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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분원에서 20여일 머물며 무료한 중에 두보의 기주가체(夔州歌體)를 본 떠 우리말을 섞어 장난삼아 절구를 짓다
주분원이십여일 무료중효두자미기주가체 잡용리어 희성절구(住分院二十餘日 無聊中效杜子美夔州歌體 雜用俚語 戱成絶句)
이하곤(李夏坤)
宣川土色白如雪 御器燔成此第一
監司奏罷蠲民役 進上年年多退物
御供器皿三十種 本院人情四百駄
精粗色樣不須論 直是無錢便罪過 『頭陀草』 冊三
해석
宣川土色白如雪 선천토색백여설 |
선천의 흙 색깔은 희어 눈 같네. |
御器燔成此第一 어기번성차제일 |
임금의 그릇이 구워 만들어지는데 여기 것이 제일이야. |
監司奏罷蠲民役 감사주파견민역 |
감사가 주청(奏請)하길 마치면 백성들의 부역이 줄어들려나. |
進上年年多退物 진상년년다퇴물 |
진상품이 해마다 퇴짜 맞는 그릇이 많은데. |
御供器皿三十種 어공기명삼십종 |
임금께 공납할 그릇 30종류인데, |
本院人情四百駄 본원인정사백태 |
본원의 뇌물은 400 바리로구나. |
精粗色樣不須論 정조색양불수론 |
정밀하고 거칠고 색이나 모양을 전혀 논하질 않고 |
直是無錢便罪過 직시무전변죄과 |
다만 무전(無錢)이 곧 유죄(有罪)로구나. 『頭陀草』 冊三 |
해설
이 시는 20여 일 분원에 머물면서 무료하여 두보의 「기주가(蘷州歌)」를 모방하고 잡된 말을 섞어 장난으로 절구시를 지은 것이다.
평안도 선천의 백토(白土)를 가져다 임금이 쓸 그릇을 만드는데, 감사의 주청이 들어가면 백성들의 노역(勞役)이 조금 줄어들까? 도공(陶工)이 힘들여 그릇을 만들어 올려도 관리들이 퇴짜를 놓는 일이 점점 많은데.
임금님께 바칠 그릇의 종류는 서른 종인데, 중간에 뇌물로 바쳐야 할 것이 400짐이나 된다. 그러니 색깔이나 모양이 좋고 나쁜 것을 따질 것도 없다. 돈이 없으면 죄인이 되는 무전유죄(無錢有罪)의 세상이니.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하, 이담, 2010년, 260~2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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