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과 참호전투
01년 3월 23일(금) 화창
원랜 오늘 기록 사격을 하기로 되어 있는데 무슨 일인지 다음으로 연기되어 버렸다. 맞을 매는 후딱 맞는 게 좋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인데, 그러지 못하니 맘이 아프다. 빨리 보고 노는 게 좋은데 이렇게 있으려니 죽겠다.
하루 종일 정신 교육이기에 가만히 앉아 있었더니, 글쎄 종아리에 좀이 배기는 거 있지. 하도 활동적인 활동만 하다가 전혀 생각도 못했던 VTR 시청만 하려니 되게 힘들기만 했다.
3주차 교육도 이렇게 끝나 간다.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영겁의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간다. 역시 언제나 늘 말하지만 지나가 버린 시간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건가 보다. 어찌 이렇게 빠를 수 있지. 근데 앞으로 있을 일은 너무도 아마득히 느껴지니 말이다. 미치겠다. 과연 25개월이란 시간이 지나가긴 할까~
오늘은 하루 종일 유격을 받았다.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유격을 받을 거란 강박관념 때문에 아침에 무지 일어나기 싫었단다. 그런데 주님께서 나에게 숨 쉴 수 있는 권한을 허락해주신 이상. 그러한 날이 나에게 오지 않을 리 만무하지 않겠어. 결국 어쩔 수 없이 너무도 싫었던 오늘 하루를 맞이해야 했다.
유격, 교회에서나 학교에서 수련회 같은 걸 갔을 때, 빼놓지 않고 꼭 해봤던 거였기에 얼마나 힘든 건 줄 대충은 알고 있기에 맘 다짐을 확고히 했어. 아침에 14번까지 배울 때만 해도 별로 힘들지 않았어. 아니 오전 교육인 반복 숙달까지만은 별로 힘들지 않았지. 쉬는 시간이 충분했으니까.
근데 오늘의 문제는 오후였다. 그저 장애물 테스트만 하는 줄 알았는데 그러긴커녕 우리의 차례가 돌아올 때까지 PT체조를 쉬는 시간도 없이 계속 시켰기에 정말 힘들었다. 그래서 실전 테스트엔 정말 힘들더라. 그 뒤론 참호전투를 했는데 처음엔 이기는 듯했으나, 결국은 5소대의 패배였다. 그래도 재밌었고 오늘은 힘들고도 기쁜 하루였다.

봄 경치(화창한 날에)
春景(和暢日中)
01년 3월 23일(금) 오전 11시 52분
사계절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다. 그 중에 봄이 가장 좋다.
四節은 春與夏與秋與冬也라 其中에 最春貴乎니
봄엔 감정이 살아나고 즐길 만하기에 좋은 것이다. 봄이라는 것은 겨울이 끝난 뒤에 오는 것이다.
貴於春은 感好而樂이다 春者는 乃來冬終이라
겨울 동안은 몸이 위축되고 마음은 치우치며 정신은 해이해진다.
冬內에 體爲縮이오 心進偏이오 精神爲弛라
이것은 찬 겨울바람 때문이다.
是以寒風之故也라
봄이 오지 않을 것 같았으나, 어느 때에 보니 이미 와 있다.
如不來春이나 看何時하니 旣猶來라
산은 푸르름으로 돌아갔고 풀은 푸른색을 되찾았으며 마음은 여유를 되찾았으니, 이것으로 봄이 왔음을 느낄 수 있다.
歸山綠하고 探草靑하며 復心餘하니 乃感春來라
봄의 화창한 날에 나와 너는 이곳에서 극기에 힘쓰고 있으니, 놀랍고도 만족스럽다.
春之中暢日에 予和汝務克己於是所하니 驚也足也라
봄의 경치엔 아름다움과 생기 있음을 바라며, 쓰리고 아픔은 봄경치로써 이기자.
望春景之美而有生氣며 是若與痛以春景勝哉인저
미래의 자화상과 전우들
01년 3월 25일(日)
미래의 자화상
| 5년 후 | 군을 전역했을 것이기에, 자신감과 함께 기고만장함을 가지고 있겠지. 1년 간 대학에 바로 갈 수 없기에, 아르바이트를 할 거다. 과연 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될지? 걱정이지만 지금 그 걱정을 한다면, 단순한 기우(杞憂)라고나 할까? 그저 복학하는 그 날까지 열심히 알바할 것이다. 적어도 군대는 갔다 왔으니, 조금이라도 확신 있고 생활력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돈 꼭 벌어서 사회라는 현실도 체험해보고, 입학금도 마련할 거야. |
| 10년 후 | 임용고시에 합격하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겠지. 그걸 합격하여 장래희망을 이루고자 대학에 들어간 것일 테니깐 꼭 합격해야겠지. 그리고 결혼도 할 거다. 결혼이란 게 선택사항이든, 필수사항이든 간에 꼭 할 거야. 세상에 살아가면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크나큰 축복이지 않겠어. 물론 이러한 겉으로 드러난 이유 외에도 내밀한 이유도 있지. 이 두 가지를 꼭 이룰 거야. |
훈련소 친구
| 강승국 (姜昇國) |
대전, 21살 훈련소에서 알게 된 친구이다. 바로 옆 번호이기에 친해질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도 친해진 걸 그다지 후회하지 않는다. 힘들 때 한 명이라도 말할 수 있는 전우가 있다는 것은 좋으니까. ◉ 사람과의 터울이 적어 쉽게 친해지며, 말을 잘 한다. ◉ 이해심이 많아 대하기가 편하다. |
| 국철수 (鞠哲洙) |
고창, 22살 ◉ 활기차며 모든 일에 열심히 하려 한다. ◉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충실히 하려 한다.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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