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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3장 싯달타에서 대승불교까지 - 팔정도와 삼학 본문

고전/불경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3장 싯달타에서 대승불교까지 - 팔정도와 삼학

건방진방랑자 2021. 7. 13.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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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정도와 삼학

 

 

그런데 4번째의 도제는 초기불교시대에 있어서는 엄청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수행자들의 생활규칙 같은 것이었는데, 그것을 팔정도(八正道)라고 부릅니다. 여덟 가지의 바른 길이라는 뜻일 텐데, 이 팔정도야말로 원시불교의 실천강령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었죠(우리나라에서는 원시원시인처럼 ‘primitive’하다는 뉘앙스가 있어 싫어한다. 그리고 초기 불교라고 한다. 나는 불타가 살아있을 시대의 불교를 근본불교라 부르고, 적멸 후 한 150년간, 부파불교가 시작되기 이전의 시대를 원초적이라는 의미에서 원시불교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 양자를 합쳐서 초기불교라 불러도 무방하다).

 

팔정도(八正道)는 정견(正見, 바른 소견), 정사유(正思惟, 바른 생각), 정어(正語, 바른 말), 정업(正業, 바른 업), 정명(正命, 바른 생활), 정정진(正精進, 바른 노력), 정념(正念, 바른 기억), 정정(正定, 바른 집중)을 가리킵니다. 얼핏 듣기에 이것은 매우 윤리적인 규범의 나열같이 들리기 때문에 무슨 불교적 특성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초기불교의 모습은 극히 윤리적인 수련을 하는 단체생활이었습니다.

 

싯달타도 죽으면서 제자들에게 빨리 해탈하라는 얘기는 하지 않았어요. 그냥 정진하시오라고 부탁했지요. 이 팔정도는 아라한(阿羅漢, arhan, 응공應供이라고 의역되는데, 응당 공양을 받을 정도로 훌륭한 성자라는 뜻)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켜야하는 도덕적 수양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의미에서 원시불교는 공자학단의 모습이나 크게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이 팔정도 중에서 정어(正語), 정업(正業), 정명(正命)3도는 계학(戒學)에 속하는 것입니다. 정념(正念), 정정(正定)2도는 바로 정학(定學)에 속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견(正見), 정사유(正思惟)2도는 혜학(慧學)에 속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정진(正精進)은 계ㆍ정ㆍ혜 삼자에 공통된 미덕입니다.

 

 

() sīla 정어(正語), 정업(正業), 정명(正命) 정정진
(正精進)
() samādhi 정념(正念), 정정(正定)
() paññā 정정진(正精進)

 

 

한국불교계에서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을 많이 하신 진짜 대학자 병고(丙古) 고익진(高翊晉) 선생은 모든 후대의 불교종파이론은 알고 보면 다 아함에 들어있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불교를 알려면 선사의 어록을 읽을 것이 아니라 아함경을 읽어라! 선불교를 알려고 하지 말고 불교를 알려고 하라는 나의 주장과 같은 말씀이시죠.

 

아함경이란 초기불교의 경전을 말하는데 산스크리트어 계열의 초기경전은 상당 부분이 현존하는 한역대장경 내에 남아 있고, 그 온전한 모습은 팔리어로 기술되어 남전대장경에 보존되어 있습니다. 아함이란 원래 아가마āpama의 음역인데 전승되어진 교설, 전해 내려오는 말씀이란 뜻이죠. 불교이론의 최고층대(最古層臺)를 가리키는 말이죠고익진(高翊晉, 1934~1988)은 본시 전남 광주 사람으로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하였으나 심장계통의 병을 얻어 학업을 중단, 산사에 물러나 있던 중 반야심경(般若心經)을 접하면서 불교와 인연을 맺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동대 불교학과에 진학하여 동 학과의 교수로 취임하여 수없이 많은 제자를 길러내었습니다. 항상 병상에 있으면서도 학문의 근본이 되는 기초작업에만 몰두하였으며 허황된 이론을 좇지 않았습니다. 그가 편찬한 한국불교전서고려대장경이래의 최대 불사라고 칭할 정도의 큰 업적입니다. 한국불교를 공부하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이 전서의 은혜를 입습니다. 동국대학에서 불교학을 공부한 사람 치고 그를 존경치 아니 하는 후학이 없었습니다. 스님으로서는 가산불교대사림(伽山佛敎大辭林)을 편찬하신 가산 지관(智冠, 1932~2012) 대선사를 나는 존경합니다. 고익진 교수와 지관 큰스님 이 두 분이야말로 20~21세기 한국불교의 자존심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나는 지관 스님은 항상 옆에서 가까이 모실 수 있었으나 병고 선생은 만날 기회가 없었습니다. 서로 만나기를 갈망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게으름이 발걸음을 늦추었지요. 결국 그의 영전에나 찾아뵈었습니다. 사모님께서, “그토록 만나고 싶어하셨는데, …… 생전에 만나셨으면 좋았겠어요……라고 애처로워 하시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불교사의 특징은 올 오아 낫씽(all or nothing)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혁신적인 새로운 이론도 이전의 이론을 포섭하여 발전시킨 것이죠. 4법인, 알고보면 쉬운 것 같지만, 무아를 실천하고 열반을 구현한다는 것은 예수 믿는 것이나, 하나님이 되는 것이나,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도 훨씬 더 어려운 것입니다. 사성제의 진리이론도 매우 간단한 듯이 보입니다. 인생은 고통스럽고, 그 고통에는 집적된 원인이 있고, 그 집착을 없애면 열반적정에 든다. 그런데 그 멸집(滅執)8가지 방법이 있다. 8가지 방법을 요약하면, 계ㆍ정ㆍ혜 삼학이다!

 

 

 

 

인용

목차

반야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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