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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직을 그만두고 지상을 향하다 오후에 누원에 앉아
파관향지상 오좌누원(罷官向芝上 午坐樓院)
황정욱(黃廷彧)
午憩東樓缷馬鞍 窮陰忽作暮天寒
天或試人聊自遣 雨還留客蹔求安
明朝刮目鄕山碧 且費今宵一夢闌 『芝川集』 卷之二
해석
午憩東樓缷馬鞍 오게동루사마안 | 오후에 동루에서 쉬려 말안장을 푸니 |
窮陰忽作暮天寒 궁음홀작모천한 | 섣달【궁음(窮陰): 음(陰)이 꽉 찬 상태인 겨울 음력 10월을 뜻한다. 음력 10월은 순음(純陰)인 곤괘(坤卦)에 해당하고, 동지가 되면 양효(陽爻) 하나가 아래에서 다시 생겨나, 11월에 해당하는 복괘(復卦)가 된다.】이라 홀연 저녁 기운 차갑구나. |
紅塵謾說歸田好 홍진만설귀전호 | 세상살이할 땐 공연히 ‘전원으로 돌아가길 좋아한다’고 말만 하다가 |
白首猶歌行路難 백수유가행로난 | 늙어서는 오히려 이백의 「行路難」을 노래하는 구나. |
天或試人聊自遣 천혹시인료자견 | 하늘이 혹 사람을 시험하면 겨우 스스로 맘 달래고 |
雨還留客蹔求安 우환류객잠구안 | 비가 도리어 객을 붙들면 잠깐이나마 편안함을 구해야지. |
明朝刮目鄕山碧 명조괄목향산벽 | 내일 아침은 고향산의 푸름에 눈을 비비며 보게 될 것이니, |
且費今宵一夢闌 차비금소일몽란 | 또한 오늘 밤을 다 허비하여 한바탕 꿈 꿔야지. 『芝川集』 卷之二 |
해설
이 시는 1580년(선조 13) 파직되어 영평(永平)의 별업으로 갈 때 지은 것이다. 벼슬을 그만두고 시골로 가는 착잡한 심정과 음울한 빗속의 경치를 표현하고 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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