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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수양록, 병장 - 03.04.16(수) 청춘! 신고합니다 관람기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군대 수양록, 병장 - 03.04.16(수) 청춘! 신고합니다 관람기

건방진방랑자 2022. 7. 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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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신고합니다 관람기

 

03416() 맑음

 

 

어제 사단 사령부 연병장에서 KBS ‘청춘! 신고합니다.’라는 프로그램을 녹화했다. 그것 때문에 저번 주에 덜덜 썰어가며 진달래를 심은 것을 생각하면 치가 떨리지만, 그래도 이런 기회가 있다는 게 어디냐? 군 생활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니 전역 선물이려니 생각하고 냅다 받아야지. 사실 처음에 가지 말아야겠거니 했다. 사단까지 가는 게 번거롭기도 하고,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근데 갑자기 마음이 바꾸기로 했다.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걸 볼까하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솔직히 밖에 나가선 큰 맘 먹지 않으면 절대 이런 대형 무대를 볼 수 없잖으니 기회가 왔을 때 잡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일개복을 입고서 60에 몸을 실었어. 근데 60은 달리다 말고, 통신대 쪽으로 방향을 꺾더라구. 그러더니 거기서 내리라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수 없이 거기서 사단까지 걸어가게 되었지만, 예상 외로 되게 가깝더라. 사단 연병장에 들어서니, 그 화려한 무대의 위용은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들더라. 역시 공식무대이니 만치 그만한 값어치를 하더라. 우리 어디에 앉으려나 궁금해하며 뒤따라 갔더니, 무대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외진 곳에 앉으라는 것이다. 어찌나 어이가 없던지. 도대체 가운데 그 많던 의자엔 누가 앉는 거야?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거기서 단지 수색대의 특공무술 시범을 보기 위해서 앉은 것이었다. 특공무술, 진짜 사람을 제압하는 파워와 살기가 느껴지더라. 그리고 낙법 시범과 격파 시범 때는 완전 프로더라. 써커스단을 방불케할 정도였으니까. 인상 깊었던 건 짚차를 넘어 낙법하는 거였다. 어찌나 아슬아슬하면서도 멋지던지.

 

시범이 끝나자마자 드디어 자리를 앞으로 옮겼다. 근데 우리 연대는 재수 없게도 뒷자석이었어. 그것도 바로 사단장 옆자리이지 않은가. ~! 근데 어떻게 보면 좀 괜찮기도 했다. 왜냐하면 저쪽 자리에선 여자를 태운 고무신을 안전에 유의해서 옮겨야 했기에, 되게 빡셨기 때문이다.

 

오늘의 사회자는 이영자와 윤인구였다. 보는 내내 이영자는 역시 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위 순간에 기치를 발휘해서 돌발상황에 잘 대처했으니까. 그리고 어찌나 말을 잘하던지, 무료해지는 시간을 즐거움으로 꽉꽉 채워주더라. 솔직히 오늘은 연예인을 보러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리아, 클레오, 베이비복스, 서민정 다 잘 나가는 연예인들만 나왔다. 프로그램 처음에 공연을 한 리아의 무대는 광란의 도가리였지. 그녀가 한 번씩 허리 돌리기를 할 때마다 수십, 수백의 군인들이 출혈을 쏟으며 쓰러져 나갔다. 역시 연예인은 연예인이더라. 베이비복스 무대도 정말 괜찮았다. 얄잘댄스의 심은진도 정면에서 볼 수 있었고 귀여운 유은혜도 볼 수 있었으니까. 근데 베이비복스에 광분한 몰상식한 군인들이 그 정리되어 있던 분위기를 깨고 개판으로 만들어 버리는 바람에 촬영이 잠시 중단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역시 그댄 암컷에 굶주려 있는 발정난 늑대! 클레오는 딱 한 곡만을 부르고 내려갔고 또한 잘 알지 못하는 아이들이라 무관심이었다. 서민정은 어디선가 봤을 법한 연예인이었는데, 그녀의 눈웃음은 여러 남자의 가슴에 큐피트의 화살을 꽂게 했다. 정말 청순한 아름다움이었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런 미()의 표상이었다.

 

프로그램 중 제일 재밌는 프로그램은 ‘Bravo! 이등병이었다. 진짜 이등병은 한 명이고, 나머지는 다 상급 계급이고 심지어 중위까지 있었는데, 다들 진짜 이등병을 찾아내는 거고 서민정씨가 진짜 이등병을 찾아내면, 그 이등병이 포상 휴가를 간다는 내용이다. 어찌나 이등병을 흉내내는 그 모습들이 배꼽 빠지게 웃기던지. 근데 운 좋게도 진짜 이등병을 골라내던데 눈썰미가 예술일 정도로 느껴졌다.

 

방송을 직접 찍어보니까 방송을 알겠더라. 코너 중간 중간마다 다음 코너를 준비하는 시간 때문에 시간이 많이 지연되었고, 영상편지 같은 걸 보는 시간이면 본 것으로 하고 계속 진행되었다. 방송국 측에서는 그 코너를 다 찍어야 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사정사정하면서 코너를 진행했는데, 우리는 아! 우리가 그걸 볼 수 있는 것 자체가 방송국의 베풀어주는 혜택처럼 느껴졌었는데, 그게 아니라 우리들이 그들을 도와주는 조력자일 줄이야. 새삼 새로운 사실이었다. 19시에서 2330분까지 진행했으니까~ 어이구 허리야!

 

오랜만에 해보는 붕 뜨는 기분! 전역 선물로 이만한 게 어딨겠는가. 최고 선물로 생각해서 받아들였다. 전역하기 전에 이런 걸 보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다. Good day! 재밌었다. 512일이 진짜 방송일이라니 은근히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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