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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기러기를 읊다
영정안(咏庭鴈)
이항복(李恒福)
在郊那似在家肥 人笑冥鴻作計非
莫把去留論得失 江南水闊網羅稀
楚金無主壑舟移 病裏湖山覺後疑
試向東華看得喪 人間何事不如斯 『白沙先生集』 卷之一
해석
在郊那似在家肥 재교나사재가비 |
들판에 있는 것이 어찌 집에서 살 찌는 것만 하겠는가? |
人笑冥鴻作計非 인소명홍작계비 |
사람들은 비웃으리. 아득한 기러기가 계책을 잘못 지었다고. |
莫把去留論得失 막파거류논득실 |
가고 머묾으로 득실을 논하지 마라. |
江南水闊網羅稀 강남수활망라희 |
강남의 물은 드넓어 그물에 걸리기 드물지. |
楚金無主壑舟移 초금무주학주이 |
초나라 금【초금(楚金): 초 나라에서 생산되는 질이 좋은 쇠를 가리키는데, 특히 칼을 만들기에 좋다고 한다.】은 주인이 없고 골짜기의 배도 옮겨지리니【학주이(壑舟移): 사람의 죽음을 뜻한다. 만물의 변화를 주관하는 조물(造物)의 뜻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장자(莊子)』 「대종사(大宗師)」에 “골짜기 속에 배를 숨겨두고는 안전하다고 여기지만 한밤중에 힘센 자가 등에 지고 달아나도 어리석은 사람은 알아채지를 못한다[夫藏舟於壑 謂之固矣 然而夜半 有力者 負之而走 昧者不知也].”라고 하였다.】 |
病裏湖山覺後疑 병리호산각후의 |
병 든 속 호산에서 뒤의 의심을 깨닫네. |
試向東華看得喪 시향동화간득상 |
시험삼아 권력을 향한 득실을 본다면 |
人間何事不如斯 인간하사불여사 |
인간의 어떤 일이 이와 비슷하지 않겠는가? 『白沙先生集』 卷之一 |
해설
이 시는 뜰의 기러기를 노래한 것으로, 벼슬에서 물러나 은거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것을 기러기에 비유하고 있다.
들판에 있는 것이 어찌 집에서 살찌는 것만 하겠냐고 사람들이 기러기 세운 계획 잘못됐다 비웃지만, 나오고 물러감(出處)을 가지고 득실을 따지지 말라. 강남에는 물이 넓어서 기러기가 생활하기 편리하고 기러기를 잡는 그물도 많지 않다(그물은 벼슬길에 생기는 위험을 비유한 것임).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하, 이담, 2010년, 100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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