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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군대 수양록, 병장 - 03.03.16(일) 기타를 배우다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군대 수양록, 병장 - 03.03.16(일) 기타를 배우다

건방진방랑자 2022. 7. 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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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를 배우다

 

03316() 비 오다가 밤엔 눈으로 바뀜

 

 

고등학교 시절 소망교회에서 찬양의 밤을 기획하면서 최초로 합창이란 그 정열에 직면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내가 대해온 그런 게 아닌, 회원들이 모여 웅장한 메아리가 될 수 있다는 것, 그거 말 그대로 나에게 온 충격이었다. 그런 충격 속에 옹기장이ㆍ주찬양의 천상의 화음을 들으며 감탄을 마지 않았고, 속으로 나도 저들과 같이 되어야 겠거니 하면서 그때 이후로 맹연습을 했다. 그 결과 지금은 노래를 들으며 삘(feel)에 따라 베이스 음을 부를 수 있을 뿐아니라, 악보를 보며 노래 속에서 베이스음을 부르는 게 가능해졌다. 장족의 발전이란 느낌이 들지만 지금은 이러한 내가 으레 당연히 느껴지니, 좀 배불렀다고나 할까? 이런 과정에 이르기까지 뼈를 깎는 고통이 있었다. 테너에서 베이스로 강제적으로 옮겨지면서 정신적 충격을 먹기도 했고(그 당시에 잘하는 사람은 테너, 못 하는 사람은 베이스였기에 자존심이 상했다), 목에서 나오는 소리 때문에 지적 받고, 화음을 깬다는 지적을 받았을 땐, 정말이지 다 때려치우고 싶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실패는 있되, 그게 인생의 실패가 될 순 없는 것이다. 그저 그런 한 순간의 실패를 통해, 다음 순간의 성공을 계획해갈 뿐이다. 열심히 내 자신을 갈고 닦았다. 복식호흡을 통해 안정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테너나 소프라노에 휩쓸리지 않고 나만의 베이스음을 내면서 화음을 이룰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런 어느 순간 난 느낄 수 있었다. 베이스 음계를 보고 있으면 그 음이 화음이 되어 머릿속에 맴돌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저음의 베이스음이 나의 소리통에서 발산되므로 안정된 음으로 나온다는 것을. 솔직히 아직도 매우 부족하지만, 그래서 여러 부분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예전의 나에 비하면 아주 장족의 발전을 한 것이다.

 

군대 시절 난 고등학교 때와 같이 음악에 대한 도전욕을 똑같이 느낀다. 바로 기타라는 악기를 통해 말이다. 처음으로 기타를 의식에 잔상화 되도록 보게된 계기는 중학교 3학년 시절 신미정 선생님을 따라간 익산 DSM이란 선교 단체에서 였다. 코드 몇 개를 가르쳐 주었는데, 그게 나에게 엄청나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키리라고 나조차도 생각지 못했다. 그 당시에 그냥 가르쳐 주니까 그냥 예의상 봐준 것뿐이니깐. 그런데 그건 나의 의식 속에 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있었나보다. ‘언젠가 저걸 잡게 되면 배워야지라고 말이다. 그러다 대학교에 들어가게 되었다. 고등학교 때 받은 정신적 충격을 해소시키고자 역시 합창동아리에 들어간 것이다. 그런데 다행히도 거기엔 기타가 있었다.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그 모습을 보며, 나도 해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더더욱이 충격이었던 건, 충원이나 민오가 초보자임에도 얼마치지 않아 정말 잘 치는 걸 장면이었다. 그래서 나도 뒤늦게 코드만을을 외우며 띵까띵까 하다가 군에 와버렸다.

 

군에서의 기타, 솔직히 자유시간에 그걸 칠 순 없잖은가. 짬이 미비한걸. 그렇게 일 년간을 쉬다가 군종이 되면서 자연스레 또 기타를 치게 되었다. 근데 이제 다행히도 기타를 제대로, 그것도 아주 프로페셔널하게 칠 줄 아는 현일씨가 옆에서 지도를 해줬다. 스트로크부터 시작해서 음악을 들으며 음을 따는 것까지. 그 모든 게 엄청난 충격이었기에, 특히 음악을 들으며 그 속에서 기타음만을 듣고 음을 따낸다는 게 엄청 신기해보일 정도였다. 거의 6개월간 기타를 쳤지만 여전히 코드도 제대로 치지 못하다. 그리고 음악에 대한 감정도 싣지 못해서 죽어버린, 무미건조한 찬양만을 연구할 뿐이다. 새로운 걸 현일씨로부터 하나 하나 배워 나갈 쯤이면 그걸 따라가지 못하는 내 모습에, 그리고 전혀 맑지 않은 소리를 들으면 짜증부터 나고 화딱지가 난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만 언젠가 정말 멋진 기타리스트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화나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중에도 묵과하고 넘어갔어 현일씨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다. 전문적인 것을 가르쳐주면서도 전혀 회비도 필요 없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난 간혹 그런 감사함을 잊고서 훈련에 제대로 임하지 못했다.

 

이제 남은 시간은 한 달하고 조금, 이렇게 조금 남고 나니, 그동안 뭘 했나 하는 조급함이 밀려온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최고의 기타리스트 현일씨에게 열심히 강습 받아서 연주라도 할 줄 아는 내가 되도록 해야겠다. 나가면 여기서 공짜로 배울 수 있는 것을, 돈 주고 배워야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도전욕구, 살면서 수만, 수천 번은 느끼게 될 것이지만. 지금까지 소극적인 자세로 피해왔던 게 사실이다. 이번 기타를 계기로 더욱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는 그런 모습이 될 거고, 완전히 습득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전역하기 전에 뭐라도 배워나가보자.

 

 

현일씨에게 영향을 많이 받아 기타도 좀 더 관심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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