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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도올선생 중용강의, 중용장구서 - 11. 황연대오의 순간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중용장구서 - 11. 황연대오의 순간

건방진방랑자 2021. 9. 1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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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장구서 11. 황연대오의 순간

 

 

自蚤歲, 卽嘗受讀而竊疑之. 沈潛反復, 蓋亦有年. 一旦恍然, 似有得其要領者.
나 희는 어릴 적부터 그 책을 받아 읽으면서 차분히 홀로 다소곳이 그 내용을 생각하곤 했다. 침잠하고 반복하기를 여러 해 계속했다. 어느 날 새벽이었다. 홀연히 아! 하고 그 요령을 터득함이 있는 듯하였다.

 

조세(蚤歲)소시(少時)’, ()는 조()와 통하는 글자입니다. ()가만히 몰래()는 꼭 의심한다라기보다 영어의 ‘doubt’처럼 ‘~라고 생각한다는 뜻이고 유년(有年)은 나이를 먹고 연륜이 쌓이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일단황연(一旦恍然)은 중국 사람들이 잘 쓰는 황연대오(恍然大悟, 후앙르안따우)대학(大學)에선 하루아침에 천지만물의 이치를 꿰뚫게 된다[一旦豁然貫通]’고 표현함. 그런데 이게 아주 멋있는 말입니다. 여러분들이 학문을 하는 건 한마디로 이 황연대오(恍然大悟)’의 순간을 맛보기 위함입니다. 인생의 성장이라는 건 [그림 1]과 같이 직선적으로 되는 건 없습니다. [그림 2]처럼 지리한 일상의 끝에 확! 깨닫는 순간, 반드시 그런 도약(jumping)의 순간들(I, II)이 있어요. 학문을 한다는 건 오늘 일격물(一格物)하고 내일 일격물(一格物)하는 지루한 과정(routine)인데 이것을 어느 순간까지는 정확하게 밟아 나가야 합니다.[그림 3] 그런데 A라는 어떤 순간이 왔을 때 어느 날 새벽(옛날 사람들은 머리가 맑은 새벽에 책을 많이 읽었으니까) “! 이게 나의 격물의 구조였구나하고 가닥이 잡히면서 나머지 B의 광대한 영역까지도 포괄하여 깨달아 버리는 황연대오(恍然大悟)가 생기는 거죠. 물론 루틴(routine)’의 길이가 길수록, 학문적 고민의 정도가 강렬할수록 점핑의 높이와 포괄하는 영역이 큽니다. 여러분, 인생을 살다보면 이런 황연대오(恍然大悟)의 순간이 큰 것, 작은 것 할 것 없이 계속 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큰 것이 한 사람의 일생의 방향을 결정하는 거예요.

 

여러분은 대부분 이제 20대인데, ! 20대는 정말 너무도 멋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스스로 알 것 다 안다고 생각하겠지만, 20대는 세상이 완전히 ‘ambiguous!’ 모호해! 뽀얗습니다. ‘동몽(童蒙)’이라는 말이 표현해 주듯 모든 게 어둡고 모호합니다. 그러니까 거기서 바로 돌진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거지요. 무지하지만 박력이 있고 에너제틱하고 아! 20대는 너무도 찬란한 인생의 꽃입니다. 여러분은 20대에 황연대오(恍然大悟)의 점핑의 전기를 많이 가질 수 있습니다. 단지 첫 점핑이 올 때까지가 막연하고 지루한 과정이지요. 20대가 참 부러워요. 내가 외형적으로는 20대로 보일 수도 있지만 속은 완전히 다르거든요. 주자의 이 황연대오(恍然大悟)란 말은 아주 리얼한 말이지요. 여러분은 20대에 황연대오(恍然大悟)의 점핑의 전기를 많이 가질 수 있습니다. Please jump! 20대의 점프는 참으로 아름다운 거에요.

 

나는 18, 9세때 관절염을 앓으면서 처음 황연대오(恍然大悟)를 겪어보았는데 그 이후 지금까지 한 네 번쯤 맛보았을 겁니다. 가장 최근의 경우가 바로 이제마와의 만남이었다고 봐요. 이 점핑의 횟수는 분명히 숫자로 나옵니다. 삶의 모든 방식과 관점이 완전히 새로와지는 경험을 인생에서 세 번쯤 해본다면 아마 괜찮은 삶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삶은 되는 거죠.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번도 못해보고 그냥 살다 가요. 그렇지만 여러분은 황연대오(恍然大悟)를 겪어볼 가능성이 주자보다, 나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20세기는 주자시대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또 앞으로 여러분 세대는 더더욱 복잡 다단해질테니 깨달을 게 더 많아지지 않겠어요? 황연대오(恍然大悟)! 이건 정말 대단한 것입니다. 그 순간의 희열, 환희! 그게 몇 달은 지속됩니다. 그러다가 다시 또 다른 루틴(routine)’으로 진입하지요. 그러나 그 루틴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겁니다.

 

이 구절은, 주자도 어릴 때부터 중용(中庸)을 읽었는데, 그 내용을 확실히 잘 몰랐단 말이죠? 모호했단 말이에요. 그래도 계속 읽다 보니 어느 날 새벽 무릎을 탁 치며 아! 하고 깨달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요령을 얻었대요. 요령은 요즘은 깐죽댄다는 말로 쓰이는데, 여기서는 그게 아니라 대요강령(大要綱領), 즉 인생의 진리의 핵심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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