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폭포의 절경을 보며
박연폭포(朴淵瀑布)
황진이(黃眞伊)
一派長天噴壑壟 龍湫百仞水叢叢
飛泉倒瀉疑銀漢 怒瀑橫垂宛白虹
雹亂霆馳彌洞府 珠聳玉碎徹晴空
遊人莫道廬山勝 須識天磨冠海東
해석
一派長天噴壑壟 일파장천분학롱 | 한 물줄기의 긴 하늘이 골짜기에서 뿜어져 내려 |
龍湫百仞水叢叢 룡추백인수총총 | 폭포 밑 웅덩이【용추(龍湫): 폭포가 떨어지는 바로 밑에 있는 웅덩이.】에 백 인의 물이 모여 있네. |
飛泉倒瀉疑銀漢 비천도사의은한 | 날던 샘물이 거꾸로 쏟아지니 의심컨대 은하수 같고 |
怒瀑橫垂宛白虹 로폭횡수완백홍 | 성난 폭포는 비끼듯 쏟아지니 완연히 흰 무지개 같네. |
雹亂霆馳彌洞府 박란정치미동부 | 우박은 어지러운 듯 번개가 달리는 듯 골짜기에 퍼지고 |
珠聳玉碎徹晴空 주용옥쇄철청공 | 구슬이 솟은 듯 옥이 부서지는 듯 갠 허공에 많다네. |
遊人莫道廬山勝 유인막도려산승 | 유람하는 사람이여 여산이 명승지라 말하지 마소. |
須識天磨冠海東 수식천마관해동 | 반드시 천마산이 우리나라에서 최고임을 알아야 하리니. |
해설
이 시는 송도삼절(松都三絶)의 하나인 박연폭포의 아름답고도 힘차며 깨끗함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한 줄기 긴 하늘이 골짜기에서 뿜어 나와 백 길이나 되는 폭포수가 우렁차게 쏟아져 나온다. 하늘을 나는 샘물이 거꾸로 쏟아져 내리니 하늘에 뜬 은하수 같고, 성난 폭포는 가로로 물길을 드리워 완연히 흰 무지개가 뜬 것 같다. 우박이 어지럽게 떨어지고 번개가 요란하게 쳐 대는 물벼락이 골짜기에 가득하고, 구슬을 부수고 옥을 갈아 만든 듯한 물방울이 맑은 하늘에 맑게 떠 있다. 박연폭포의 위용이 이러하니, 나그네는 중국의 명산인 려산(廬山)이 좋다고 말하지 말라. 모름지기 우리나라에서 송도(松都)에 있는 천마산이 으뜸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년, 265~266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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