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송운곡에게 보내는 애사
운곡애사(雲谷哀辭)
송익필(宋翼弼)
其一
人言吾弟死, 地是東海湄.
인언오제사, 지시동해미.
有生誰不死, 爾死爲最悲.
유생수불사, 이사위최비.
白頭四弟兄, 蓬轉各千里.
백두사제형, 봉전각천리.
飢寒兩不知, 所慶惟不死.
기한량부지, 소경유불사.
生時寄我書, 見書纔一旬.
생시기아서, 견서재일순.
路遠言莫信, 欲問憑何人.
로원언막신, 욕문빙하인.
畏人哭呑聲, 淚滴聲相連.
외인곡탄성, 루적성상련.
吾家鶺鴒原, 汝年爲少年.
오가척령원, 여년위소년.
常擬我先死, 使汝藏我骨.
상의아선사, 사여장아골.
憶在提哺時, 慈愛於汝別.
억재제포시, 자애어여별.
飮乳汝最後, 含飯汝何先.
음유여최후, 함반여하선.
汝病我必痛, 我病汝亦然.
여병아필통, 아병여역연.
今日死不知, 呼天天漠漠.
금일사부지, 호천천막막.
汝死不我土, 孤骨委何壑.
여사불아토, 고골위하학.
其二
汝有三女子, 丁難未歸人.
여유삼녀자, 정난미귀인.
汝有一男兒, 啼飢病嬰身.
여유일남아, 제기병영신.
旅櫬地盡頭, 家鄕知幾里.
려츤지진두, 가향지기리.
死後卽無知, 臨絶情何已.
사후즉무지, 림절정하이.
日色爲汝昏, 江流爲汝咽.
일색위여혼, 강류위여열.
含聲哭不得, 有怨何時洩.
함성곡부득, 유원하시설.
其三
汝病不得救, 汝死不得哭.
여병부득구, 여사부득곡.
一影落坎井, 千里悲骨肉.
일영락감정, 천리비골육.
吾門兄及弟, 少小情愛篤.
오문형급제, 소소정애독.
今春改先窆, 孤墳土三尺.
금춘개선폄, 고분토삼척.
相持哭一聲, 是哭爲永訣.
상지곡일성, 시곡위영결.
吾欲祔汝骨, 世亂何可必.
오욕부여골, 세란하가필.
其四
少我汝已死, 老汝吾能久.
소아여이사, 로여오능구.
去春握汝手, 相視悲白首.
거춘악여수, 상시비백수.
昔病今不病, 人皆謂汝壽.
석병금불병, 인개위여수.
生旣不我先, 死何不我後.
생기불아선, 사하불아후.
身病又時危, 無知羨汝夭.
신병우시위, 무지선여요.
死者或相逢, 終知別時少.
사자혹상봉, 종지별시소.
厥後, 又得弟書, 猶疑其死, 猶疑其生. 持服呼泣數月, 始知其虛計而釋服. 蓋時丁大患, 白刃嬰前, 身不得相往來, 書信亦絶, 如在兵禍中. 哀哉! 『龜峯先生集』 卷之一
해석
其一
人言吾弟死 地是東海湄 | 사람들은 나의 아우가 죽었다는데 그곳은 동해의 물가라네. |
有生誰不死 爾死爲最悲 | 태어나 누군들 죽지 않으랴 만은 너의 죽음이 가장 슬프구나. |
白頭四弟兄 蓬轉各千里 | 백발의 네 형제가 각자 천 리에서 떠돌아【蓬轉: 다복쑥이 바람따라 날아 옮기는 것. 사람이 유리걸식하며 옮겨 다녀 온 곳이 몰락한 것.蓬草隨風飛轉. 喻人流離轉徙, 四處飄零.】, |
飢寒兩不知 所慶惟不死 | 굶주림과 추위 모두 모른 채 경사스러운 건 오직 죽지 않는 것이었네. |
生時寄我書 見書纔一旬 | 살아있을 때 나의 편지를 부쳤는데 편지 본 지 겨우 열흘이구나. |
路遠言莫信 欲問憑何人 | 길이 멀어 말을 보내질 못하니 묻고자 하되 어떤 사람을 의지하랴. |
畏人哭呑聲 淚滴聲相連 | 사람들이 곡을 삼키는 소리가 두렵고 우는 소리가 서로 이어지네. |
吾家鶺鴒原 汝年爲少年 | 우리 집에 형제들에게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鶺鴒: 『詩經』 「小雅」에 나오는 말로서, 鶺鴒은 할미새인데, 『毛傳』에 보면, 이 새는 날 때에 울고 들까불면서 큰 일이 난 듯이 날아다니므로, 형제에게 어려운 일이 생겼음을 비유한다고 하였음】 너의 나이 어렸었지. |
常擬我先死 使汝藏我骨 | 항상 내가 먼저 죽을까 의심해 너에게 나의 뼈를 거둬 달라 했었지. |
憶在提哺時 慈愛於汝別 | 너를 돌보며 먹이던 때가 있었던 게 생각나는데 자애한 너와 이별해야 하는구나. |
飮乳汝最後 含飯汝何先 | 젖을 먹던 건 네가 가장 늦었는데 제삿밥을 먹는 건 네가 어째서 먼저인가. |
汝病我必痛 我病汝亦然 | 너가 병들면 나는 반드시 아팠고 내가 병들면 너 또한 그랬었지. |
今日死不知 呼天天漠漠 | 오늘 죽을 줄 몰랐기에 하늘에 울부짖어도 하늘은 아득하기만 하구나. |
汝死不我土 孤骨委何壑 | 네가 죽은 곳이 내가 있는 땅이 아니니 외로운 뼈를 어느 골짜기에 버리랴. |
其二
汝有三女子 丁難未歸人 | 너는 세 딸을 두었는데 젊어 죽어【丁難: 장정에게 재앙이라는 의미로 젊은이의 죽음을 이르는 말】 시집간 이가 없고 |
汝有一男兒 啼飢病嬰身 | 너는 한 아들을 두었는데 배고파 울어 아이일 때 병들었지. |
旅櫬地盡頭 家鄕知幾里 | 객지의 상여【旅櫬: 객지의 상여 / 객지에서 돌아가지 못하는 棺柩】 어쩔 수 없지만【지진두(地盡頭): 여지가 없이 된 판국】 고향에서 몇 리인 줄 알겠네. |
死後卽無知 臨絶情何已 | 사후는 곧 알지 못하는데 임종의 정은 어찌 그치랴. |
日色爲汝昏 江流爲汝咽 | 햇빛은 너를 위해 어두워졌고 강물은 너를 위해 안개 자욱해졌네. |
含聲哭不得 有怨何時洩 | 소리를 머금어 곡 할 수 없으니 원망 어느 때에 세어 나올까? |
其三
汝病不得救 汝死不得哭 | 너가 병들었을 때 구제할 수 없었고 너가 죽었을 때 곡할 수 없었네. |
一影落坎井 千里悲骨肉 | 한 그림자 구덩이 우물에 떨어지고 천리의 골육들이 슬퍼하네. |
吾門兄及弟 少小情愛篤 | 우리 가문의 형과 아우들이 어려선 정이 적었지만 사랑하고 독실했는데 |
今春改先窆 孤墳土三尺 | 올 봄에 선조의 무덤을 개장하니 고분의 흙이 삼척이었네. |
相持哭一聲 是哭爲永訣 | 서로 부축하며 곡을 한 소리로 했으니 이 곡은 영결하도록 해서였네. |
吾欲祔汝骨 世亂何可必 | 나는 너의 뼈를 합사하고자 하나 세상이 어지러워 어찌 기필할 수 있을까. |
其四
少我汝已死 老汝吾能久 | 나보다 젊은데 너는 이미 죽었고 너보다 늙었는데 나는 살아있구나. |
去春握汝手 相視悲白首 | 지난봄에 너의 손을 잡고 서로 보며 흰머리임을 슬퍼했었지. |
昔病今不病 人皆謂汝壽 | 옛날엔 병들었지만 올핸 병들지 않아 사람들이 모두 너는 장수할 거라 생각했네. |
生旣不我先 死何不我後 | 태어난 것도 이미 나보다 앞이 아니었는데 죽음은 어찌 내 뒤에 하지 않았나. |
身病又時危 無知羨汝夭 | 몸이 병들었고 또 때가 위급했으니 너의 어림을 부러워할 줄 알지 못했지. |
死者或相逢 終知別時少 | 죽은 사람과 혹 상봉한데도 끝내 이별의 때 얼마 아님을 알겠네. |
厥後, 又得弟書, 猶疑其死, 猶疑其生.
그 후에 또한 아우의 편지를 얻었는데 오히려 죽게 될지 살게 될지 의심했었다.
持服呼泣數月, 始知其虛計而釋服.
복상【持服: 服喪.】 중의 울부짖은 지 수개월에 비로소 헛된 계획임을 알았고 상복을 벗었다.
蓋時丁大患, 白刃嬰前,
대개 당시에 큰 환란으로 칼날이 앞까지 닥쳐
身不得相往來, 書信亦絶,
몸은 서로 왕래할 수 없었고 서신 또한 끊어졌으니
如在兵禍中. 哀哉! 『龜峯先生集』 卷之一
마치 전쟁 중에 있는 듯했었다. 슬프구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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