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삶엔 철학의 차가움을, 철학엔 삶의 따뜻함을
작지만 많은 자명한 것들로 우리의 삶은 영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의 삶은 항상 예기치 않은 사건들로 인해 낯설어지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철학을 필요로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삶을 낯설게 돌아보도록 만드는 불가피한 사태가 도래하기 전에, 철학적 사유를 통해 우리는 ‘미리 삶에 낯설어지는 방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철학은 우리에게 ‘내가 나중에 알게 될 것을 지금 알 수 있게’ 해주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철학적 사유가 우리에게 불편함과 당혹감을 준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 불편함을 견딜 수 있어야 합니다. 살아가면서 훗날 직면하게 될 불편함과 당혹감에 비한다면, 철학적 사유가 주는 불편함과 당혹감은 사실 매우 적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점에서 철학적 사유란, 다시 반복되지 않을 소중한 삶을 후회 없이 살겠다는 우리의 의지와 결단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우리의 삶을 너무 평범하고 가벼운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또 우리는 철학을 너무 현학적이고 어려운 학문, 나의 삶과는 전적으로 무관한 이상적인 이야기 정도로 치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현재 우리는 삶을 철학적으로 사유하지 못하고 있고, 철학을 삶에 입각해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삶은 철학으로부터, 혹은 철학은 삶으로부터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 삶의 대부분에서 삶과 철학은 서로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기만 한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 자체는 본성상 철학적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역으로 철학이란 것 역시 우리의 삶 자체를 떠나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입니다. 칸트(I. Kant, 1724~1804)의 용어를 빌려서 말해봅시다. 철학이 없는 삶이 맹목이라면 삶이 없는 철학은 공허한 것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책을 쓴 이유도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책을 통해 저는 삶에 철학의 차가움을 제공하고, 철학에 삶의 따뜻함을 부여하고 싶습니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제1부는 철학적 사유가 무엇인지, 또 어떻게 사유해야 철학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제1부는 제목 그대로 철학적 사유의 비밀을 누설하는 장이 될 것입니다. 제1부를 통해 우리는 철학이 그렇게 어렵거나 난해한 것이 아니며, 오히려 삶을 영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다음으로 제2부는 우리가 친숙하게 느끼는 중요한 몇 가지 것들을 낯설게 만듭니다. 제2부에서 우리는 우리가 자명한 것이라고 생각해온 네 가지 테마, 즉 ‘사랑’, ‘가족’, ‘국가’, ‘자본주의’를 낯설게 바라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이 네 가지 테마는 현재 우리의 삶을 규정하는 핵심적인 것들이고, 그 때문에라도 철학적으로 반드시 음미되어야만 할 주제들입니다. 마지막으로 제3부는 우리의 구체적인 삶을 철학적으로 성찰하는 부분입니다. 제3부를 통해서 우리는 마음의 고통을 치유하는 방법, 즐거운 주체로서 삶을 영위하는 방법, 그리고 타자와 관계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갖게 될 것입니다.
| 제1부 | 철학적 사유의 비밀을 누설 |
| 제2부 | ‘사랑’, ‘가족’, ‘국가’, ‘자본주의’ 낯설게 보기 |
| 제3부 | 마음 치유법, 주체로 서는 법, 타자와의 관계법 |
이 책이 여러분이 삶을 철학적으로 음미하고 이를 통해서 더욱더 풍성하고 윤택한 삶을 영위하는 데 조그마한 힘이라도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이제 삶과 철학이 만나는 구체적인 자리로 여러분을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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