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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 겨울수련회 참가기 - 10. 13년 차 교사의 노하우가 가득 담긴 참여형 수업으로 배우는 인권 본문

연재/배움과 삶

교컴 겨울수련회 참가기 - 10. 13년 차 교사의 노하우가 가득 담긴 참여형 수업으로 배우는 인권

건방진방랑자 2019. 10. 2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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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3년 차 교사의 노하우가 가득 담긴 참여형 수업으로 배우는 인권

 

 

이은진쌤은 시작하자마자 숫자를 보여준다. ‘36, 13, 2’라는 숫자들을 하나하나 보여준다. 그건 곧 자신을 나타내는 숫자였는데, 숫자퀴즈를 통해 강연자와 청중과의 거리를 좁히고자 하는 마음이 보였다.

 

 

 

13년 차 교사의 역량이 유감없이 발휘된 강의

 

우리가 보통 알던 일방적으로 전달해주는 강의와는 다르게 진행됐다. 물론 일방적으로 전달해주는 강의는 깊은 주제를 다룰 때, 그리고 전혀 모르는 내용을 전할 때 무척 유용하다. 하지만 그러려면 그 쪽 분야에 있어서 다방면의 지식을 꿰뚫고 있어야 그 흐름을 놓치지 않고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다. 그에 반해 은진쌤은 초등학교 교사로서 쌓인 수업경력을 십분 발휘했다. 모둠학습, 역할놀이를 적당히 활용하여 강의의 역동성을 더했기 때문이다.

사진을 띄워주고 조별로 묶어준 후 사진을 본 소감을 조별로 함께 나누게 한 후, 전체에게 설명하게 했다. 이 과정을 통해 같은 조 사람들의 생각을 알게 됐고, 전체가 거의 같은 생각을 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런데 다들 너무 같은 생각만 하다 보니 너무 무색무취해 보였고, 오히려 앞쪽 교감 선생팀에서 들려준 로맨스 얘기가 확 끌렸다. 역시 해석은 창의적일수록, 판에 갇히지 않고 어긋날수록 좋다. 물론 강사입장에선 대략난감일 테지만 말이다.

 

 

사진 한 장을 통해 우린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그 때 대부분의 이야기는 같았지만 유독 한 얘기만 다른 얘기였다.

 

 

 

역할극을 통해 내 안에 감춰진 본심을 보다

 

또한 역할극을 하기도 했다. 두 사람이 한 팀으로 교사와 학생역할을 맡는다. 여학생이 짙은 화장을 하고 학교에 등교하여 교사에게 걸린 상황이다. 학생은 화장은 나의 힘이라 생각하여 화장 없인 죽음을 달라고 외치는 타입이다. 이 때 교사는 학생에게 화장은 안 되는 일이라 생각하며 지도를 하려 하는데, 첫 번째 교사는 강압적이고 권위주의적이어서 학생의 의견 따윈 상관없이 밀어붙이는 성격이고, 두 번째 교사는 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의견을 들으며 얘기를 하려는 성격이다.

나는 섬쌤과 한 팀이 되어 역할극을 할 수 있었다. 섬쌤은 완벽하게 두 타입의 교사를 체화한 듯 연기했다. 권위주의적인 교사를 연기할 땐 한 마디 말도 나오지 않도록 쉴 새 없이 일장연설을 늘어놓았고, 소통하는 교사를 연기할 땐 들어주고 이해해주려는 마음으로 학생이 말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 과정을 통해 더 엑스페리먼트The Experiment라는 실화를 바탕에 둔 영화가 갑자기 생각났다. 평범한 사람을 실험대상으로 모집한 후 한 팀에겐 교도관 역할을, 한 팀에겐 죄수 역할을 하게 한다. 모두 다 이건 실험일 뿐, 현실이 아니다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실험은 시작된다. 하지만 머지않아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몰입하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몰입이 아닌 도취하는 상황에까지 이른다. 그러니 죄수들이 집단 반항을 하거나, 자신에게 항변을 하면 교도관 전체를 모욕했다’, ‘신성한 법체계를 모독했다는 생각까지 하기에 이르러 그들에게 아무런 가책도 없이 폭력을 행사하게 된 것이다. 그 순간 그들은 이건 실험이 아닌, 현실이다로 받아들인 것이다. 아마도 처음에 은진쌤이 이 역할극에 몰입하면 할수록 그 마음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요라고 주문했기 때문인지, 우리 모두 그 역할에 완벽하게 빠져들었다.

 

 

실험이지만, 몰입하면 현실이 된다. 과연 현실과 실험의 차이는 뭘까? 우린 너무 과하게 현실이란 인식 속에 갇혀 엄청 몰입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걸 보면서 교사라는 역할도 결국은 그와 같다고 생각했다. 직업과 나를 완벽하게 일체화시켜 나를 옷걸이가 아닌 으로 착각하기에 그런 문제가 생긴 것이니 말이다. 그래서 자신은 소통을 잘하는 사람’, ‘아이들을 인격적으로 대우하는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교사의 역할로 학생을 만나는 이상,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라는 드라마 로망스에나 나올 법한 달달하고 감성충만한 대사가 아닌, 악에 잔뜩 받힌 말을 퍼붓기에 이를 수밖에 없다. 그건 교사가 어느 순간 학교의 대리인을 자처하며 그 역할에 충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교사로서 선다는 것은 어찌 보면, ‘교사라는 책임, 역할에서 얼마나 놓여날 수 있느냐?’라는 것과 관계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하마터면 이때 꽉 막힌 교사 역할을 매우 충실히 연기하며 속사포랩을 무지막지하게 날리고 있는 섬쌤과 멱살잡이 하는 상황(?)까지 갈 뻔했다(이거 나도 학생역할에 너무 몰입했단 얘기군^^;;).

 

 

인성교육이 아닌, 인권교육을 해야 한다. 그 차이는 위의 표에 잘 나타나 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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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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