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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황진이 - 만월대회고(滿月臺懷古)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황진이 - 만월대회고(滿月臺懷古)

건방진방랑자 2021. 4. 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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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월대에서 옛날을 그리며

만월대회고(滿月臺懷古)

 

황진이(黃眞伊)

 

 

古寺蕭然傍御溝 夕陽喬木使人愁

煙霞冷落殘僧夢 歲月崢嶸破塔頭

黃鳳羽歸飛鳥雀 杜鵑花落牧羊牛

神松憶得繁華日 豈意如今春似秋 韶濩堂文集定本卷九

 

 

 

 

 

 

해석

古寺蕭然傍御溝

고사소연방어구

옛 절은 쓸쓸하게 개천어구(御溝): 대궐에서 흘러나오는 개천 곁에서 흐리고

夕陽喬木使人愁

석양교목사인수

석양에 높은 나무는 사람을 근심스럽게 하네.

煙霞冷落殘僧夢

연하랭락잔승몽

안개와 노을은 남은 스님의 꿈에 차갑게 내리고

歲月崢嶸破塔頭

세월쟁영파탑두

세월은 무너진 탑 머리에 아득하다네.

黃鳳羽歸飛鳥雀

황봉우귀비조작

누런 봉황의 깃털을 되돌리자 참새만이 날며

杜鵑花落牧羊牛

두견화락목양우

두견꽃은 떨어지자 양과 소는 자란다네.

神松憶得繁華日

신송억득번화일

신성한 송악산이 번화하던 때를 기억하니

豈意如今春似秋

기의여금춘사추

어찌 지금 봄이 가을 같을 줄 생각했으랴. 韶濩堂文集定本卷九

 

 

해설

이 시는 개성(開城) 송악산 기슭에 있던 고려시대 궁궐터인 만월대를 돌아보고 느낀 감회를 노래한 것이다.

 

궁궐에서 흘러내리던 작은 도랑 옆에 오래된 절이 쓸쓸히 자리하고 있고, 만월대에서 석양이 지는 큰 나무를 보니 사람을 시름케 한다. 옛 절에 남은 스님의 꿈은 해질녘 차갑게 지는 연기와 놀과 같으며, 오랜 세월을 지난 탓으로 만월대에 서 있던 탑이 부서져 쓸쓸하다. 봉황새는 날지 않고 새와 참새만 날며, 진달래꽃이 진 자리에는 양과 소가 풀을 뜯고 있다(봉황새와 진달래꽃이 고려의 지조 있는 선비라면 새와 참새, 양과 소는 지조를 잃은 小人輩를 상징함). 송악산이 번화했던 날을 생각하니(고려의 번성을 의미), 어찌 봄인데 가을이라 느낄 수 있는가(계절은 진달래가 지는 봄이지만, 옛 절의 쓸쓸함으로 볼 때 가을처럼 느껴짐)?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264

 

 

인용

목차

한시사

문학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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