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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여성의 시답지 않게 웅혼한 시상이 돋보이는 황진이(黃眞伊)의 「박연폭포(朴淵瀑布)」다.
一派長天噴壑壟 | 긴 하늘에 한 줄기를 골짝에 뿜어내니 |
龍湫百仞水叢叢 | 백 길이나 되는 용추폭포 물소리 우렁차다. |
飛泉倒瀉疑銀漢 | 물줄기 거꾸로 쏟아져 은하수인가 의심나고 |
怒瀑橫垂宛白虹 | 성난 폭포 가로비껴 흰 무지개 완연하다. |
雹亂霆馳彌洞府 | 물벼락 어지러이 달려 골짝에 가득하고 |
珠聳玉碎徹晴空 | 구슬을 찧고 부순 듯 창공에 맑아라. |
遊人莫道廬山勝 | 놀이꾼들이여, 여산이 보다 낫다고 말하지 마라, |
須識天磨冠海東 | 모름지기 천마산이 해동 최고임을 알겠네.. |
수련(首聯)에서 경련(頸聯)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폭포의 외경(外景) 묘사를 통하여 이 시의 구도가 장대함은 쉽게 알 수 있거니와, 이 작품에서 시인이 남아다운 호기를 부린 것은 미련(尾聯)이라 할 것이다.
중국에서도 크기로 유명한 여산(廬山)보다도 우리나라 천마산(天磨山)의 승경(勝景)을 칭도하고 있는 것이 그러한 것이다. 천마산(天磨山)에 있는 박연폭포가 해동(海東) 제일의 승경(勝景)이라 한다면 자신도 해동의 제일임을 은근히 빗대어 말한 것이라 볼 수도 있으므로 생각이 이에 미치면 이 시의 운치가 한층 살아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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