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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논어한글역주, 선진 제십일 - 14. 당에 오르는 경지와 실에 들어오는 경지 본문

고전/논어

논어한글역주, 선진 제십일 - 14. 당에 오르는 경지와 실에 들어오는 경지

건방진방랑자 2022. 12. 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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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당에 오르는 경지와 실에 들어오는 경지

 

 

11-14. 공자께서 자로가 현악기 슬을 연주하는 것을 듣고 말씀하시었다: “(: 자로)가 슬을 타는구나! 어찌 굳이 내 집안에서 뜯을 필요가 있겠나?”
11-14. 子曰: “之瑟奚爲於丘之門?”
 
문인들이 공자 말씀을 듣고 자로를 공경하지 않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아서라! ()는 높은 당() 위에 당당히 오른 사람이요, 저 깊은 내실(內室)에만 아직 발을 디밀지 못했을 뿐이다.”
門人不敬子路. 子曰: “由也升堂矣, 未入於室也.”

 

우리가 보통 금슬(琴瑟)이 좋다라는 말을 쓰지만, 내외지간에 금()과 슬()이라는 악기를 주거니 받거니 같이 타는 모습을 일컬은 것이다. 둘 다 아 악기로서 우리나라에 전하여졌다. 금은 보통 칠현금(七絃琴)이라 부르는 것으로 명주실 줄이 7개이고 안족이나 괘가 없다(우리나라 거문고의 전신으로 본다). 이 금에 비하면 슬()은 엄청 큰 악기로서 보통 25현이며 안족이 있다. 23개 짜리도 있고 27개 짜리도 있다. 길이가 약 221.1cm(737) 너비가 약 34.2cm(114)이며 현악기로서는 가장 큰 것이다. 앞면은 오동나무로 만들고, 뒷면은 엄나무[牙木]를 쓰는데 표면에 안족 밑으로 구름ㆍ학이 그려져 있는 매우 화려한 악기이고 연주기법도 다양하다. 그런데 워낙 무인기질의 자로가 이 슬을 타는 소리가 그렇게 듣기 좋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공자는 섬세한 감성의 슬의 달인이었기에 못 타는 사람들의 소리를 들어주기가 약간 괴로웠을 수도 있다. 그래서 좀 코믹하게 말한 것이다: “녀석! 원 참 내 집안에서 굳이 뜯을 필요까지야 있나?”

 

이 말을 듣고 어린 똘만이 제자들이 자로 형님을 무시하자 공자는 당혹감에 빠졌다. 당은 대청마루. 실은 대청마루 저켠에 있는 내실. 당에 오른다는 것[升堂]만 해도 엄청난 경지다. ‘입실(入室)’은 오묘한 내면의 깊이에까지 들어온다는 뜻이다. 자로에 대한 핀잔과 사랑이 엇갈리는 공자의 앰비밸런스가 아주 아름답게 표현된 명 에피소드라 할 것이다.

 

 

정이천이 말하였다: “자로가 타는 슬의 조화롭지 못한 소리가, 공자 당신이 타는 경지와는 같지 않음을 말씀하신 것이다.”

程子曰: “言其聲之不和, 與己不同也.”

 

공자가어』 「변악해(辨樂解)에 이르기를, “자로 슬을 뜯는 소리가 북방에서 불어오는 살벌한 바람과도 같이 살벌한 기운이 돈다고 하였다.”沃案, 변악해의 내용을 주희가 요약하여 말한 것이다. 대저 자로의 기질이 강용(剛勇)하여 중화(中和)에 부족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그 소리를 발함이 이와 같은 것이다.

家語: “子路鼓瑟, 有北鄙殺伐之聲.” 蓋其氣質剛勇, 而不足於中和, 故其發於聲者如此.

 

 

주희가 변악해의 이야기를 들어 여기 자로를 폄하한 것은 좀 과한 것이다. 자로의 슬소리가 꼭 살벌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다산이 이것은 자로를 무고(誣告)한 것이며 그의 억울함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此子路之寃案也, 不可不白]고 했는데, 다산의 말이 옳다.

 

 

문인(門人)’들이 부자께서 하시는 말씀을 듣고 마침내 자로를 공경치 않게 되었다. 그러므로 부자께서는 분위기를 완화시켜줄 필요를 느끼셨던 것이다. ‘승당(升堂)’입실(入室)’은 도()에 들어가는 단계이다. 공자의 말씀은 자로의 학문이 이미 정대고명(正大高明)한 경지에 이르렀음을 지적하신 것이다. 단지 정미(精微)한 내면에 아직 깊게 들어가지 못한 것일 뿐인데, 그 한 가지의 못 미침을 가지고서 대번에 그를 홀대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門人以夫子之言, 遂不敬子路, 故夫子釋之. 升堂入室, 喩入道之次第. 言子路之學, 已造乎正大高明之域, 特未深入精微之奧耳, 未可以一事之失而遽忽之也.

 

 

 

 

인용

목차 / 전문

공자 철학 / 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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