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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소화시평 감상 - 상권 73. 한유의 글을 시로 담아낸 박상의 한시 본문

연재/한문이랑 놀자

소화시평 감상 - 상권 73. 한유의 글을 시로 담아낸 박상의 한시

건방진방랑자 2021. 10. 27.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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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의 글을 시로 담아낸 박상의 한시

 

 

소화시평권상 73에선 박상이 나오는데 당풍을 연 사람이라고 알려주셨다. 그러면서 강서시파라는 설명도 덧붙여줬는데, 그렇다면 당풍 내에 강서시파라는 게 별도로 있는 건지, 당풍과 강서시파는 전혀 다른 것인지 헛갈리긴 하다.

 

한국한시사라는 책을 읽고 정리한 한시 약사에선 송풍에서 당풍으로 변하는 과정 속에 강서시파가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 그렇다면, 변화되는 과정 속에 전혀 다른 게 있다고도 볼 수 있는 건가? 어찌 되었든 강서시의 특징은 난삽하고 기괴하다고 알려주셨고, 약사에선 기교에 힘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보충: 이 시를 처음 배웠을 때가 188월이었고 다시 정리하는 지금은 192월이다. 그새 6개월 정도가 지났고 지금은 1월에 진도를 쭉쭉 뺀 덕에 소화시평 하권49까지 마친 상황이다. 이렇게 쭉 강서시파의 시를 지나 삼당시인의 시까지 보고 나니 좀 더 체계가 분명하게 잡혔고 강서시와 당시가 어떻게 다른지도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강서시는 송시에서 나온 것이고, 그에 대한 반감으로 당시가 자리 잡게 됐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미 쓴 내용논문을 참고하시라)

 

 

 

 

 

蕙肴椒醑穆將愉 향기로운 안주와 좋은 술로 경건하게 준비하여 기쁘게 하니,
神衛煌煌駕赤虯 신이 찬란하게 붉은 이무기 타고 오네.
香火粲薰三宿裏 술 잔을 세 번 올리는 가운데 향이 찬연히 피어오르고,
月星明槪五更頭 오경이 막 되자 달과 별이 환히 비춰오네.
捎殘颶母天空闊 태풍을 없애니 하늘은 텅 비어 트였고
鎖斷支祈海妥流 물귀신을 묶어서 끊어내니 바다가 잠잠하네.
禾黍有秋從可卜 벼와 기장 결실이 있다는 것을 점칠 수 있으니,
慶雲時起祝融陬 상서로운 구름이 때때로 남쪽 구석에서 일어난다.

 

이 시야말로 도무지 알 수 없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전고가 많이 사용되었고 수신(水神)에게 제사를 지내는 내용을 담았기에 지금의 우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러니 당연히 그냥 글자만 아는 정도로는 절대로 그냥 해석할 수가 없다. 거기다가 신비로운 내용과 비유까지 덧칠되다 보니 어렵다 못해 머리가 돌 지경이다. 하지만 다 해석하고 나니 전체의 시가 보였다.

 

1~2구에선 제사를 지냈더니, 강신(降神)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절대로 그냥 봐서는 하나도 알질 못했다. 심지어 이게 제사 지내는 내용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3~4구에선 제사를 지내는 시간대와 그 환경을 묘사했다. 술잔을 따르고 향풀이 피워진 환경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향풀이 타는 만큼 향풀의 향기는 사당을 가득 메우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었을 것이고, 그랬더니 동 트기 전 오경엔 달과 별이 환해졌다고 한다. 그건 제사로 인해 하늘이 감명을 받아 일어난 것 같은 분위기로 묘사되어 있다.

 

5~6구에선 제사로 인해 태풍이 없어졌고 물귀신도 사라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제사의 효용을 바로 여기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여긴 전고(典故)가 사용되어 잘 봐야만 한다. 그리고 7~8구에선 5~6구에서 제사의 결과로 드러난 것들이 결국엔 어떤 부분까지 이를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이 시는 한유의 남해신묘비(南海神廟碑)의 내용을 한시로 축약한 형태란 걸 이번에 정리하며 알게 됐다. 그러니 이 시를 읽기 전에 한유의 글을 먼저 보고 이 시를 읽는다면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이 시 외에 두 편의 시도 모두 보진 않았지만, 홍만종이 인용한 구에선 확실히 기기묘묘하며 쉽게 해석하기 힘든 부분이란 걸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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