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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속에서 즉각 지으며
산중즉사(山中卽事)
이언적(李彦迪)
雨後山中石澗喧 沈吟竟日獨憑軒
平生最厭紛囂地 唯此溪聲耳不煩
臥對前山月色新 天敎是夕慰幽人
沈痾忽去神魂爽 胸次都無一點塵
幽鳥聲中午夢闌 臥看巖上白雲閑
年來世事渾無意 吾眼猶宜對碧山 『晦齋先生集』 卷之一
해석
雨後山中石澗喧 우후산중석간훤 |
비 온 후 산 속의 바위와 시내는 시끄러워 |
沈吟竟日獨憑軒 침음경일독빙헌 |
나직이 읊조리며 종일토록 홀로 난간에 기대네. |
平生最厭紛囂地 평생최염분효지 |
평생 가장 싫어했던 건 어지럽고 시끄러운 땅이었는데 |
唯此溪聲耳不煩 유차계성이불번 |
유직 이 시냇소리만이 귀에 번거롭지 않네. |
臥對前山月色新 와대전산월색신 |
앞산을 대하고 누우니 달빛 새로워 |
天敎是夕慰幽人 천교시석위유인 |
하느님은 이런 저녁으로 은둔한 사람을 위로하네. . |
沈痾忽去神魂爽 침아홀거신혼상 |
깊이 앓던 게 갑자기 떠나 정신과 넋이 상쾌해지니 |
胸次都無一點塵 흉차도무일점진 |
가슴 속엔[胸次] 도무지 한 점의 먼지도 없어라. |
幽鳥聲中午夢闌 유조성중오몽란 |
외로운 새 소리 속에 낮 꿈 깨어 |
臥看巖上白雲閑 와간암상백운한 |
누워 바위 위에서 흰 구름 한가로움을 보네. |
年來世事渾無意 년래세사혼무의 |
요즘 세상일에 도무지 무심해져 |
吾眼猶宜對碧山 오안유의대벽산 |
나의 눈은 오히려 마땅히 푸른 산만을 대한다네. 『晦齋先生集』 卷之一 |
해설
이 시는 산중에서 보이는 사물을 제재로 노래한 것이다.
비가 온 뒤라 산속의 바위틈 사이로 흐르는 시냇물 소리가 요란한 데도, 하루 종일 시를 지어 읊조리며 홀로 난간에 기대어 여유로움을 즐기고 있다. 그런데 평생에 가장 싫은 것은 어지럽고 시끄러운 곳인데, 이 시냇물 소리가 시끄럽기는 하지만 귀에 거슬리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언적의 귀를 거슬리게 하는 소리는 무엇일까? 자연(自然)의 소리가 아닌 인공(人工)의 소리이다. 인공의 소리는 다름 아니라 부귀와 공명을 얻기 위한 인간세상의 다툼의 소리인 것이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년, 270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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