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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스트 교육학 - 8. ①강: 인성점수가 10점 상승했습니다? 본문

연재/배움과 삶

트위스트 교육학 - 8. ①강: 인성점수가 10점 상승했습니다?

건방진방랑자 2019. 10. 2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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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인성점수가 10점 상승했습니다?

 

 

길고 길었던 1강 후기의 본격담에 드디어 이르렀다. 등산할 때 가장 힘든 구간은 뭐니 뭐니 해도 정상이 보이는 구간이다. 눈에 보이니 금방이라도 올라갈 것 같고, 그에 따라 숨은 턱 밑까지 차오른다.

 

 

동섭레스트 등반에 오신 여러분 제1캠프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좀 더 높은 시좌를 획득하기 위해 우린 동섭레스트를 오른다

 

그 때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얼마 가면 정상에 도착하나요?”라고 물으면, 한 사람도 예외 없이 조금만 가면 바로 나와요라고 답한다. 그래서 10분을 걷고, 20분을 걷지만 정상은 가까워지기보다 오히려 꼭 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는 것처럼 점점 더 멀어져 간다. 기대와 실망의 앙상블 속에 몸은 더욱 더 지쳐간다. 바로 이런 마음의 조화 때문에 정상이 보이는 그 시점이 가장 힘들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힘듦을 참고 끝끝내 오르면 드디어 정상에 당도하게 된다. 정상은 높은 시좌를 확보하는 공간으로 지금껏 내가 아등바등하며 살던 곳을 조감할 수 있도록 해주고, 여태껏 맛보지 못한 청량하고 시원한 바람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처럼 지금 우린 박동섭이란 산의 제1캠프에 오르고 있는 중이다. 조금 더 힘을 내고 함께 한다면, 조금 더 높은 시좌를 확보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삶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어 극단적인 경쟁의 길로 자신을 내몰지 않게 될 것이다. 1캠프가 코앞이니, 서로 힘을 북돋워주며 함께 올라가보자.

 

 

강의를 들으니 좋긴 참 좋은데 뭐라 설명할 말이 없네.

 

 

 

세월호와 인성교육, 그리고 수치화

 

세월호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정부에선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했다. 그래서 대통령은 해양경찰을 해체했고, 안전행정부(그 전까진 행정안전부였으나, 안전을 중시한다며 20133월에 바꿨음)를 쪼개어 국가안전처를 신설했으며, 교육부는 배를 버리고 간 어른들의 인성이 문제라며 학생 때부터 인성을 길러야 한다고 인성교육법을 발의함과 동시에, 학생들이 수영을 못해서 문제가 커졌다며 생존수영이란 수업을 개설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대책들이 하나 같이 어이가 없지만, 그 중에서도 인성교육법은 혀를 내두르게 했다. ‘어른들의 인성이 부족하여 300명의 희생자가 생겼다는 발상 자체가 이해되지 않지만, 그걸 인정한다 하더라도 인성을 교육을 통해 기를 수 있다는 생각이 매우 유아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생각할 수 있으려면 당연히 교육을 하면 이전보다 나아진다는 합의가 있어야 하고, 그건 곧 어떤 식으로든 평가가 가능하다고 인정해야 한다. 간단히 말해 인성교육을 했더니, 아이들의 인성지수가 10포인트 상승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글로벌 인재', '인성교육'의 콜라보레이션. 이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 불쾌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문제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왠지 모르게 불편함이 느껴지고, ‘정말로 그래?’라는 의구심이 생긴다. 학교에서 배우는 국영수와 같이 박제된 지식의 경우 정량적인 평가가 충분히 가능하고 그에 따라 성적을 매기는 게 이상하지 않지만, 그 외의 것들은 평가도 불가능할뿐더러 그에 따라 순위를 매기는 건 현실 왜곡에 불과하다. 그건 도덕 점수가 높다고 도덕적인 인간은 아니다학교 성적과 사람 됨됨이는 별개다라는 말들로 충분히 검증된 사실이다. 우치다쌤이 얘기한 자아란 낡은 목조건물이다라는 메타포나 준규쌤이 얘기한 멀티 아이덴티티는 그런 식으로 사람을 분석하고 평가하여 정량화하는 것이 문제라고 비웃고 있다. 사람은 그렇게 단순하지도, 판에 박혀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동섭쌤은 “‘나는 지난달보다 30포인트 성숙해졌다라는 말은 수치화할 수 없는 것을 수치화한 것이기에 잘못된 말입니다라고 꼭 짚어 설명해줬다. 그러면서 성숙이란 어떤 하나의 잣대로 평가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이전엔 절대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세상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 바로 성숙입니다라고 새롭게 정의해준다. 성숙해졌다는 건 검사지에 체크를 제대로 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안목이 넓어져서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인식하고 행동하게 되었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강의는 시간 속에서 스치는 나의 생각들을 낚아채는 일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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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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