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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정 - 계정집서(桂庭集序) 본문

산문놀이터/조선

서거정 - 계정집서(桂庭集序)

건방진방랑자 2019. 2. 22.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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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집에 써준 서문

계정집서(桂庭集序)

 

서거정(徐居正)

 

 

스님이 지은 시의 한계에 대해

詩言志. 志者, 心之所之也. 是以讀其詩, 可以知其人. 盖臺閣之詩, 氣象豪富; 草野之詩, 神氣淸淡; 禪道之詩, 神枯氣乏. 古之善觀詩者, 類於是乎分焉.

以來, 氏之以詩鳴世者, 無慮數百家. 貫休皎然, 唱之於前; 覺範道潛, 和之於後, 往往與文人才士, 頡頏上下. 然峭古淸瘦之氣有餘, 而無優游中和之氣, 終未免詩家酸饀之譏. 然是豈強爲而然哉, 蔬筍之氣, 不得不爾也.

 

천봉스님과 계정스님 시의 특징

桂庭, 國初詩僧, 千峯雨上人齊名. 論者以謂千峯之詩, 高古簡潔, 淸新峭峻, 有本家風骨; 桂庭之詩, 飄飄俊逸, 隨意放肆, 無方外之氣.” 居正少遊山讀書, 千峯開慶寺. 時年八十餘, 尙游戱翰墨, 爲詩, 出口輒驚人. 如淸氷出壑, 檀香有液, 無一點塵俗氣, 淸乎淸者也.

 

계정집에 서문을 짓는 이유

桂庭已示寂, 不得接緖綸, 於詩亦不多見. 今從允上人, 得閱是編, 造語平淡, 不刻斲爲巧, 纖織爲麗, 終無寒乞飢鳶之聲. 其與千峯齊名, 眞不虛矣. 千峯之詩, 世無傳者, 而師之詩, 傳之不朽者如此. 將以續之遺響, 鳴於東方無疑矣. 若夫蔬筍酸饀之有無, 予非具眼者, 安能掉舌於其間哉? 四佳集卷之六

 

 

 

 

해석

 

처한 환경이 시에 반영된다

 

詩言志. 志者, 心之所之也.

시라는 것은 뜻을 말하는 것이다. 뜻이란 마음이 향하는 지향점이다.

 

是以讀其詩, 可以知其人.

이 때문에 시를 읽으면 그 사람을 알 수가 있다.

 

盖臺閣之詩, 氣象豪富;

대개 벼슬에 종사하는 학자의 시는 기상이 호방하고 풍부하며,

 

草野之詩, 神氣淸淡;

초야에 은둔하는 학자의 시는 정신과 기상이 맑고도 담백하며,

 

禪道之詩, 神枯氣乏.

스님의 시는 정신이 메마르고 기가 결핍되어 있다.

 

古之善觀詩者, 類於是乎分焉.

그래서 옛적에 시를 잘 보는 사람들은 대개 이런 차이점으로 구분하였던 것이다.

 

 

 

스님이 지은 시의 한계에 대해

 

以來, 氏之以詩鳴世者, 無慮數百家.

당나라와 송나라 이래로 석가모니가 시로 세상을 울렸으니, 무려 수백작가가 영향이 미쳤다.

 

貫休皎然, 唱之於前; 覺範道潛, 和之於後,

관휴와 교연이 앞에서 울렸으며, 그걸 이어받아 각범과 도잠이 뒤에서 화답했다.

 

往往與文人才士, 頡頏上下.

이따금 문인과 재주 있는 선비들이 서로 상하를 다투기도 했다.

 

然峭古淸瘦之氣有餘,

그러나 우뚝하고 예스러우며 맑고 야윈 기운은 여유가 있었지만,

 

而無優游中和之氣,

넉넉한 중화(中和)의 기상은 없어,

 

終未免詩家酸饀之譏.

마침내 시를 짓는 사람들이 속되고 고상하지 못하다는 비난을 면하지 못하게 했다.

 

然是豈強爲而然哉,

그러나 어찌 그게 억지로 힘써서 그랬던 것이겠는가?

 

蔬筍之氣, 不得不爾也.

나물만 먹던 기운이 부득불 그러하도록 한 것이니 말이다.

 

 

 

천봉스님과 계정스님 시의 특징

 

桂庭, 國初詩僧, 千峯雨上人齊名.

계정은 조선 초에 시를 짓던 스님으로 천봉우 상인과 명성을 나란히 했다.

 

論者以謂千峯之詩,

평론하는 이들이 말한다. “천봉의 시는

 

高古簡潔, 淸新峭峻, 有本家風骨;

고상하고 예스러우며 간결하고 맑고도 신선해 우뚝 솟아 스님의 풍골이 있는데 반해,

 

桂庭之詩, 飄飄俊逸,

계정의 시는 얽매임이 없고 뛰어나며 자유로워

 

隨意放肆, 無方外之氣.”

뜻에 따라 멋대로 하지만 세속을 떠난 기운은 없다.”

 

居正少遊山讀書, 千峯開慶寺.

나는 어려서 산에서 노닐며 책을 읽었는데 천봉스님을 개경사에서 뵈었다.

 

時年八十餘, 尙游戱翰墨,

이때 나이 80여세로 오히려 문자로 유희하였는데

 

爲詩, 出口輒驚人.

시를 지어 입으로 말하면 문득 사람들이 놀랐었다.

 

如淸氷出壑, 檀香有液,

마치 맑은 얼음이 골짜기에서 나오는 것 같았고 박달나무의 향이 액체로 있는 것 같아

 

無一點塵俗氣, 淸乎淸者也.

조금도 속세의 기운이 없어 맑고도 맑았다.

 

 

 

계정집에 서문을 짓는 이유

 

桂庭已示寂, 不得接緖綸,

그러나 계정은 이미 입적하여 그가 쓴 글의 실마리를 접할 수 없었고,

 

於詩亦不多見.

시 또한 많이 보질 못했다.

 

今從允上人, 得閱是編, 造語平淡,

이제 윤상인을 따라 계정집을 볼 수 있었는데 조어가 평이하고 담박하여

 

不刻斲爲巧, 纖織爲麗,

꾸며내려 교묘하게 하려 하지 않았고 섬세하게 지어 아리따웠으니,

 

終無寒乞飢鳶之聲.

마침내 춥고 주린 솔개의 소리가 없었다.

 

其與千峯齊名, 眞不虛矣.

천봉과 명성을 나란히 했다는 게 참으로 허언은 아니었다.

 

千峯之詩, 世無傳者,

그러나 천봉의 시는 세상에 전해지지 않았지만

 

而師之詩, 傳之不朽者如此.

계정 스님의 시는 전하여 없어지지 않은 것이 이와 같다.

 

將以續之遺響,

그러니 장차 관휴와 교연과 각범과 도잠의 남은 향기를 이어

 

鳴於東方無疑矣.

동방을 울린 것을 의심할 게 없다.

 

若夫蔬筍酸饀之有無,

만약 소순기(蔬筍氣)나 산도기(酸饀氣)蔬筍酸饀: 떡이 상해 신맛이 도는 것으로, 시가 속되어 고상치 못함의 있고 없음에 대해서

 

予非具眼者, 安能掉舌於其間哉? 四佳集卷之六

나는 안목을 갖추지 못했으니, 어찌 그 사이에 혀를 놀려 첨언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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