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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익필 - 족부족(足不足)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송익필 - 족부족(足不足)

건방진방랑자 2022. 10. 28.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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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함과 부족함의 사이

족부족(足不足)

 

송익필(宋翼弼)

 

 

君子如何長自足 小人如何長不足

不足之足每有餘 足而不足常不足

樂在有餘無不足 憂在不足何時足

安時處順更何憂 怨天尤人悲不足

求在我者無不足 求在外者何能足

一瓢之水樂有餘 萬錢之羞憂不足

古今至樂在知足 天下大患在不足

二世高枕望夷宮 擬盡吾年猶不足

唐宗路窮馬嵬坡 謂卜他生曾未足

匹夫一抱知足樂 王公富貴還不足

天子一坐不知足 匹夫之貧羨其足

不足與足皆在己 外物焉爲足不足

人謂不足吾則足 吾年七十臥窮谷

朝看萬峯生白雲 自去自來高致足

暮看滄海吐明月 浩浩金波眼界足

春有梅花秋有菊 代謝無窮幽興足

一床經書道味深 尙友萬古師友足

德比先賢雖不足 白髮滿頭年紀足

同吾所樂信有時 卷藏于身樂已足

俯仰天地能自在 天之待我亦云足 龜峯先生集卷之一

 

 

 

그에게는 산다는 게 두렵거나 고생스러운 것도 아니고 저 하늘에 날아가는 멧새처럼 자유롭다. 이른 봄에는 바닷가 간척공사장을 찾아가 일하다가, 오월에 보리가 팰 무렵이면 시골마을로 들어가 보리 베기를 도우며 밥 얻어먹고, 여름에는 해수욕장이나 산간에 가서 일거리를 찾고, 늦여름부터 동해안에 가서 어선을 탄다. 속초에서부터 오징어떼를 따라 남하하다가 울산 근처까지 내려오면 가을이 깊어져 있다. 이제는 다시 농촌으로 들어가 가을 추수를 거든다. 황금들판에서 들밥에 막걸리 마시고 논두렁에 누워 곤한 낮잠 한숨 때리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단다. 그리고 겨울에는 다시 도시로 돌아온다. 쪽방을 한 칸 얻고 거리 모퉁이나 버스 종점이나 동네 시장 어귀에 자리를 잡아 드럼통과 손수레 세내어 군고구마 장수로 나선다. 아니면 돈 좀 더 보태어 포장마차를 하든지. 그것도 아니면 이번처럼 괜찮은 도시 공사판을 만나면 함바에서 겨울을 난다. 살아 있음이란, 그 자체로 생생한 기쁨이다. 대위는 늘 말했다. “사람은 씨팔... 누구든지 오늘을 사는 거야.” -257

 

 

 

 

해석

君子如何長自足

군자여하장자족

군자는 어째서 길이 스스로 넉넉하다 하는데

小人如何長不足

소인여하장부족

소인은 어째서 길이 부족하다 하는가?

不足之足每有餘

부족지족매유여

부족한데도 넉넉하다 여기면 늘 여유가 있지만

足而不足常不足

족이부족상부족

넉넉한데도 부족하다 여기면 늘 부족한 것이다.

樂在有餘無不足

락재유여무부족

즐거움은 여유로움에 있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憂在不足何時足

우재부족하시족

걱정은 부족하다 여기는 데에 있기에, 어느 때에 만족할 것이냐?

安時處順更何憂

안시처순갱하우

주어진 시기를 편안히 여기고 순종함에 거처하니 다시 무엇을 근심하겠으며

怨天尤人悲不足

원천우인비부족

하늘을 원망하고 사람을 탓하니 슬퍼함으로도 부족하다네.

求在我者無不足

구재아자무부족

타고난 나에게서 구하는 이는 부족이 없지만

求在外者何能足

구재외자하능족

나 외의 것에서 구하는 이는 어찌 만족할 수 있겠는가?

一瓢之水樂有餘

일표지수락유여

한 표주박의 물으로도 즐거워함엔 남음이 있지만

萬錢之羞憂不足

만전지수우부족

하 많은 음식으로도 근심하기에는 부족하니,

古今至樂在知足

고금지락재지족

고금의 지극한 즐거움은 만족함을 아는데 있었고

天下大患在不足

천하대환재부족

천하의 크나큰 근심은 부족하다 여기는데 있었다.

二世高枕望夷宮

이세고침망이궁

진나라 호해가 망이궁망이궁(望夷宮): ()의 궁 이름. 조고(趙高)가 여기서 이세(二世) 호해(胡亥)를 시해(弑害)하였음에서 베개를 높였을 땐

擬盡吾年猶不足

의진오년유부족

나의 삶을 다 누리더라도 오히려 부족하다 여겼었고

唐宗路窮馬嵬坡

당종로궁마외파

당나라 현종이 마외파에서 나갈 길이 끊겼을 땐

謂卜他生曾未足

위복타생증미족

다른 삶을 점치더라도 일찍이 부족하다 말했었지.

匹夫一抱知足樂

필부일포지족락

필부는 한아름으로도 만족함을 알기에 즐겁지만

王公富貴還不足

왕공부귀환부족

왕공의 부귀한 이들은 도리어 부족하다 여기네.

天子一坐不知足

천자일좌부지족

천자의 한 자리 만족함을 모르니

匹夫之貧羨其足

필부지빈선기족

필부가 가난한데도 만족할 줄 아는 게 부럽구나.

不足與足皆在己

부족여족개재기

부족함과 넉넉함은 모두 나에게 있으니

外物焉爲足不足

외물언위족부족

외물이 어찌 부족한 걸 채워줄 수 있겠는가.

人謂不足吾則足

인위부족오칙족

사람들은 부족하다 말하지만 나는 충분하니

吾年七十臥窮谷

오년칠십와궁곡

내 나이 70살에 깊은 골짜기에 누워

朝看萬峯生白雲

조간만봉생백운

아침엔 온 봉우리에서 흰 구름 피어오르는 걸 보며

自去自來高致足

자거자래고치족

유유자적 왔다 갔다 하니 고상한 운치가 넉넉하고

暮看滄海吐明月

모간창해토명월

저녁은 푸른 바다가 밝은 달 뱉어내는 걸 보며

浩浩金波眼界足

호호금파안계족

넘실넘실 황금빛 파도, 시야에 충분하며

春有梅花秋有菊

춘유매화추유국

봄엔 매화가 피고 가을엔 국화가 피어

代謝無窮幽興足

대사무궁유흥족

무궁하게 번갈아 지니 그윽한 흥취가 충분하다네.

一床經書道味深

일상경서도미심

한 책상에 놓인 경서 속 고갱이의 맛이 깊고

尙友萬古師友足

상우만고사우족

시기를 거슬로 만고를 벗삼으니 사우가 충분하며

德比先賢雖不足

덕비선현수부족

덕을 선현에 견주면 비록 부족하다지만

白髮滿頭年紀足

백발만두년기족

흰 머리가 머리에 가득하니 나이는 이미 충분하다네.

同吾所樂信有時

동오소락신유시

내가 즐기는 것 함께 하기에 진실로 시기가 있어

卷藏于身樂已足

권장우신락이족

책 내용이 몸에 쌓여감에 즐거움이 이미 충분하네.

俯仰天地能自在

부앙천지능자재

천지를 우러러 보고 굽어보며 유유자적할 수 있으니

天之待我亦云足

천지대아역운족

하늘이 나를 대우하며 또한 말하리라. “충분하구나.” 龜峯先生集卷之一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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