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길 팍팍해라
행로난(行路難) 三首
이백(李白)
金樽淸酒斗十千 玉盤珍羞直萬錢
停杯投箸不能食 拔劒四顧心茫然
欲渡黃河氷塞川 將登太行雪滿山
閑來垂釣碧溪上 忽復乘舟夢日邊
行路難 行路難 多岐路 今安在
長風破浪會有時 直掛雲帆濟滄海
大道如靑天 我獨不得出
羞逐長安社中兒 赤雞白狗賭梨栗
彈劍作歌奏苦聲 曳裾王門不稱情
淮陰市井笑韓信 漢朝公卿忌賈生
君不見昔時燕家重郭隗 擁篲折節無嫌猜
劇辛樂毅感恩分 輸肝剖膽效英才
昭王白骨縈蔓草 誰人更掃黃金臺
行路難, 歸去來!
含光混世貴無名 何用孤高比雲月
吾觀自古賢達人 功成不退皆殞身
華亭鶴唳詎可聞 上蔡蒼鷹何足道
君不見吳中張翰稱達生 秋風忽憶江東行
且樂生前一杯酒 何須身後千載名
해석
金樽淸酒斗十千 금준청주두십천 | 금 술잔 청주의 용량은 만금이고 |
玉盤珍羞直萬錢 옥반진수직만전 | 옥 쟁반 진수성찬의 값어치는 만 전인데, |
停杯投箸不能食 정배투저불능식 | 술잔 멈추고 젓가락 놓고선 먹질 못하고 |
拔劒四顧心茫然 발검사고심망연 | 칼 빼들고 사방을 둘러보며 마음만 망연자실한다네. |
欲渡黃河氷塞川 욕도황하빙색천 | 황하 건너려 해도 얼음이 강을 막아섰고 |
將登太行雪滿山 장등태항설만산 | 장차 태항산 오르려 해도 눈이 산에 가득하구나. |
閑來垂釣碧溪上 한래수조벽계상 | 한가롭게 벽계수 가에서 낚시대 드리우다가 |
忽復乘舟夢日邊 홀부승주몽일변 | 갑자기 다시 배를 타고선 도성【日邊: 東晉의 明帝가 어렸을 적에 부왕인 元帝에게 장안과 태양 사이의 거리를 답변한 고사에서 나온 말로, 도성의 별칭이다. -『世說新語』「夙惠」】에 가는 꿈 꾼다네. |
行路難 行路難 행로난 행로난 | 살아갈 길 팍팍해라. 살아갈 길 팍팍해라. |
多岐路 今安在 다기로 금안재 | 갈림길 많으니, 이제 어디에 있는 것인가? |
長風破浪會有時 장풍파랑회유시 | 긴 바람이 파도 깨뜨리며 모일 날 있으리니, |
直掛雲帆濟滄海 직괘운범제창해 | 곧 구름돛 달고 창해 건너리. |
大道如靑天 대도여청천 | 큰 길은 푸른 하늘 같지만 |
我獨不得出 아독부득출 | 나만 홀로 나가질 못한다네. |
羞逐長安社中兒 수축장안사중아 | 부끄럽게도 장안 내의 아이들과 |
赤雞白狗賭梨栗 적계백구도리율 | 붉은 닭과 흰 개를 경쟁시키며 배와 밤을 걸었다네. |
彈劍作歌奏苦聲 탄검작가주고성 | 馮驩은 괴로운 소리를 지어내며 검을 만지고 노래 불렀고 |
曳裾王門不稱情 예거왕문불칭정 | 鄒陽【曳裾: 옷자락을 끌고 다닌다는 뜻으로, 왕족이나 권세가의 집에 출입하며 빌붙어서 출세하는 것을 말한다. 한나라 鄒陽이 吳王에게 보낸 글 가운데 “내가 고루한 나의 마음을 꾸미려고만 들었다면, 어떤 왕의 궁문인들 나의 긴 옷자락을 끌고 다닐 수가 없었겠는가.飾固陋之心 則何王之門 不可曳長裾乎”라는 말에서 유래하였다. -『漢書』卷51 「鄒陽傳」】은 맘에 들지 않아도 권세가의 문에서 옷자락 끌었지. |
淮陰市井笑韓信 회음시정소한신 | 회음의 시정배들은 한신을 비웃었고 |
漢朝公卿忌賈生 한조공경기가생 | 한나라 조정의 공경들은 가의를 꺼려했지. |
君不見昔時燕家重郭隗 군불견석시연가중곽외 | 그대 보지 못했나? 옛날에 연나라 昭王이 곽외를 후대했던 것과 |
擁篲折節無嫌猜 옹수절절무혐시 | 鄒衍을 맞이할 때 길을 쓸고 무릎 꿇어도 미움과 시기가 없었다네. |
劇辛樂毅感恩分 극신낙의감은분 | 극신과 낙의가 성은 받음에 감격했고 |
輸肝剖膽效英才 수간부담효영재 | 간담을 쪼개어 영재의 공효를 다했다는 것을. |
昭王白骨縈蔓草 소왕백골영만초 | 그러나 소왕의 백골은 덩굴이 덮였고 |
誰人更掃黃金臺 수인갱소황금대 | 누가 영재를 불렀던 황금대를 다시 청소하겠는가? |
行路難, 歸去來! 행로난, 귀거래! | 살아갈 길 팍팍하니, 돌아가자꾸나! |
有耳莫洗潁川水 유이막세영천수 | 귀가 있더라도 許由와 같이 영천의 물에 씻질 말고, |
有口莫食首陽蕨 유구막식수양궐 | 입이 있더라도 백이와 숙제처럼 수양산의 고사리 먹질 말라. |
含光混世貴無名 함광혼세귀무명 | 재능은 품은 채 세상에 섞여 이름이 없는 것이 귀하니, |
何用孤高比雲月 하용고고비운월 | 어찌 외롭고 고고하여 구름과 달에 견주는가? |
吾觀自古賢達人 오관자고현달인 | 내가 보니, 예로부터 현달한 사람은 |
功成不退皆殞身 공성불퇴개운신 | 성공했지만 물러나질 않으면 모두 목숨을 잃었다네. |
子胥旣棄吳江上 자서기기오강상 | 오자서는 이미 오나라 강 위에 시신이 버려졌고 |
屈原終投湘水濱 굴원종투상수빈 | 굴원은 끝내 멱라수에 자살했지. |
陸機雄才豈自保 육기웅재기자보 | 육기의 영웅적인 자질로도 어찌 스스로 보전하겠으며, |
李斯税駕苦不早 이사세가고부조 | 이사는 수레를 풀 곳 모른다 하여【稅駕: 李斯가 秦의 宰相이 되어 富貴가 극도에 이르자 “내가 稅駕 할 곳을 알지 못하노라.”고 한 데서 나온 말. 탈가란 곧 解駕로, 수레를 풀고 편안하게 휴식하고자 하는 뜻임. 즉 이사가 부귀가 극도에 달하였으나, 향후의 길흉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뜻으로 한 말임. 전하여 장래의 사태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뜻으로 쓰임.】 괴로움을 일찍 끝나지 않았지. |
화정학려거가문 | 육기가 화정의 학 울음소리【華亭: 지금의 上海市 松江縣 서쪽에 있는데, 鶴의 産地로 유명하다. 晉 陸機가 벼슬길에 들어서기 전에 동생 陸雲과 함께 이곳에서 10여 년을 살았는데, 나중에 참소를 받고 처형당하기 직전에 “화정의 학 울음소리를 듣고 싶다만 그 일이 또 어떻게 가능하겠는가.欲聞華亭鶴唳 可復得乎”라고 탄식했다는 고사가 전한다. -『世說新語』「尤悔」】 어찌 들을 수 있겠으며 |
上蔡蒼鷹何足道 상채창응하족도 | 이사가 상채에서 푸른 매로 사냥하는 걸【秦 승상 李斯가 무함을 받고 사형을 당하기 직전에 그의 아들을 돌아보며 “내가 너와 함께 다시 누렁이를 이끌고 상채의 동문으로 나가서 약빠른 토끼를 쫓으려고 한들 어떻게 될 수 있겠느냐.吾欲與若復牽黃犬 俱出上蔡東門 逐狡兎 豈可得乎”라고 탄식했던 고사가 있다. -『史記』卷87 「李斯列傳」】 어찌 족히 말할 수 있겠는가. |
君不見 군불견 | 그대 보지 못했나. |
吳中張翰稱達生 오중장한칭달생 | 오나라의 장한이 죽을 만큼 살았다고 일컬어져 |
秋風忽憶江東行 추풍홀억강동행 | 가을바람에 홀연히 생각나 강동으로 떠났다는 것을. |
且樂生前一杯酒 차낙생전일배주 | 또한 생전에 한 잔 술이나 즐길 것이지, |
何須身後千載名 하수신후천재명 | 하필 죽고 나서 천 년 후에 이름이나 남기겠는가.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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