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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소화시평 감상 - 상권 75. 3개월 만에 재개된 소화시평, 그리고 김정과 소나무 본문

연재/한문이랑 놀자

소화시평 감상 - 상권 75. 3개월 만에 재개된 소화시평, 그리고 김정과 소나무

건방진방랑자 2021. 10. 2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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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만에 재개된 소화시평, 그리고 김정과 소나무

 

 

소화시평권상 751학기에 순서를 배정할 때 내가 맡은 작품이라 이미 716일에 모두 정리해서 해석해놓은 작품이었다. 그러나 마치 운명의 장난처럼 1학기 소화시평 수업은 바로 이 작품 앞에서 끝이 났고 무려 3개월이란 시간 동안 발효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었다.

 

2학기 수업이 과연 언제 시작될까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었다. 나에게 소화시평 수업은 한시가 얼마나 맛있을 수 있는지?’를 알게 해준 시간이다. 10년 전에 열나게 공부할 때 한시란 미로처럼 아무런 감흥조차 주지 못했었다. 해석도 제대로 되지 않지만 해석이 된다 해도 도대체 무얼 말하고 싶은지 확 와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시의 맛을 느낄 새도 없이, 그저 많은 작품을 읽고 그저 막고 품는 식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으로 공부를 하다 보니 한시는 더더욱 어려운 그 무엇으로만 느껴졌던 거다.

 

하지만 소화시평 스터디를 하며 한시가 맛있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껴봤다. 딱딱한 시험 문제로서의 한시가 아닌, 쓴 사람이 산문처럼 길게 풀어 써야할 내용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니, 천천히 음미하며 봐야 한다. 시대도 달라졌고 사람의 정감도 달라졌지만 그럼에도 사람이기 때문에 공통된 지점들이 있다. 그러니 고전은 여전히 고전으로 의미를 지닐 수 있는 것이고, 지금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다. 김형술 교수님의 안내에 따라 옛 사람이 한시에 담아놓은 마음을 음미할 수 있었고 그건 너와 내가 격절된 존재감이 아닌, 내가 너인 것 같고 너가 나인 것 같은 묘한 흥분을 만들어냈다.

 

과한 의미부여일 테지만, 올해 다시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고 할 땐 걱정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딱 까놓고 말해서 이미 실패한 그래서 맘속엔 상처로 자리하고 있는 그 길로 다시 갈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더욱이 그때의 고민은 어차피 서울에 자리를 잡았으니 노량진에서 공부를 할까, 익숙한 임용고시반이 있는 전주로 내려갈까 하는 거였다. 하지만 그런 순간들을 지나 지금에 이르고 보니 임용공부를 다시 하겠다는 결정도, 그리고 전주로 내려온 결정도 모두 제대로 된 결정이란 생각이 든다. 더욱이 이렇게 소화시평 수업을 들으며 한문을 공부하는 맛, 한시를 읽는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다는 건 두 말할 나위 없이 최고다. 그럼 이쯤에서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거다.

 

나 왜 이렇게 인복도 많고 운도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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