.

 

 

이 다큐를 보면서 더 확실히 알게 됐다. 이 포스터의 배우는 [송곳]의 작가인 최규석씨다

 

 

 

제목에 감춰진 진실

 

왜 하필 다큐의 이름을 두 개의 문이라고 했을까? 그냥 단순히 두 개의 문은 진압작전이 우발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4층에서 바라보면 옥상으로 올라가는 문은 두 개가 있다. 그 중 한 문은 망루로 올라갈 수 있는 반면, 한 문은 창고로 이어지는 문이었다. 그런데 특공대는 어느 문이 망루로 이어지는 문인지 몰라 그곳에서 한참을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작전에 투입되기 전에 건물 구조도를 숙지하고 오는 것이 기본이련만, 얼마나 막무가내로 진행된 작전이었으면 두 개의 문 앞에서 경찰은 멈춰 설 수밖에 없었을까.

그러나 나의 생각과는 달리 감독은 두 개의 문이란 진실의 문망각의 문이라고 이야기 했다. 진실의 문으로 다가가지 않으면, 망각의 문으로 다가가게 된다는 것. , 용산참사의 진실을 찾으려 노력하지 않으면 모든 사건은 어둠의 골방에 묻히게 된다는 것을 표현했다는 것이다.

 

 

진압을 하던 경찰이 4층에 오르지 못하고 3층에 멈춰섰다. 

 

 

 

용산사태를 묻기 위한 조처들

 

법원은 검찰의 수사기록을 전부 공개하라고 했다. 하지만 수사기록 중 1/33천여 쪽은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시신을 수습하자마자, 경찰은 유족들의 동의도 없이 부검을 했다. 그런 일은 민주화 투쟁 당시에 고문으로 숨진 사람들을 부검하여 사건의 진상을 은폐시키려 할 때 그랬다고 한다. 새 천년에 들어선 지 한참이나 지난 시기에 경찰은 구태를 답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보다 더욱 황당한 점은 청와대가 부천에서 일어난 연쇄 살인범을 활용하여 용산참사의 불씨를 막으려 했다는 점이다. 뉴스에서 연일 살인범에 대한 이야기만 하게 하여 물타기를 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의 비상한 머리 덕에 일반국민의 머리속에선 2009년 새해에 일어난 MB정권의 진면목이 금세 잊히고 말았다.

 

 

정권유지를 위한 파렴치한 짓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욕심이 화를 낳다

 

그렇다면 의문이 들 것이다. 왜 이렇게 속전속결로 진압하려 했던 것일까?

여러 정황들이 있지만, 여기서는 두 사람을 집중해서 봐야 한다. 무엇보다도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욕심이 있었을 것이다. 그는 경찰청장이 되기 전에, 서울 도심 한 복판에서 일어나는 사태를 깨끗이 청소하여 파란 기와집에 있는 분의 인정을 받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무리한 진압인 줄 뻔히 알면서도, 강경진압을 하도록 한 게 아닐까.

또한 MB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2009년 신년 연설에서 MB확고한 국가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국가정체성을 훼손하는 굉장히 폭넓고 뿌리 깊은 상황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건 곧 선전포고였던 것이다. 국가가 추진하는 정책에 반대하는 세력이 있다면, ‘정체성을 훼손하는 상황으로 보고 강력히 법으로 제재하겠다는 것이다. 용산참사는 정체성을 훼손하는 상황의 본보기였다. 일벌백계의 심정으로 모든 언론이 달려들어 맹비난하고 모든 공권력이 달려들어 무리한 작전을 감행했으니 말이다.

 

 

과잉진압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그는, 지금 오사카총영사가 되어 있다.

 

 

 

준비되지 않은 작전

 

과연 경찰 수뇌부는 이렇듯 무리한 작전이 얼마나 위험하다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을까? 만약 인지하고 있었다면, 자기 부하들을 사지로 몰아넣은 수뇌부가 책임을 져야 하며 인지하지 못했다면, 그런 작전을 명령한 사람이 사퇴해야 한다.

준비되지 않은 진압이었다는 것은 크레인이 한 대만 현장에 왔다는 사실을 통해 알 수 있다. 안전한 작전을 위해서는 두 대의 컨테이너가 작전을 펼쳐야 한단다. 그래야 경찰도 안전하게 진압할 수 있고 철거민들도 보다 안전할 수 있단다. 그래서 두 대의 크레인을 요청했으나 막상 당일이 되자 크레인 기사 한 명이 잠적을 해버렸다. 그 때문에 한 대의 크레인으로 무리하게 진압 작전을 펼친 것이다.

이뿐 아니라 망루 안에 얼마나 많은 시너가 있는지, 구조는 어떻게 되는지도 몰랐다고 한다. 오산세교지구 철거민 농성 당시에는 54일간 대치하며, 망루의 구조는 어떻고, 위험물질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용산에선 망루가 설치된 지 하루 만에 진압작전에 나섰으니, 어떤 구조이며 어떤 위험 요소가 있는지 모르는 게 당연했다.

 

 

 

 

 

화재를 막을 수도 있었다

 

컨테이너를 통한 1차 진압 작전으로 망루 안에 경찰이 진입할 수 있었다. 이미 남일당 건물은 완전히 제압됐고, 최후의 보루인 망루만 남았다.

경찰 수뇌부는 망루 안에 특공대가 진입한 걸 보고 영화 같은 장면이네라며 좋아했고, 박수치며 환호했단다. 그런데 이 때 망루 안에서 짧게 불꽃이 일었다가 사라졌다. 그건 대형화재가 날 수 있다는 신호였다. 하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리고 경찰 증언에 의하면 망루 안에는 시너 냄새가 진동했고, 망루의 2,3층이 꺼져 위험한 상태였다고 한다. 1차 진압작전이 끝나고 10분 정도 대기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위험한 상황에 대해 윗선에 보고조차 할 수 없었단다. 위험한 상황은 그대로 묵인한 채, 작전이 강행된 데엔 이런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었다.

10분을 쉰, 718분에 2차 진압 작전이 전개 되었다. 그 후 2분 뒤에, 망루는 화염에 휩싸였고 철거민 5명과 김남훈 경사는 싸늘한 시체가 되었다.

이렇듯 진압 과정에 문제점이 있었음에도, ‘떼쓰는 사람의 잘못으로 모든 것을 몰아가는 언론이나 일반 사람들의 인식은 참으로 안타깝다. 자신도 어느 순간, 망루에 오를 수도 있는 사람들이 평생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을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꼴이 우습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그 후 상황 전개는 어떻게 됐나? 1심 재판부는 노골적으로 국가권력의 편을 들어주며, 중죄를 선언했고 대법원은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농성 주도자 9명 중 7명은 징역 4년을, 2명은 집행유예를 확정한 것이다.

법은 언제나 강한 자들의 편임을 이렇게 명백히 보여준 판결이 또 있을까. 죽은 영령들, 생존을 위해 투쟁했던 사람들은 패배감과 죄의식을 떠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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