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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철학과 굴뚝청소부, 제6부 구조주의와 포스트구조주의 : 근대 너머의 철학을 위하여 - 6. 들뢰즈와 가타리 : 차이의 철학에서 노마디즘으로, 차이와 반복 본문

책/철학(哲學)

철학과 굴뚝청소부, 제6부 구조주의와 포스트구조주의 : 근대 너머의 철학을 위하여 - 6. 들뢰즈와 가타리 : 차이의 철학에서 노마디즘으로, 차이와 반복

건방진방랑자 2022. 3. 27.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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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와 반복

 

 

갈릴레이의 유명한 자유낙하 법칙도 마찬가집니다. 두 개의 물체는 질량이나 형태와 상관없이 동일한 속도로 떨어진다는 것, 낙하속도는 다만 시간의 함수라는 것이 그것이지요. 그러나 쇳덩어리와 종이가 동일한 속도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건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공기의 저항 등이 관여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보편적 법칙을 얻기 위해 갈릴레이는 공기의 저항을, 아니 공기 자체를 제거해 버립니다. ‘진공이라고 가정하는 거지요. 그게 실제로 있든 없든 간에. 결과에서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요인을 제거하여 동일한 법칙으로 표시되는 동일한 결과의 반복을 만들어내는 겁니다.

 

카오스 이론 혹은 복잡계 이론이라고 불리는 최근의 이론들은 이런 식으로 제거해 버린 것들이 사실은 법칙 자체에 아주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초기 조건의 사소한 차이가 전혀 다른 결과를 야기한다는 겁니다. 흔히들 나비효과라고 부르는 것이 그 중 하납니다. 생태학자들이 만든 아주 간단한 인구증가 방정식도 인구증가율이 얼마인가에 따라 아주 다른 결과를 갖게 된다는 것도 그런 사례의 하나지요. 이는 모두 초기 조건의 차이, 원인에서의 사소한 차이가 결과에서 거대한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고, 자연과학에서도 반복은 원래 차이의 반복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요컨대 동일성이란 차이로서의 반복에서 차이를 제거함으로써 차이의 반복을 차이 없는 반복으로 변형시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차이의 반복과 차이 없는 반복이라는 두 개의 상이한 반복이 있는 겁니다. 이 가운데 무엇이 일차적인지는 다시 말하지 않아도 좋겠지요? 차이와 동일성의 관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말할 수 있을 겁니다. 동일성이란 차이를 놓치거나 제거함으로써, 혹은 축소하거나 추상함으로써 만들어지는 이차적인 것이란 거지요. 이는 변화와 동일성, 변화와 불변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해당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가장 일차적인 질료로서 차이를 개념화하기 위해 들뢰즈는 강밀도로서 차이를 정의하며, 이전의 보편적 원리가 차지하던 자리를 차이의 개념에게 넘겨주기 위해 미분적인 차이의 이념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차이를 포함하는 반복을 특이성’(singularity)이란 개념으로 표시하고, 그러한 반복의 공간을 다루기 위하여 특이점들의 분포로 규정되는 미분적인 ’(field)의 개념을 끌어들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다른 기회로 미루고 여기에서는 접어두어야 할 듯합니다. 차이와 반복이라는 개념이 이후 다른 개념들을 통해 사건의 철학이나 탈주의 철학혹은 노마디즘등으로 다르게 반복되는 것을 보는 게 더 흥미로울 테니 말입니다.

 

 

, 혹은 생명의 바다

공각기동대는 그런 생명의 모태로서 물 내지 바다의 이미지를 자주 사용한다. 쿠사나기의 의체가 만들어지는 장면의 대부분은 물 속에서 이루어진다. 물은 사이보그의 모태, 혹은 그것을 만드는 양수인 셈이다(첫 번째 사진). 그 양수 속에서 쿠사나기는 태어난다(두 번째 사진). 물론 이미 다 자란 신체 상태로, 그런데 쿠사나기는 물 속에서 나올 뿐만 아니라 물 속으로 들어간다. 가령 그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 어린 우수에 사로잡힐 때면, 그는 물 속 깊이 다이브하곤 한다(세 번째 사진), 생명의 탄생지, 그것의 깊숙한 내부를 들여다보려는 것일까? 그것뿐일까? 이 영화는 오프라인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기 위해 항상 네트라는 온라인을 통해 조사하고 그것을 통해 접촉하며 그것을 통해 이동한다. 네트의 바다. 그것은 인형사라는 프로그램-생명이 탄생한 곳일 뿐 아니라, 공안9과의 기동대가 활동하는 주 무대다. 검색과 해킹이 주 업무인 이시가와가 컴퓨터와 접속하여 네트의 바다로 다이브하듯이(네 번째 사진), 쿠사나기도, 바토도 항상 네트의 바다 속을 헤집고 다닌다. 정말 네트는 생명체가 탄생하고 활동하는 바다인 것이다!

 

 

인용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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