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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효경한글역주, 제9장 사마천의 「여불위열전」을 비판함 - 위대한 비젼의 기업인과 색마의 야누스 본문

고전/효경

효경한글역주, 제9장 사마천의 「여불위열전」을 비판함 - 위대한 비젼의 기업인과 색마의 야누스

건방진방랑자 2023. 4. 1.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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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비젼의 기업인과 색마의 야누스

 

 

한번 생각해보자! 한국과 미국을 무대로 해서 활약하는 거대한 기업인이 한 사람 있다고 하자! 그 기업인이 미국시민권을 소유한 어떤 탁월한 재능있는 교포가 한국에 와서 살면서 고생하고 있는 모습을 목도하게 된다. 그 재능의 미래적 가능성이 탐나 그에게 막대한 투자를 한다. 그리고 그의 고향인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엄청난 로비활동을 벌여 그를 로스앤젤레스 시장에 당선시킨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투자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 시장의 아들이 원대한 포부가 있는 큰 인물임을 발견하고 대를 물려 그 아들에게 또 투자를 한다.

 

그리하여 그 아들을 오바마와 같은 미국의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성공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그 아들이 대통령으로서 미국을 재건해 나가는 데 필요한 방대한 정치 백과사전을 선거 이전에 이미 완성한다. 그는 이 백과사전을 만들기 위하여 하바드대학에 기금과 센터를 설치하고 전 세계의 위대한 학자들 3천여 명을 끌어 모았다. 그리고 그 편찬작업을 완수하는 과정에서 그 아들과 미국의 위상을 동시에 높여 놓았다. 이러한 행적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객관적 사실이라고 한다면, 과연 이 거대한 기업인을 간통을 일삼는 하찮은 색마(色魔)로 동시에 기술한다는 것이 과연 정당한 역사서술방법일까?

 

당대의 국제적 호상(豪商)여불위(呂不韋)가 조()나라의 한단(邯鄲)에서 볼모로 와있던 진나라 왕손 자초(子楚)를 발견하고 쓸모있는 재목이라 생각되어 그에게 재정지원을 하고, 또 진나라 정비 화양부인(華陽夫人: 자초의 의붓엄마인데 후사가 없다)에게 로비활동하여 그 마음을 움직여 자초를 후사로 삼게 한 것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자초가 여불위(呂不韋)가 사랑하던 한단의 절세미인 애첩을 탐내자, 그 애첩이 여불위(呂不韋)의 애를 밴 상황이라는 것을 속이고 자초의 정실로 맞이하게 한 것은 상당히 흥미진진한 스토리이긴 하지만, 임의성과 모략이 개재되어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우선 자초가 눈치챌 수가 없었다면 거의 난자와 정자가 결합한 며칠상관의 사건일 텐데 과연 누구의 아이인지를 확언할 길이 없다. 결국 자초와 한단의 미녀 사이에서 난 아이가 정()이요, 그가 후세의 진시황이라고 한다면, 사마천은 여불위열전의 드라마를 통해 진시황이라는 역사적 거물의 정통성을 일거에 무너뜨린 셈이다. 진나라 왕실의 핏줄을 이은 적통이 아니요, 당시 여러 나라를 떠돌던 한 상인이 조나라 여자와의 사이에서 난 호로자식이 되고 마는 것이다.

 

사마천이 날조를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미 한나라의 항담(巷談)을 지어내는 이야기꾼(說話人)들 사이에서 널리 유포된 이야기일 수도 있다곽말약(郭沫若)은 한고조의 부인 여후(呂后)가 천하를 취하면서 여씨를 정통의 핏줄로 높이기 위한 전설로서 조작되었다고 주장. 따라서 여불위(呂不韋)는 진왕(秦王) ()의 실부(實父)가 된다.

 

이 실부인 상국(相國) 여불위(呂不韋)와 진왕 정(), 훗날의 진시황제와의 관계는 끊임없이 긴장감이 감돌 수밖에 없다. 그 애증의 드라마 속에서 결국 자결로써 생을 마감하는 여불위(呂不韋)의 비감어린 생애는 셰익스피어의 비극의 스토리를 흠상하는 것보다도 더 애절한 감흥을 우리에게 불러일으킨다. 사기열전이라는 대하드라마의 저자로서 사마천은 대 히트작을 냈을지는 모르지만, 과연 진시황과 여불위의 관계가 그런 수준의 것이었을까?

 

더구나 진시황의 실모인 한단 미녀가 태후가 된 후에도 여불위(呂不韋)와 계속 간통하고, 끊임없는 색정을 밝혀 그러한 불륜의 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을 판단한 여불위(呂不韋)자지하나의 꼴리는 힘으로 큰 오동나무 수레바퀴를 돌릴 수 있는[以其陰關桐輪而行] 노애(嫪毐)라는 황당한 놈을 환관으로 둔갑시켜, 진시황의 엄마이자 자기 옛 애첩이었던 태후의 섹스 파트너로서 집어넣어준 이야기, 그로 인하여 온갖 추행이 전개되고 그러한 드라마로 인하여 여불위(呂不韋)에게 몰락의 비극과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그 설화(說話) 결구(結構)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그것은 한나라 장안(長安)의 시장에서 떠드는 약장수의 이야기일 수는 있겠으나 정사(正史)의 사료로서 우리가 그대로 인정하기는 곤란하다.

 

이러한 이야기 때문에 여불위(呂不韋)라는 인간의 가치가 코믹하게 느껴지고 따라서 여씨춘추(呂氏春秋)가치마저 코믹하게 하락되고 말았다면 그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사마천의 사기는 그토록 권위가 있었고, 사마천의 붓길은 여씨춘추(呂氏春秋)2천 년간 인간의 무지 속에 파묻어 두는 데 진실로 큰 공헌을 하였던 것이다.

 

 

 

 

인용

목차

원문 / 呂氏春秋』 「孝行/ 五倫行實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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