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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 - 곡목설(曲木說) 본문

산문놀이터/조선

장유 - 곡목설(曲木說)

건방진방랑자 2019. 9. 3.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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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굽은 나무와 얍삽한 인간

곡목설(曲木說)

 

장유(張維)

 

 

隣有張生者將築室, 入山伐材, 林林而植者, 皆詰曲離奇不中於用. 山之冢有一木焉, 前視之挺如也, 左視之挺如也, 右視之亦挺如也, 以爲美材, 援斧以就之, 自後視之則骫然枉也.

乃棄斧而歎曰: “嗟夫! 木之爲材, 視之易察也, 擇之易辨也, 然是木也, 余三視之, 不知其不材也, 而況於人之厚貌深情者乎? 聽其言則文, 觀其容則令, 察其細行則飭謹, 未有不以爲君子也. 及其履大變而臨大節也, 然後肺肝見焉, 國家之敗恒由是也. 且夫木之生也, 無有牛羊之踐也, 斤斧之賊也, 雨露之所滋, 日夜之所長, 宜其挺特而直遂也, 乃有骫骳不材若是之甚, 況人之處乎世也? 物欲汩其眞, 利害昏其鑑, 所以枉其天而遁其初者, 不可勝紀, 無怪乎奇衺者衆而正直者尠也.”

遂以語張子, 張子曰: “善哉! 觀乎! 雖然余亦有說焉, 洪範論五行, 木曰曲直, 然則木之曲者, 材則未也, 性則然矣. 人之生也直, 罔之生也, 幸而免, 然則人而不直者, 其免於死也亦幸矣. 然余觀於世, 木之曲者, 雖賤工未嘗取也, 人之曲者, 雖治世未嘗棄也. 子亦觀於大廈乎? 其爲棟爲楹爲榱爲桷, 雲譎而波詭者, 未見有曲材焉. 亦觀於朝乎? 其爲公爲卿爲大夫士, 紆靑而拖紫, 翺翔廊廟者, 未見有直道焉. 是木之曲者常不幸, 而人之曲者常幸也. 語曰: ‘直如絃, 死道邊, 曲如鉤, 封公侯.’ 此曲士之所以多於曲木者徵也夫.” 谿谷先生集卷之四

 

 

 

 

해석

隣有張生者將築室, 入山伐材, 林林而植者, 皆詰曲離奇不中於用.

이웃에 어떤 장생(張生)이란 이가 장차 집을 지으려 해서 산에 들어가 재목을 베려하니 울창한 데 심어진 것이 모두 구부러지고 갈라지고 기이해서 쓰임에 맞질 않았다.

 

山之冢有一木焉, 前視之挺如也, 左視之挺如也, 右視之亦挺如也, 以爲美材, 援斧以就之, 自後視之則骫然枉也.

산의 무덤에 어떤 한 나무는 앞에서 보아도 특출난 듯했고 왼쪽에서 보아도 특출난 듯했으며 오른쪽에서 보아도 또한 특출난 듯해서 아름다운 재목이라 여겨졌지만 도끼를 가져다 나아가 뒤로부터 그걸 보니 휘어 굽어 있었다.

 

乃棄斧而歎曰: “嗟夫! 木之爲材, 視之易察也, 擇之易辨也, 然是木也, 余三視之, 不知其不材也, 而況於人之厚貌深情者乎?

이에 도끼를 놔두고 탄식했다. “! 나무의 재목됨은 봄에 쉽게 살펴보고 선택함에 쉽게 가려지지만 나무는 내가 그걸 세 번 봤음에도 재목이 아님을 몰랐는데 하물며 사람의 두터운 용모나 깊은 정은 더 알기 어려운 것이다.

 

聽其言則文, 觀其容則令, 察其細行則飭謹, 未有不以爲君子也.

그 말을 들어보면 문채나고 그 용모를 보면 아름다우며 그 세세한 행동을 살피면 삼가고 조심하니 군자라 여겨지지 않음이 없다.

 

及其履大變而臨大節也, 然後肺肝見焉, 國家之敗恒由是也.

급변하는 상황을 겪거나 큰 절개에 임한 후에야 속이 드러나니 국가의 패함도 항상 이것을 말미암는다.

 

且夫木之生也, 無有牛羊之踐也, 斤斧之賊也, 雨露之所滋, 日夜之所長, 宜其挺特而直遂也, 乃有骫骳不材若是之甚, 況人之處乎世也?

또한 대체로 나무가 자람에 소와 양이 짓밟거나 도끼가 베어내거나 하지 않고 비와 이슬이 번식시키고 낮과 밤이 길러내 마땅히 특출나서 곧장 자라야 하지만 굽고 구부러져 재목이 되지 않음이 이처럼 심하니 하물며 사람이 세상에 사는 건 오죽할까.

 

物欲汩其眞, 利害昏其鑑, 所以枉其天而遁其初者, 不可勝紀, 無怪乎奇衺者衆而正直者尠也.”

물욕이 참됨을 빠뜨리고 이해가 식견을 혼란스럽게 해서 천성을 굽게 하고 초심을 숨게 한 것을 이루 기록할 수 없으니 괴이하고 사특한 이는 많고 정직한 이는 적은 게 기괴할 게 없다.”

 

遂以語張子, 張子曰: “善哉! 觀乎! 雖然余亦有說焉, 洪範論五行, 木曰曲直, 然則木之曲者, 材則未也, 性則然矣.

마침내 장자(張子)에게 말하니 장자가 말했다. “좋습니다! 관점이여! 비록 그렇더라도 저는 또한 할 말이 있으니 홍범(洪範)에서 오행(五行)을 논하면서 나무는 곧기도 굽기도 한다고 했으니, 나무가 굽은 것은 재질 때문이 아니라 본성이 그런 것입니다.

 

人之生也直, 罔之生也, 幸而免, 然則人而不直者, 其免於死也亦幸矣.

사람이 사는 이치는 정직함인데 그렇지 않고 사는 것은 요행히 면한 것이다고 했지만 사람이고서 정직하지 못하고도 죽음을 면한 것 또한 요행입니다.

 

然余觀於世, 木之曲者, 雖賤工未嘗取也, 人之曲者, 雖治世未嘗棄也.

그러나 내가 세상을 보니 나무로 굽은 것은 비록 솜씨 없는 장인도 일찍이 취하지 않고 사람으로 굽은 이는 비록 다스려지는 세상에서 일찍이 버려지지 않습니다.

 

子亦觀於大廈乎? 其爲棟爲楹爲榱爲桷, 雲譎而波詭者, 未見有曲材焉.

그대 또한 큰 대궐을 보았습니까? 동량과 기둥과 서까래 된 것이 구름처럼 엮이고 파도처럼 섞였지만 굽은 재목은 보이지 않습니다.

 

亦觀於朝乎? 其爲公爲卿爲大夫士, 紆靑而拖紫, 翺翔廊廟者, 未見有直道焉.

또한 조정을 보았습니까? 공경대부나 선비가 된 이들이 몸에 인수를 두르고 조정[廊廟]에 날 듯 다니는 이들이 곧은 도가 있음을 보지 못했습니다.

 

是木之曲者常不幸, 而人之曲者常幸也.

이에 나무로 굽은 것은 항상 불행한 일이지만 사람으로 굽은 이는 항상 다행인 것입니다.

 

語曰: ‘直如絃, 死道邊, 曲如鉤, 封公侯.’ 此曲士之所以多於曲木者徵也夫.” 谿谷先生集卷之四

줄처럼 곧은 이는 길가에서 죽고 갈고리처럼 굽은 이는 공과 후에 봉해진다.’라는 옛말이 있으니 이것이 굽은 인간이 굽은 나무보다 많아진 까닭을 징험해줍니다.”

 

 

인용

저자 / 지도

앞 글(傳說) / 뒷 글(黑牛說)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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