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옛 사람을 벗하다
孟子謂萬章曰: “一鄕之善士, 斯友一鄕之善士; 一國之善士, 斯友一國之善士; 天下之善士, 斯友天下之善士.
言己之善蓋於一鄕, 然後能盡友一鄕之善士. 推而至於一國天下皆然, 隨其高下以爲廣狹也.
以友天下之善士爲未足, 又尙論古之人. 頌其詩, 讀其書, 不知其人, 可乎? 是以論其世也. 是尙友也.”
尙, 上同. 言進而上也. 頌, 誦通. 論其世, 論其當世行事之迹也. 言旣觀其言, 則不可以不知其爲人之實, 是以又考其行也. 夫能友天下之善士, 其所友衆矣, 猶以爲未足, 又進而取於古人. 是能進其取友之道, 而非止爲一世之士矣.
해석
孟子謂萬章曰: “一鄕之善士, 斯友一鄕之善士; 一國之善士, 斯友一國之善士; 天下之善士, 斯友天下之善士.
맹자께서 만장에게 말씀하셨다. “한 고을의 좋은 선비라야 한 고을의 좋은 선비를 벗할 수 있고, 한 나라의 좋은 선비라야 한 나라의 좋은 선비를 벗할 수 있으며, 천하의 좋은 선비라야 천하의 좋은 선비를 벗할 수 있다.
言己之善蓋於一鄕, 然後能盡友一鄕之善士.
자기의 선이 한 고을을 덮을 만한 후에야 한 고을의 좋은 선비를 다 벗할 수 있고,
推而至於一國天下皆然,
그것을 미루어 나간다면 한 나라와 천하에 이르러서도 다 그러하다.
隨其高下以爲廣狹也.
그 사람 인격의 높고 낮음에 따라 넓고 좁음을 삼는다는 것을 말했다.
以友天下之善士爲未足, 又尙論古之人. 頌其詩, 讀其書, 不知其人, 可乎? 是以論其世也. 是尙友也.”
그렇지만 천하의 좋은 선비를 벗하는 것만으로도 부족하다 여겨지면 또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옛 사람을 벗하는 것이다. 그 시를 읊고, 그 글을 읽고서도 그 사람을 모른다면 가당키나 한 말인가? 이러하기 때문에 옛 사람이 살았던 시대를 논해야 하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옛 사람을 벗하다’라는 것이다.”
尙, 上同. 言進而上也.
상(尙)은 상(上)과 같으니 나아가 올라간다는 말이다.
頌, 誦通.
송(頌)은 송(誦)과 통한다.
論其世, 論其當世行事之迹也.
‘그 세상을 논한다’는 것은 그 당시의 행하여진 일의 자취를 얘기한다는 것이다.
言旣觀其言, 則不可以不知其爲人之實,
이미 그 말을 들어보면 사람됨의 실재를 알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是以又考其行也.
또한 그 행동을 고찰해봐야 한다.
夫能友天下之善士, 其所友衆矣,
무릇 천하의 좋은 선비를 벗한다면, 그가 벗하는 이가 많지만,
猶以爲未足, 又進而取於古人.
그럼에도 오히려 부족하다 여겨서 또한 나아가 옛 사람을 취하는 것이다.
是能進其取友之道, 而非止爲一世之士矣.
이것은 벗을 삼는 방법을 진전시켜 한 시대의 선비를 벗하는 것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
○ 철학의 많은 역사기술들이 이미 존재한다. 그러나 나는 지금 그 많은 숫자에 하나를 더하기 위하여 이 책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이 철학사를 쓰고 있는 목적은 명료하다. 철학을 위대한 인간들의 고립된 사유의 체계들로서 제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삶의 유기체 총체의 한 부분으로서 철학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다른 사유의 체계들이 다양한 인간 커뮤니티들의 성격을 지배하는 원인, 그리고 또 그 결과 그 모든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럿셀, 『서양철학사』
철학사는 이미 죽은 시나 논저의 논리적 구조를 밝히는 작업이 아니다. 그 시(詩)와 그 서(書)를 쓴 사람, 그 살아있는 인간을 투사하도록 만드는 것이 철학사 혹은 사상사의 작업이라는 것이다. 그 인간을 모르고서는, 그 인간이 만들어낸 작품을 알 길이 없다는 것이다. 그 살아있는 인간을 알려면 반드시 그 인간이 산 시대를 의식 속의 장(場)으로서 펼쳐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시대를 알고, 그 시대 속에 산 인간을 알고 난 연후에야 비로소 그 인간이 만들어낸 위대한 작품들이 이해된다는 것이다. -『맹자, 사람의 길』 590~591쪽
인용
역사를 찾아 떠나는 이유 /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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