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석경(安錫儆)
凝天大驚, 而赧然嘿然, 不能開一語, 只受所擎之杯, 旣滿平時之量, 止之. 其女曰: “劍風甚冽, 而座下精神不强, 將倚酒力而支持, 非洽醉不可.”
更勸十餘杯, 亦自飮斗酒, 旣酣暢而發其裝, 靑氈巾, 紅錦衣, 黃繡帶, 白綾袴, 斑犀鞾, 皎然蓮花劍一雙, 渾脫女襦裳, 而改服單束, 再拜而起, 翩然若輕燕.
而瞥然騰劍, 竦身挾之, 始也四撒, 花零氷碎, 中焉團結, 雪滾電鑠, 末乃翶翔鵠與鶴翥, 旣不可見人, 而亦無由見劍.
祇見一段白光, 撞東觸西, 閃南掣北, 而颯颯生風, 寒色凍天. =俄叫一聲, 砉然割庭柯, 而劍擲人立, 餘光剩氣, 冷遍於人.
凝天初猶堅坐, 已而顫縮, 終則頹仆, 殆不省事矣. 其女收劍更衣, 煖酒爲懽, 凝天乃得蘇.
明曉, 其女男裝而果辭去, 漠然不知其所向云.
해석
凝天大驚, 而赧然嘿然,
응천이 크게 놀라 울그락불그락 입 다문 채
不能開一語, 只受所擎之杯,
한마디 말도 열 수 없었고 다만 든 잔을 받고
旣滿平時之量, 止之.
이미 평상시의 주량이 차서 멈추었다.
其女曰: “劍風甚冽, 而座下精神不强,
여자가 말했다. “칼바람이 매우 찬데 좌하께선 정신이 강하지 못해
將倚酒力而支持, 非洽醉不可.”
장차 술의 힘에 의지해 버티는 것이니 만취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更勸十餘杯, 亦自飮斗酒,
다시 십여 잔을 권하였고 또한 스스로 말술을 마셔
旣酣暢而發其裝,
이미 거나히 취했고 행장을 펴니
靑氈巾, 紅錦衣, 黃繡帶, 白綾袴,
푸른 모시 수건과 붉은 비단 옷 노란 수놓은 띠와 흰 비단 바지와
斑犀鞾, 皎然蓮花劍一雙,
얼룩 무소의 가죽신과 빛나는 연화검 한쌍이 있어
渾脫女襦裳, 而改服單束,
혼연히 여자의 치마를 벗어 홑옷으로 갈아 입고
再拜而起, 翩然若輕燕.
두 번 절하고 일어나는데 날렵한 것이 제비 같았다.
而瞥然騰劍, 竦身挾之,
갑자기 검을 올려 몸을 세워 칼을 끼고서
始也四撒, 花零氷碎,
처음엔 사방으로 휘저으니 꽃이 떨어지고 얼음이 깨졌으며
中焉團結, 雪滾電鑠,
중간에 동글게 맺으니 눈이 녹고 우레가 번뜩였고
末乃翶翔鵠與鶴翥, 旣不可見人, 而亦無由見劍.
마지막엔 고니와 학처럼 비상하니 이미 사람조차 보이지 않았고 또한 검도 보이지 않았다.
祇見一段白光, 撞東觸西,
다만 한 단의 흰 빛이 보여 동으로 당겨지고 서쪽으로 닿았다가
閃南掣北,
남에서 번쩍 북에서 당겨져
而颯颯生風, 寒色凍天.
쏴아 바람이 일고 찬 빛이 하늘을 얼렸다.
俄叫一聲, 砉然割庭柯,
곧 한 소리를 지르고 휙하고 뜰의 가지가 베어졌고
而劍擲人立, 餘光剩氣, 冷遍於人.
검은 던져지고 사람이 서 있으니 나머지 빛과 기운이 냉기가 사람을 에워쌌다.
凝天初猶堅坐, 已而顫縮,
응천은 처음엔 오히려 굳건히 앉았었는데 이윽고 덜덜 떨다가
終則頹仆, 殆不省事矣.
마침내 자빠져 쓰러져 거의 사정을 살피질 못했다.
其女收劍更衣, 煖酒爲懽, 凝天乃得蘇.
그녀는 검을 거두고 옷을 갈아입고서 따뜻한 술을 따르니 응천은 곧바로 소생되었다.
明曉, 其女男裝而果辭去,
새벽이 밝자 여자는 남장을 하고 과연 헤어지며 떠나니
漠然不知其所向云.
막연하여 향하는 곳을 알지 못한다고 하더라.
인용
3화: 복수 후에 아기씨의 말과 행동
4화: 아기씨를 장사지내고 좌하를 만났고 3년을 모신 후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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