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파에 당도하니 경원으로 이배되었고 또 삼수로 이배되었다. 정월 9일에 북청으로 고쳐 이배되니 연릉의 제군이 술을 가져와 산단의 길에서 전송하며
도청파 이배경원 우이삼수 정월구일 개북청 연능저군휴호 송우산단도좌(到靑坡 移配慶源 又移三水 正月九日 改北靑 延陵諸君携壺 送于山壇道左)
이항복(李恒福)
雲日蕭蕭晝晦微 北風吹裂遠征衣
遼東城郭應依舊 只恐令威去不歸 『白沙先生集』 卷之一
해석
雲日蕭蕭晝晦微 운일소소주회미 |
구름과 해도 쓸쓸히 낮 그늘이 은미하니 |
北風吹裂遠征衣 북풍취렬원정의 |
북풍이 먼 길 나그네 옷을 불어 찢을 듯하네. |
遼東城郭應依舊 요동성곽응의구 |
요동성곽은 응당 예전과 같겠지만 |
只恐令威去不歸 지공령위거불귀 |
다만 정령위가 가서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되네. 『白沙先生集』 卷之一 |
해설
이 시는 청파에 이르니, 경원으로 이배시켰다가 또 삼수로 옮기었고, 정월 구일에는 북청으로 고쳐 이배시켰는데, 연릉 등 제군이 술을 가지고 와서 산단(山壇)의 길 아래에서 전송하면서 지은 시이다.
이 시는 유배지에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시참(詩讖)이 되었다. 『속잡록(續雜錄)』에는 이 시에 관련된 내용이 다음과 같이 실려 있다.
“기자헌과 함께 함경도 북청으로 귀양을 갔다. 떠나기에 임하여 전송하는 동료에게 말하기를, ‘명년 8월에 마땅히 다시 돌아올 것이니, 그때 서로 만나 보아도 늦지 않소’ 하고, 시를 옮기를, ……하였다. 도중에 서로 익살을 부리면서 시름과 피로를 씻었다. 역참에 나오는 마부를 보고 크게 웃으면서 말하기를, ‘네가 기다린다면 일찍 돌아올 것이다.’ 하였다. 기자헌은 둥주리를 타고, 오성은 부담을 탔는데, 기자헌에게 말하기를, ‘영공(令公)은 둥주리 같은 액을 만났네.’ 하니, 기자헌은, ‘영공은 도처에 부담(浮談, 허튼 이야기)이로다.’ 하였다. 오성이 북청에 있을 때 노래를 지으니, ‘철령 제일봉에 자고 가는 저 구름아, 고신원루(孤臣寃淚)를 비 삼아 가져다가 임 계신 구중궁궐에 뿌려 본들 어떠리’ 하였다. 이 노래가 서울 장안의 궁인들에게 전파되니 광해가 이 노래를 듣고 누가 지은 것이냐고 물었다. 궁인이 사실로써 대답하니, 광해는 수심에 싸여 기뻐하지 않았다. 그래도 소환하라는 명은 없었다. 아! 사람의 마음이 한번 그르치게 되면 깨닫기 어려움이 이에 이르는구나. 오성은 실로 세상에 드문 대현(大賢)이요, 동방의 명상(名相)인데 말세에 태어나서 받아들여지지 못했으니, 한스러운 일이다[與自獻俱謫咸鏡道北靑 臨行謂餞僚曰 明年八月 當復還來 其時相見不相遲也 因吟詩曰 雲日蕭蕭晝晦迷 北風吹破遠征衣 遼東城郭應依舊 秪恐令威去不歸 途中相與詼諧 以消憂勞見出站處大噱曰 若知待候 可以早來 奇乘둥주리鰲城騎浮擔謂奇曰令公은둥주리厄을맛낫奇曰令公은到處의浮談이로다在北靑有詞曰鐵嶺第一峰의자고가져구룸아孤臣冤淚을비사마가져다가님겨신九重宮闕의려본엇더리 其詞傳播都下宮人 光海聞是詞 問誰所作也 宮人以實對 光海愁然不樂 猶不有召還之命 嗚呼 人心一誤 難悟至此 鰲城實是曠世大賢 東方名相 生於季世 不能容 可恨].”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하, 이담, 2010년, 101~102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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