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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수양록, 상병 - 02.06.25(화) 그대들로 행복했던 이 순간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군대 수양록, 상병 - 02.06.25(화) 그대들로 행복했던 이 순간

건방진방랑자 2022. 7. 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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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로 행복했던 이 순간

 

02625() 맑음

 

 

오늘 대망의 4강 경기가 전차군단인 독일과 있다. 오늘은 축복이나 받은 날처럼 장마임에도 쾌창하고 맑고도 선선한 날씨다. 좋은 결과가 나올 것만 같아 기대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과연 우린 요코하마로 향할 수 있을까? 과연 이런 기대가 오늘은 무너지고 말 것인가?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기대는 꺾이고 말았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너무 아쉽고 덩달아 울적하며 분하다. 너무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기에 그 아쉬움은 더욱 큰 것이며 결승 문턱에서 떨어져서 좀 찝찝하기만 한다.

 

초반엔 한국팀이 밀어 붙였기에 헤딩슛에 강한 독일이 헤딩슛의 기회를 차단당하고 있었다. 그건 당연히 한국팀의 기회였다. 하지만 그것 또한 생각처럼 쉽게 되진 않았다. 그렇게 아쉬운 승부로 전반은 0:0으로 끝나고 말았다. 저번 스페인전에 전 땐 우리가 밀리다가 후반엔 체력적 우세로 우리팀이 대등한 경기를 펼쳤기 때문에 이번엔 그에 비해 만만한 전차군단이었기에 후반에 더 큰 선전을 기대하게 했다.

 

그렇게 후반전이 시작되어 여전히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골은 안 들어가고 있었다. 후반 30분 독일의 첫 골 찬스가 났고 문전을 쇄도하던 독일 선수 한 명이 찬 볼을 이운재가 잘 막았지만 그게 다시 그 선수에게도 튕겨 나가는 바람에 그 선수가 다시 차 골인을 시키고 말았다. 너무 억울하고 너무 어이가 없었다. 그 뒤로 공격적 전술로 몇 번의 슈팅 기회를 우리 팀이 얻어냈으며 결정적인 골은 터지지 않았다. 그렇게 우린 2강의 문턱에서 떨어졌다. 너무 비등했던 경기였기에 그렇게 아깝게 놓친 한 골이 아까웠으며 2강의 문턱에 오르지 못함이 서글펐다.

 

월드컵 시작 전 간절히 가졌던 16강의 염원, 아니 조촐한(?) 1승의 염원이었는데 그 오랜 꿈들이 현실이 되고 나니깐 우린 내친 김에하는 문구를 대며 더 높은 순위를 기대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우리의 기대를 만족만 시켜주면 그들이 오늘 처음으로 실망시킨 것이다. 막상 이렇게 떨어지고 나니까 왠지 모르게 눈물이 글썽글썽해진다. 이런 게 아마도 욕심(慾心)이겠지? 지금 수준에 만족지 못하고 더 높은 수준에 오르기만을 바라는 것 말이다. 그렇지만 과연 욕심이 늘 나쁘기만 한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욕심 없는 삶은 늘 자기만족이기에 어느 면에서나 답보, 그것도 아니면 퇴보의 상태를 벗어날 수 없다. 인간이 이렇게 편히 살 수 있는 것도 다 욕심에서 기인된 것이고 축구대표팀이 당초 목표인 16강에 들고서도 그렇게 열심히 싸워 2강까지 노릴 수 있었던 것도 다 욕심, 더 좋은 말로 풀이하면 갈망(渴望) 때문이었다.

 

우린 오늘 눈물을 흘릴지언정 그들을 비판하진 않는다. 그들은 그들의 몫을 200% 발휘했을 뿐 아니라,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살랐으니까. 오히려 4강에 들어줘서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너무 감사하고 그들로 인해, 우리 붉은 악마들의 선진적인 응원 문화로 인해 전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어서 두고두고 감사할 뿐이다. 여한 없이 잘했다 그대들이여! 너의 서 있는 자리에서 그 축복이 두루 전파되길 바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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