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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한글역주, 공야장 제오 - 13. 자로는 실천하지 못하고선 다시 듣는 걸 두려워하다 본문

고전/논어

논어한글역주, 공야장 제오 - 13. 자로는 실천하지 못하고선 다시 듣는 걸 두려워하다

건방진방랑자 2021. 6. 2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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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자로는 실천하지 못하고선 다시 듣는 걸 두려워하다

 

 

5-13. 자로는 좋은 가르침을 듣고 아직 미처 실행하지 못했으면, 행여 또 다른 가르침을 들을까 두려워하였다.
5-13. 子路有聞, 未之能行, 唯恐有聞.

 

자로의 우직함과 진실함을 잘 나타내는 명구로서, 듣는 이의 가슴에 와 닿는 느낌이 깊은 파편이다. 이것은 자로의 독백도 아니요, 자로에 대한 공자의 평어도 아니다. 자로를 관찰해온 어떤 사람이 자료에 관하여 평한 것을 여기 담아놓은 것이다. 브룩스는 이 파편이 자로에 관한 이야기가 집중적으로 실려있는 선진(先進)편으로 삽입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자로에 관한 평론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공자와의 관계에서 이루어진 평론이므로, 공자의 제자평론과 양식은 다를지라도 앞의 컬렉션과 동일한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선진편으로 삽입되어야 한다는 브룩스의 논의는 피상적인 견해에 불과하다.

 

자로는 강렬한 열정과 무서운 실천력을 소유한 인물이다. 이러한 인물은 관심의 폭이 좁다. 그리고 아둔한 진실성 때문에 감성적 수용능력의 폭이 좁다. 그리고 삶의 태도가 일면적이며 직선적이다. 다면의 착종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러한 자로의 성품과 진실은 우리자신의 일상적 삶 속에서도 쉽게 관찰될 수 있는 것이다. 일기를 꼬박꼬박 쓰는 자가 오늘 하루의 일기를 못 썼다고 삶의 하루가 흘러가는 것을 저주한다든가

 

여기 자로에 대한 코믹한 기술은 양면성이 있다. 자로와 같은 우직한 인간에 대한 향수와 더불어 그렇게 직선적이고 융통성 없는 인간은 복잡다단한 현세에 이미 걸맞지 않은 인간 타입이라는 부정적 판단이 내포되어 있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가치에 대한 긍정이 반어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자로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우직한 실천인이 그리워지는 세태인 것이다.

 

 

앞서 들은 바에 있어서도 아직 미처 실천하지 못함이 있는데, 또다시 새로 들으면 실천이 못 따라갈까봐 두려워한 것이다.

前所聞者旣未及行, 故恐復有所聞而行之不給也.

 

범순부가 말하였다: “자로는 좋은 말을 들으면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 용감하였다. 문인들이 모두 그러한 면에 있어서는 도저히 자로를 미칠 수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 가 채록되기에 이른 것이다. 자로라면 진실로 그 용기를 제대로 썼다고 일컬을 만하다.”

范氏曰: “子路聞善, 勇於必行, 門人自以爲弗及也, 故著之. 若子路, 可謂能用其勇矣.”

 

 

범순부의 주석이 자로라는 인물을 더욱 가까이 느끼게 만든다. 자로의 진리에 대한 향심, 그리고 거짓 없는 실천력과 용기, 그리고 외골수의 의리, 이 모든 것이 뛰어나서 주변사람들이 함부로 범접할 수가 없었다. 공문의 기록으로 여기 공야장(公冶長)의 분위기에 걸맞는 파편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브룩스는 의미 없는 가위질을 너무 심하게 하고 있다. 문헌비평이란 문헌을 있는 그대로 보다 정확히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문헌비평(textual criticism)은 가위질이 아니다.

 

 

 

 

인용

목차 / 전문

공자 철학 / 제자들

맹자한글역주

효경한글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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