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②강: 배움이란 고통의 순간을 지나 기쁨의 순간으로 가는 것
‘하품 수련의 역설’이란 강의를 통해 드디어 동섭레스트(에베레스트는 산악인들만 오를 수 있지만, 동섭레스트는 ‘모르는 게 있다’고 인정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오를 수 있다)의 제1캠프에 이르렀다. 우린 갓 배낭을 메고 출발했을 때에 비하면, 드넓은 앎의 능선에 어느 정도 이르렀고 그에 따라 더 높은 시좌를 확보하게 되었다. 그래서 예전엔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고, 예전엔 ‘뭔 풀 뜯어 먹는 소리야’라고 생각되던 말들이 들리게 되었다.
▲ 힘들지만, 동섭레스트 정상을 향한 우리의 힘찬 발걸음은 오늘도 거침없이 시작되었다.
배운다는 건 고통의 순간을 지나 기쁨의 순간으로 나아가는 것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삶이 그 한 순간으로 180도 바뀌어 종이 신데렐라가 되고, 삶을 비관하던 사람이 낙관하는 사람이 될 거라 착각하진 말자. 높아진 시좌는 오히려 우리에게 무수히 많은 고민을 안겨 주며, 예전엔 아무렇지 않던 것을 이상하게 보도록 만들어 낯섦과 고뇌의 선물세트를 한 아름 안겨주니 말이다. 그러니 예전엔 드리워지지 않던 우수가 깃들기도 할 것이고, 자못 표정이 어두워지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일시적인 과정일 뿐이다. 그런 숨찬 과정을 거치고 거쳐 정상에 이르면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것들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그 땐 엠마 골드만Emma Goldman(1869~1940)이 말한 ‘내가 춤출 수 없다면 그것은 혁명이 아니다(If I can't dance it's not my revolution)’라는 말처럼 확 트인 시야가 주는 광활함과 피부로 느껴지는 청량감을 만끽하며 지금 이 순간이 ‘미래를 위한 제물’이 아닌, ‘삶이 주는 선물’로 받아들여져 춤을 추게 될 것이다.
그러려면 힘들더라도, 지겹더라도,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 만족되더라도 제1캠프에서 쉬며 한 끼 식사를 든든히 먹은 다음에, 제2캠프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제2캠프에 올랐을 땐 더 높아진 시좌로, 더 달라진 생각으로 한 걸음 삶이 주는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그럼 이제부터 제2캠프를 향해 위대한 첫 걸음을 떼어보도록 하자.
▲ 해가 에듀니티 건물을 비끼며 서서히 지고 있다.
에듀니티로 가는 길엔 봄 향기 가득
1주일 만에 에듀니티로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저번 주엔 저녁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에 사람들은 삼삼오오 우산을 눌러쓰고 거리를 쓸쓸히 지나쳐 갔지만, 오늘은 서서히 저무는 해를 뒤로 하고 봄바람 타고 유유히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이처럼 시간상으론 한주만 지난 것이지만, 날씨에 따라 느껴지는 분위기는 완벽하게 달라져 있었다.
날씨야말로 사람 감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비가 내릴 땐 왠지 모르게 우울해지며 지나간 옛 사람이 생각나고, 해가 쨍쨍 비칠 땐 희망 찬 미래(때론 작렬하는 태양에 자신의 비참한 현실이 극대화되어 우울해지기도 한다)를 그리며 현재에 만족하기도 한다. 나야 워낙 비 오는 날의 운치를 좋아하는 터라 저번 주가 더 좋았지만, 누군가는 오늘 같은 날씨를 더 좋아할 것이다.
▲ 제2강 강의를 통해 동섭레스트 제2 캠프를 향해 올라갑시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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