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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선생 중용강의, 27장 - 4. 핵심적인 예와 세부적인 예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27장 - 4. 핵심적인 예와 세부적인 예

건방진방랑자 2021. 9. 21.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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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핵심적인 예와 세부적인 예

 

 

優優大哉! 禮儀三百, 威儀三千.
많고도 많도다! 기준이 되는 의례가 삼백가지요, 세부적인 의례가 삼천가지도다!
 
優優, 充足有餘之意. 禮儀, 經禮也. 威儀, 曲禮也. 此言道之入於至小而無間也.
우우(優優)는 충족되면서도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예의(禮儀)는 큰 줄기가 되는 예법이다. 위의(威儀)는 세세한 일상의 예이다. 여기서는 도가 지극히 작아 사이가 없는 데로 들어감을 말하였다.

 

주자 주에 우우(優優)라는 말은 충분하여 넉넉하다는 뜻이다[優優 充足有餘之意].”라고 했죠? 우리가 우등생이라 할 적에도 이 자죠. 넉넉하고 크다는 뜻인데, 역시 이것도 앞의 양양호(洋洋乎)’처럼 잘 번역이 되지 않는 감탄사의 일종입니다.

 

그런데, 주자는 여기서 양양호 발육만물 준극우천(洋洋乎 發育萬物 峻極于天)’이라는 절하고 우우대재 예의삼백 위의삼천(優優大哉 禮儀三百 威儀三千)’이라는 절을 둘로 나눴죠. 그래가지고 혜시의 말을 빌어, 전자는 지대이무외(至大而無外, 지극히 커서 바깥이 없는 세계)’, 후자는 지소이무내(至小而無內, 지극히 작아서 안이 없는 세계)’로 대비시켰습니다. 다시 말하면 전자는 성인지도의 매크로한 세계, 천지가 하나로 통하는 거대한 세계, 인간의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표현한 것으로 봤고, 후자는 같은 큼이지만 성인지도의 마이크로한 세계, 일상생활의 개별적인 사소한 세계를 표현한 것으로 봤습니다.

 

예의(禮儀)와 위의(威儀)의 의()란 무엇이죠? 그것은 인간의 삶에서 지켜야 할 질서이며 의례, 즉 제식(ritual)이예요. 그런데 주자는 예의(禮義)경례(經禮)’라고 했고 위의(威義)곡례(曲禮)’라고 했습니다. ()이란 기준이 되는 핵심적인 큰 것을 말하고, ()이라는 것은 경()에 상대되는 개별적이고 세부적인 것을 말해요. 옷감을 짠다면은 기준이 되는 씨줄이 경()이고, 그것에 따라 세부적으로 짜들어 가는 것이 곡()이라는 거죠. 예를 들어서 우리가 도올 서원에서 강의를 시작하고 끝낼 때 서로 맞절을 하는 것이 경례라면 그 때 죽비를 한번 치면 맞절을 하고, 또 한 번 치면 일어나고, 마지막 한 번 치면 반절을 하는 것은 곡례(曲禮)에 해당됩니다. 경례(經禮)가 있으면 곡례(曲禮)가 있고, 예의(禮義)가 있으면 위의(威義)가 있게 마련이죠. 여기서 위의(威義)라는 말의 위()자를 위엄을 갖는다는 뜻으로 해석하기 쉬운데, 본문의 예의삼백(禮儀三百)과 짝하는 것으로 봐야 하므로 그렇게 해석하면 안 됩니다. 따라서 여기에서 말하는 바는 매사에 경례(經禮)와 곡례(曲禮)의 감각이 다 살아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 디테일(Detail)로 들어가면 한이 없어요. 삼천 가지가 아니라 삼만 가지라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장의 구조를 보면 양양호 발육만물 준극우천(洋洋乎 發育萬物 峻極于天)’이라고 말하고, 이에 짝하며 우우대재! 예의삼백 위의삼천(優優大哉! 禮儀三百 威儀三千)’이라고 말하여, 매크로한 세계와 마이크로한 세계를 대비시키고 있으며, 이 후에도 쭉 계속하여 이 장의 주요 테마를 이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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