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심플한 성공의 비결
서두에 인용한 드라마는 베토벤 바이러스(이하 베바)의 내용이다. 마지막 장면이지만 두 사람이 서로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진검승부를 하는 명장면이다. 그런데 이 대화엔 이미 자기의 존재에 대해 변화된 것들이 촘촘히 박혀 있다. 1편에서 나오던 강마에와 강건우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두 사람은 많이도 바뀌었다.
베바에 맘이 뺏기다
베바, 정말 오랜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던 드라마다. ‘신귀공자’ 이후로 처음이지 않을까. 솔직히 처음엔 내용 따윈 모르고 그저 음악을 다루고 있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소장하고 싶은 마음에 다운 받아 놓았다. 음악은 인간의 감정을 선율로 풀어놓은 예술장르다. 그걸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이 드라마는 단순한 라디오가 될 수도 있고 가슴 깊은 여운을 줄 수 있는 명작도 될 수 있다.
그런데 베바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인연에 따라 자아란 견고한 성채가 깨지고 변화되어가는 인간의 모습을 클래식의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잘 담아냈기 때문이다. 거기에 자신의 꿈을 향해 현실적인 압박을 이겨가며 나아가는 소시민들의 모습을 정말 멋지게 그려냈다. 지금의 내 처지에서 생각할 거리를 맘껏 던져주는 명작이었던 셈이다.
▲ 강건우는 자신이 꿈꾸는 것을 위해 멈칫 하지 않고 우왕좌왕하지 않고 자신의 길로 간다.
실패만 하던 강건우가 전해주는 성공담
계속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던 ‘마우스필’ 오케스트라와 해체 위기에 직면한 시향 단원들은 하나로 뭉쳐 새 활로를 찾기 위해 연합공연을 기획하게 된다. 그렇게 열린 공연에 출국하기 위해 공항으로 가던 강마에가 돌아와 강건우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성공을 만드는 모습이 결코 일방적이거나 완벽하지 않고 좌충우돌한다는 것이다. 99번, 그건 언제고 실패할 수 있다는 불안을 담은 말인데 그런 불안이 엄습해올지라도 ‘내가 진정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달려가겠다는 것이다.
끝이라니요? 이제 시작인데. 여기서 관두면 맞는데요, 또 덤비면 또 다른 길이 열리는 거잖아요. 그렇게 될 때까지 계속 가면 그게 바로 성공이고요.
강건우는 당당히 자신의 입장을 말한다. 이렇게 명쾌한 성공담이 또 어디에 있을까. 성공이 어떤 거창한 것처럼 포장되고 인식되는 요즘이지만, 성공은 그렇게 갑작스럽게도, 그렇게 우연적이게도 찾아오는 게 아니다. 내가 나아가는 만큼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고 내가 마음을 비울 때 어느 순간 내 곁에 있는 것이다. 맞다, 지금 내가 두 손, 두 발 놓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실패다. 내가 여기서 임용고사를 포기한다면 그게 바로 끝인 거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시작이라고 생각하며 여기서부터 한 걸음 내딛을 마음가짐이 되어 있다. 곧 ‘실패’이거나 ‘끝’은 아니라는 말씀. 지금부터 새롭게 시작해서 나아간다면 새로운 물은 분명히 열릴 것이고, 그렇게 지치지 않게 힘껏 나아갈 수 있다면 성공 또한 하게 될 것이다.
성공은 그처럼 막연한 것이 아니다. 그저 내가 좌충우돌하며 두드리고 나아간 만큼 나에게 조금씩 열리는 것일 뿐이다. 이렇게만 생각하고 나의 꿈을 펼치며 나가면 된다. 인생 참 쉽게 생각한다고 받아치는 강마에의 이야기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맞다. 인생 뭐 있나~ 될 때까지 밀어붙이면 되는 것을~ 그게 바로 성공하는 방법인 것을~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맞고 품으면 된다.
▲ 세 번째 임용시험을 봤다. 다음 임용에선 합격하길 고대하며.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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