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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20.11.20 - D-1일, 이제 집대성을 보일 차례 본문

건빵/일상의 삶

20.11.20 - D-1일, 이제 집대성을 보일 차례

건방진방랑자 2020. 11. 20.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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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집대성을 보일 차례

 

 

어제 비가 오기 전까지 마치 장마철처럼 덥고 습한 날이 며칠 계속 되었다. 이상 고온 현상으로 11, 더욱이 임용시험을 코앞에 둔 시점에 이런 기온을 느껴보는 건 처음이다. 큰 일을 앞에 두고 있을 땐 자잘한 일조차도 큰 의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마치 이상 기온현상이 무슨 거대한 의미인 것처럼 피부로 느껴지듯 말이다.

 

 

어제 비가 오고 나서 대폭 추워졌다. 이제 늦가을 다운 날씨다. 학교에도 구름이 잔뜩 꼈다. 지금의 내 기분인가?

 

 

 

기다렸음에 막상 닥친 시간에 떨며

 

지금 시간은 오전 1157분이다. 내일 이 시간이면 전공 A형 시험 문제를 막바지로 풀고 있으리라. 작년에 임용시험에서 떨어지고 난 후 아기다리 고기다리던순간이 어느새 이렇게 훌쩍 와버린 것이다. 막상 임용시험을 공부하고 있을 땐 빨리 시험 당일이 되어 시험을 보고 싶다가도 이렇게 코앞에 닥친 시간이 되고나면 여러 후회들이 뒤따르고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임용시험은 기대와 설렘보단 두려움과 회한이 더 크다고 보아도 되리라.

그렇기에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과연 이 시험에 얼마나 직면할 수 있느냐 하는 마음이다. 닥쳤고 이제 그 현장에 들어가 준비해온 실력을 유감없도록 풀어내야 한다. 그 자리는 온전히 나만의 공간이며, 그 시간은 오롯이 나와의 시간일 뿐이다. 누군가 나에게 알려줄 수 있는 사람도 없고 대신 시험을 치루어줄 사람도 없다. 그러니 나의 실력을 믿고 한 문제 한 문제를 성심성의껏 풀어가볼 일이다.

 

 

2차 시험까지 보고 나면 마치 교사가 눈앞에 온 것만 같다. 하지만 떨어지는 것도 한 순간! 아뿔싸!  

 

 

 

어중간함이 아닌 집대성을 드러내라

 

노다메 칸타빌레(のだめ カンタビレ)’라는 드라마 5화에선 슈트레제만이라는 독일의 유명하지만 괴짜인 지휘자와 천재성을 지닌 그의 제자인 치아키 신이치의 피아노 협연이 펼쳐진다. 치아키는 이미 천부적인 음악성으로 인정받고 있고 그의 피아노 실력에 대해서도 모두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처음으로 연습을 하던 순간에도 슈트레제만의 지휘와 신이치의 연주는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었다. 이에 대해 콘서트마스터인 키오라는 굉장해! 처음 들었지만 치아키군은 역시 잘 해!”라고 평을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슈트레제만은 그런 연주에 결코 만족해하지 않았고 치아키에게 아래와 같은 주문을 하기에 이른다.

 

 

치아키! 뭔가요, 지금 연주는? (악보의 한 페이지를 가리키며) 여기는 제일 고조될 부분이예요. 좀 더 최선을 다해서! 음악으로 표현해주세요. 자네는 자기 자신을 전혀 알지 못하는 군요. 관객에게 보이는 법! 이것도 중요한 공부예요. 좀 더 아름답게! 좀 더 열정적으로! 좀 더 애절하게! 좀 더 진심으로! 휘청휘청거리는 게 아닙니다! 좀 더 음악에 몰두하라는 겁니다!

자네는 이 대학에서 4년간 피아노 공부를 해왔습니다. 그 집대성(集大成)을 보여줘야죠. 그 지휘를 하는 게 바로 접니다! 이건 좀처럼 얻을 수 없는 귀중한 경험! 그리고 공부입니다! 어중간한 건 전 용서치 않습니다.

-노다메 칸타빌레, 2006, 후지TV, 5화 중

 

 

예전에 임용공부를 할 땐 베토벤 바이러스라는 드라마를 많이 보며 힘을 얻곤 했다. 이 드라마나 베토벤 바이러스모두 음악에 관한 드라마로 한 걸음씩 성장해가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무언가 앞날이 답답하게 느껴지고 내가 지금 하는 게 맞는지 의심이 들 때면 방향을 제시해준다. 이번에 볼 땐 5화에서 슈트레제만이 신이치에게 하는 저 대사가 뇌리에 콱 박혔다. 마치 지금의 나에게 해주는 말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신이치의 연주는 분명히 훌륭했고 주위 사람들이 인정할 정도로 대단한 것이었다. 하지만 슈트레제만이 들었을 땐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었던 셈이다. 그건 바로 휘황찬란한 기교나 틀리지 않는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진심으로 건반을 눌러달라는 것이었다. 4년 간 공부를 하며 이루어낸 집대성(集大成)을 유감없이 보여주길 바란 것이다. 이처럼 시험을 코앞에 둔 지금 이 시점의 나에게 요구되는 것도 그와 같은 집대성을 보여줄 수 있느냐?’하는 것이리라. 다시 임용 시험을 준비하며 어느덧 3년이 흘렀다. 다시 한문공부의 길에 들어서 3년 간 재밌고 신나게 공부한 셈이다. 그렇다면 이때쯤이면 3년 동안 공부해온 것의 집대성을 보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어영부영하는 게 아닌 좀 더 아름답게, 좀 더 열정적으로, 좀 더 애절하게, 좀 더 진심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내일 있을 나만의 무대인 2021학년도 임용시험은 그런 의미에서 귀중한 경험의 장이자 공부의 장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어중간하지 않도록 최대한 몰두하며 나만의 집대성을 맘껏 드러낼 테다.

 

 

좀 더 진심으로 집대성을 보여주라는 겁니다! 헉~ 나에게 하는 말인가? 

 

 

 

즐거운 한문 시간

 

노다메 칸타빌레를 보면 자주 등장하는 말이 있다. 연주회를 시작하기 직전에, 리허설을 하며 연주가들이 바짝 긴장되어 있는 순간에 여지없이 나오는 말이다. 그건 바로 즐거운 음악시간이다[楽(たの)しい 音楽(おんがく)の時間(じかん)た]라는 말이다. 이 말을 통해 음악이란 즐기는 것이고, 맘껏 즐기며 신나게 연주할 수 있으면 된다는 말을 넌지시 해주며 최상의 컨디션으로 연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도 딱 그 마음이라 할 수 있다. 임용시험 시간은 분명히 최고로 긴장되는 순간이지만, 그럼에도 즐거운 한문 임용고사 시간이다라고 외칠 수 있는 정신이 필요하니 말이다. 올해 정말 후회 없도록 열심히 준비했고 많은 것들을 해나갈 수 있었다. 완벽하진 않더라도 부족하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즐거운 한문 임용시험 시간에 맘껏 집대성을 보여주면 될 것이다. 오라 임용시험이여! 너와 한껏 어우러져 놀다 오리라.

 

 

드넓게 펼쳐진 대로, 이게 나의 앞 길일까? 당당히 걸어가리.  

 

 

인용

지도

20년 글

임용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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