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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석시랑서(上席侍郞書) - 1. 때가 그러하였기에 부득이하게 공을 이룬 성현들 본문

산문놀이터/중국

상석시랑서(上席侍郞書) - 1. 때가 그러하였기에 부득이하게 공을 이룬 성현들

건방진방랑자 2020. 8. 2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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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랑 석익(席益)에게 올린 글

상석시랑서(上席侍郞書)

 

당경(唐庚)

 

 

1. 때가 그러하였기에 부득이하게 공을 이룬 성현들

 

공직에 나가시니 제 말을 채택하소서

某備員學校, 三載于此. 在輩流中, 年齒最爲老大, 詞氣學術, 最爲淺陋, 敎養訓導之方, 最爲疏拙, 所以未卽遂去, 正賴主人以爲重.

今閤下還朝, 曉夕大用, 爲執政, 爲宰相, 爲公, 爲師, 此誠門下小子之所願聞. 然孤宦小官, 遽奪所依, 此其胸中, 不能無介然者. 日夜思慮, 求所以補報萬一, 而書生門戶, 無有它技. 因效其所得於古人者, 惟閤下裁擇.

 

옛 성현은 부득이해서 공을 이룬 것입니다

某初讀書時, 未習時事.

意謂: ‘古之聖賢, 例須建立功名.’ 其後涉世益深, 更事益多, 攷論前代經史, 益見首尾, 乃知古人之心, 本不如此.

舟遇險則有功, 燭遇夜則有功, 藥遇病則有功, 桔橰遇旱則有功, 戈弩劒戟臨衝兜鍪, 遇戰鬪則有功, 凡物有功, 悉非得已. 龍蛇雜處而禹有功, 草木障塞而有功, 民不粒食而有功, 天理人倫, 顚倒失次而契有功, 夷蠻賦寇, 干紀亂治而皐陶有功, 自此以降, 不可勝擧. 然皆因時立功, 非聖賢本意.

 

 

 

 

 

 

해석

 

공직에 나가시니 제 말을 채택하소서

 

某備員學校, 三載于此.

제가 학교에 정한 인원을 채운 지 이제로 3년이 되었으니,

 

在輩流中, 年齒最爲老大,

무리 중에 있어서 나이가 가장 노쇠하고 많으며

 

詞氣學術, 最爲淺陋,

말의 기운과 학술이 가장 비천하고 비루하며

 

敎養訓導之方, 最爲疏拙,

교양과 가르침의 방법이 가장 엉성하고 졸렬하지만

 

所以未卽遂去, 正賴主人以爲重.

즉시 마침내 떠나지 못하는 까닭은 바로 주인을 의지하는 것을 중요한 것으로 삼기 때문입니다.

 

今閤下還朝, 曉夕大用,

이제 각하께선 조정으로 돌아가 새벽과 저녁에 크게 쓰여

 

爲執政, 爲宰相,

집정이 되고 재상이 되며

 

爲公, 爲師,

공이 되고 스승이 될 것이니

 

此誠門下小子之所願聞.

이것이 진실로 문하의 소자들이 듣길 원하는 것입니다.

 

然孤宦小官, 遽奪所依,

그러나 외로운 관리와 낮은 직분의 관리가 갑자기 의지할 것을 빼앗기니

 

此其胸中, 不能無介然者.

이 가슴 속에 마음에 걸리는 게 없진 않습니다.

 

日夜思慮, 求所以補報萬一,

낮밤으로 늘 생각해 1/1000이라도 보답할 것을 구하였지만

 

而書生門戶, 無有它技.

서생의 문호에는 다른 기술이 없습니다.

 

因效其所得於古人者, 惟閤下裁擇.

이 때문에 고인에게 얻은 것을 바치오니 생각건대 각하께선 재단하고 선택하소서.

 

 

 

옛 성현은 부득이해서 공을 이룬 것입니다

 

某初讀書時, 未習時事.

제가 처음에 독서할 때에 당시의 일을 익히지 못했습니다.

 

意謂: ‘古之聖賢, 例須建立功名.’

옛날의 성현은 으레 반드시 공명을 세운다.’고 생각했는데,

 

其後涉世益深, 更事益多,

그후 세상의 경험섭세(涉世): 세상 물정을 겪다 세상 경험을 쌓다이 더욱 깊어졌고 일을 겪음이 더욱 많아졌으며

 

攷論前代經史, 益見首尾,

전 시대의 경전과 역사서를 상고하여 논함이 더욱 처음과 끝이 드러나고 보니

 

乃知古人之心, 本不如此.

이에 옛 사람의 마음이 본래는 이와 같지 않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舟遇險則有功, 燭遇夜則有功,

배는 험한 곳을 만나서야 공이 있고 촛불은 밤을 만나서야 공이 있으며

 

藥遇病則有功, 桔橰遇旱則有功,

약은 병을 만나서야 공이 있고 두레는 가뭄을 만나서야 공이 있고

 

戈弩劒戟臨衝兜鍪, 遇戰鬪則有功,

창과 쇠뇌와 검과 창과 임거(臨車)와 충거(衝車)와 투구는 전쟁을 만나서야 공이 있으니

 

凡物有功, 悉非得已.

대체로 물건에 공이 있는 것은 다 부득이해서입니다.

 

龍蛇雜處而禹有功,

용과 뱀이 섞여서야 우 임금의 공이 있고

 

草木障塞而有功,

초목이 자라 막혀서야 익의 공이 있으며

 

民不粒食而有功,

백성의 식량이 없어서야 직의 공이 있고

 

天理人倫, 顚倒失次而契有功,

천리와 인륜이 전도되고 차례를 상실해서야 설의 공이 있으며

 

夷蠻賦寇, 干紀亂治而皐陶有功,

오랑캐와 도둑들이 기강을 범하고 다스림을 어지럽혀서야 고요의 공이 있으니

 

自此以降, 不可勝擧.

이로부터 이하는 이루 열거할 수 없습니다.

 

然皆因時立功, 非聖賢本意.

그러나 모두 그 때에 따라 공을 세운 것이지 성현의 본래의 뜻은 아니었습니다.

 

 

인용

목차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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