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소자들아 염구는 우리의 무리가 아니니 성토하라
11-16. 계씨는 주공(周公)보다도 부유한데도, 염구 저 놈은 계씨를 위해 불쌍한 백성들에게서 세금을 쥐어 짜내어 계씨의 재산을 늘려주었다. 11-16. 季氏富於周公, 而求也爲之聚斂而附益之.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저 놈은 우리의 무리가 아니로다! 아해들아! 북을 울려라! 저 놈을 공격함이 옳다!” 子曰: “非吾徒也. 小子鳴鼓而攻之, 可也.” |
염구는 현실감각이 탁월한 관료형의 인간이었기 때문에 어디에 가든지 그 상황에 맞게 충직하게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공자가 귀로의 꿈을 실현할 수 있었던 것도 염구 덕분이었다. 염구는 나이가 자공과 비슷하다. 퍽 지긋한 인물로서 공자와 고난의 행군도 같이 했다. 그리고 공자에게도 의리를 저버린 적이 없다. 그러나 아무리 사랑하는 제자라 할지라도 그 제자가 대의를 저버리는 행동을 할 때에는 공자의 분노는 폭발하는 화산과도 같다. 여기 공자의 어투는 마치 공자학단의 사람들을 이끌고 전쟁이라도 일으킬 기세다. 그러나 그런 뜻은 아니다. 그만큼 철저히 염구의 잘못을 지적하여 그가 그런 짓을 다시 못하도록 개선케 하려는 것이다.
여기 ‘주공(周公)’은 문제가 있다. 공자 당시 낙양에 있었던 천자 가로(家老)로서 주공 단의 후예로서 세습되어 내려오는 어떤 직책의 사람이라고 보는 것이 고 주ㆍ황소의 입장이다. 그러나 나는 주공 단을 직접 가리킨다고 생각한다. 공자 시대에 낙양에 살고 있는 사람을 계씨와 비교할 만큼 그렇게 정보가 소통되었을 까닭이 없다. 주공 단의 소탈했던 삶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라고 해야 공자의 말이 더 강렬하게 어필될 수 있다. 주석가들은 공자의 패러곤인 주공을 이런 부정적인 맥락에서 등장시킨다는 것이 송구스럽다는 무의식이 발동하고 있는 것이다.
‘위(爲)’는 거성이다. ○ ‘주공(周公)’은 주나라 천자 왕실의 지친(至親)으로서 큰 공이 있었고, 총재(冢宰)【백관을 통솔하는 육경(六卿)의 장(長)】의 지위에 있었으니, 그 부(富)는 마땅한 것이다. 계씨는 일개 제후의 경(卿)으로서 부유함이 주공(周公)보다 지나쳤으니, 노나라 군주의 것을 훔쳐 빼앗거나 불쌍한 백성들을 각박하게 베껴먹지 않았다면 어찌 이러한 부유함에 이를 수가 있겠는가? 염구는 계씨의 가신이 되었고, 또한 급박하게 부세(賦稅)를 거두어 계씨의 부를 증대시켜 주었다.
爲, 去聲. ○ 周公以王室至親, 有大功, 位冢宰, 其富宜矣. 季氏以諸侯之卿, 而富過之, 非攘奪其君, 刻剝其民, 何以得此? 冉有爲季氏宰, 又爲之急賦稅以益其富.
(非吾徒也). ‘비오도(非吾徒)’는 관계를 끊는다는 말이다. ‘소자명고이공지(小子鳴鼓而攻之)’는 문인들로 하여금 그 죄를 성토하여 책망하게 하신 것이다. 악과 한 무리가 되어 불쌍한 백성 대중을 해치는 것은 성인께서 미워하심이 이토록 극렬하다. 그러나 스승은 엄해도 친구들은 친근한 것이다. 그러므로 당신 본인은 관계를 끊는 듯한 말씀을 하시고 오히려 문인들에게는 그를 바로잡으라고 격려하신 것이니, 사람을 사랑하시는 마음이 한량이 없음을 또한 볼 수 있다.
非吾徒, 絶之也. 小子鳴鼓而攻之, 使門人聲其罪以責之也. 聖人之惡黨惡而害民也如此. 然師嚴而友親, 故己絶之, 而猶使門人正之, 又見其愛人之無已也.
○ 범순부가 말하였다: “염유는 단지 정사(政事)의 재능으로써만 계씨에게 베풀었으므로 불선을 행함이 이 지경에 이르렀다. 그 마음가짐의 심술(心術)이 명료하지 못하여 항상 자기 몸에 돌이켜 구하지를 못하였고 벼슬하는 것에 급급하였기 때문이다.”
○ 范氏曰: “冉有以政事之才, 施於季氏. 故爲不善至於如此. 由其心術不明, 不能反求諸身, 而以仕爲急故也.”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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