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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스트 교육학 - 9. ①강: 하품 수련의 역설과 배움 본문

연재/배움과 삶

트위스트 교육학 - 9. ①강: 하품 수련의 역설과 배움

건방진방랑자 2019. 10. 22.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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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하품 수련의 역설과 배움

 

 

이처럼 교육의 성과는 엄청난 시간을 요구하며, 그 시간이 지난 후에 무언가 변화가 일어났다 할지라도 그게 A의 영향인지, B의 영향인지 또는 아무런 영향도 없었는데 자연스럽게 그리 된 것인지는 아무도 설명할 수가 없다. 아니, 심지어 본인조차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배움은 미지에의 투신이며, 무지에의 항거라고 할 수 있다. ‘하품 수련의 역설은 바로 이런 생각에서부터 시작된다.

 

 

 

뭐라 설명할 방법이 없네라는 광고 대사와 교육의 관계

 

하품을 수련한다. 현실에선 그럴 리가 없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픽션을 통해 현실을 풍자하기 위한 것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하품을 수련하기 위해 두 명의 학생이 하품의 달인인 노인을 찾아 가서 하품을 가르쳐주십시오라고 강단 있게 말한다. 하지만 두 명의 학생 중 한 명은 하품에 대해 전혀 관심은 없지만, ‘뭐라고 설명할 방법이 없지만 그냥 끌리네라는 심정으로 친구를 따라 왔다.

한때 유행한 광고 중에 ~ 좋은데, 참 좋은데, 뭐라 설명할 방법이 없네~.”라는 말이 있었는데, 이 말이야말로 언어의 한계를 극명히 나타낸 말임과 동시에 진정한 것은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을 드러낸 말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그 친구도 말로는 표현하지 못했고, 왜 배워야 하는지 알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배워야만 해라는 마음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하품을 배워 나가는 과정은 너무나 힘들었다. 온 몸의 기를 모아 한 번에 터뜨려야 하고 입을 최대한 크게 벌려 방출해야 하니 말이다. 그 과정을 지켜보던 친구는 어느 순간 지루하게 느껴졌던지 아주 크게 하품을 하고야 말았다. 그 모습을 보던 노인은 같이 온 친구가 하품을 너무나 잘 하는구만이라 인정해줬다는 얘기다.

 

 

배움이란 매우 역설적이고, 지금 당장 나의 생각으론 알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이는 행위이기도 하다.

 

 

 

하품과 교육의 관계

 

이 이야기는 배움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배움이야말로 아주 역설적인 활동이라는 말이다. 배우기 전부터 배운 후의 가치를 아는 사람은 오히려 배우려 하지 않지만, 배우기 전에 배운 후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은 그저 배우는 게 좋기 때문에 배우게 된다는 말이다.

배우기 전부터 배운 후의 가치를 안다는 것은, ‘이 학원에 다니면 수능 3등급이 2등급이 된다’,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고, 좋은 직장에 다닐 수 있다를 아는 것이다. 이렇게 배운 후의 가치가 명확할 경우 사람은 열심히 배우려 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최소로 공부하고 최고의 성과를 이룰까?’만 골똘하게 된다. 그래서 속성과외랄지, 좀 더 편하게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고민할 겨를도 없이 그걸 선택하고 만다. 그러니 굳이 미지의 것을 알려하지도 않을뿐더러, 예측 불가능한 불안한 미래에 몸을 맡기려 하지도 않는다. 당연히 이런 상황에선 배움이란 활동 자체가 일어날 수가 없다.

이에 반해 대부분의 배움은 배운 후에 어떻게 달라질지, 어떤 결과가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저 이걸 배우면 뭔가 유익할 거 같다는 느낌만으로 배우고 싶고, ‘선생님과 이렇게 해나가는 게 즐겁다는 생각으로 해나가고 싶을 뿐이다. 그러니 순간순간의 상황들에 의미부여를 하고 선생님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저절로 귀가 기울여 진다. 그러다 보니 마침내 그 상황에 완전히 몰입하게 되어 하품이 나와 대가로 인정받는 것처럼 어느 순간 그런 상황들이 하나로 꿰어지며 깨닫게 되어 학문의 일가를 이루게 된다. 그래서 배움이란 ~ 좋은데, 참 좋은데, 뭐라 설명할 방법이 없네~.’라는 말처럼 미처 표현하지 못한 감정으로부터 시작되어 몸을 내 맡기고 전심치지專心致志하는 데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강의를 들으니 좋긴 참 좋은데 뭐라 설명할 말이 없네.

 

 

 

인용

목차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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