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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성서의 이해, 제5장 삼위일체 논쟁 - 아버지 하나님은 존재일 수 없다 본문

고전/성경

기독교 성서의 이해, 제5장 삼위일체 논쟁 - 아버지 하나님은 존재일 수 없다

건방진방랑자 2022. 2. 2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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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하나님은 존재일 수 없다

 

 

이러한 것이 문제가 된 것은 그레코-로망의 이방세계에 기독교회가 자리를 잡으면서 헬레니즘-로마의 다신론적 세계에서 유대인들과 기독교인들이 자신들의 신관을 한결같이 유일신론이라는 배타적 틀 속에서 어필시키고 다신론적 신앙을 멸시하는 정치적 행동을 일삼게 되자(한국 기독교인들이 서낭당이나 신사참배를 거부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 헬레니즘의 사상가들은 결국 예수를 신이라 말하는 너희들의 유일신앙도 다신론이 아니냐고 하는 반론을 펼치게 되었고, 이에 대한 강력한 아폴로지로서 삼위일체론은 대두하게 되는 것이다.

 

예수가 하나님을 아버지로서 인식한 것은 사실 유일신론의 보편 논쟁에 휘말리게 되면 매우 불리한 결과를 초래한다. ‘하나의 인격신이라는 개념 자체가 우주 전체를 포괄하는 하나의 존재라는 개념으로서 논의되기에는 너무도 이론적 하자가 많은 개념이기 때문이다. 신에게 아버지와 같은 인격성을 부여하면, 이미 그 인격성으로 인하여 신은 제약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이 제약되면 그것은 반드시 자기 외의 타자를 인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유일성을 논리적으로 고수하기 힘들다. 그러나 예수가 하나님을 아버지로서 인식하고 자기 자신을 그 하나님 아버지의 유일한 독생자로서 인식했다고 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역설적으로 유일신관의 모든 논의를 거부할 수 있는 힘을 갖는 것이다. 예수가 믿는 아버지 하나님은 근본적으로 유일신론적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를 유일신론’(monotheism)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하지만 그것은 매우 기독교를 천박하게 이해하는 유치한 발언이다. 예수까지 들먹이지 않아도 그 이전의 유대교전통에 있어서도 하나님은 유일신이 아니었다. 하나님은 전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이 우주를 창조하는 힘(Power)을 말하는 것이요, 의지(Will)를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우주의 제1원리로서의 존재(Being)가 아니다. 창세기의 창조는 그 자체로서 우주의 존재론을 천명하려는 것이 아니라, 아담과 이브라는 인간의 이야기를 하기 위한 서막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서 구약의 하나님도 인간의 삶이나 행동과 관련되어서만 의미를 갖는 하나님이며 전 우주를 포괄하는 제1의 존재론적 실체로서 객관적으로, 인간과 무관하게 존재하는 그 무엇이 아니다. 그러한 우주의 근원적인 존재론적 실체를 탐구하고 싶다면 우리는 신ㆍ구약 성경을 읽어서는 아니 된다. 우리는 반드시 헤라클레이토스나 파르메니데스와 같은 소크라테스 이전의 자연철학자들(Pre-Socratics)의 단편이나, 뉴튼 갈릴레오와 같은 르네상스시대의 과학자들의 논문을 읽어야 한다.

 

구약의 하나님, 야훼(여호와)는 사랑하고 질투하고 징벌하는 하나님이다. 끊임없이 인간의 삶 속에 자신을 드러내는 살아있는 힘이며 창조하는 의지(Creating Will)일 뿐이다. 모세에게 십계명을 줄 때에도 야훼(여호와)는 이렇게 말했다. ‘너희는 내 앞에서 다른 신을 모시지 못한다. 나 야훼 너희의 하나님은 질투하는 신이다.’(20:3~4, 5:7~9) 다시 말해서 야훼가 유일하다는 것은 이스라엘민족과의 계약관계에 있어서의 유일성을 말하는 것이며, 존재론적으로 야훼 이전에 다른 신이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말은 아니다. 야훼 스스로 자기 이외의 타 이방의 신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이스라엘민족이 타 신을 섬기면 질투하게 된다는 것이다. 구약 자체가 다신론적 환경 속에서 야훼와의 약속을 유일한 계약으로 지켜간 역사일 뿐이다. 여호수아가 이스라엘민족을 이끌고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땅을 정복하고 정착하기 직전에도 온 이스라엘지파들을 세겜으로 소집하여 부족동맹(Amphictyony)을 맺고 야훼만을 섬기겠다는 확고한 다짐을 받아냈지만(24:14~28), 이스라엘민족의 역사는 끊임없이 그러한 계약을 위반한 역사였다. 구약의 역사는 유일신의 역사가 아니라 다양한 신들과의 관계 속에서 여호와신앙만을 유일하게 고수해 간 이스라엘민족의 투쟁사였다.

 

 

 

 

인용

목차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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