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장구서 9. 도통의 어려움
子思懼夫愈久, 而愈失其眞也. 於是推本堯舜以來相傳之意, 質以平日所聞父師之言, 更互演繹, 作爲此書, 以詔後之學者. 자사가 시간이 오래 지나면 지날수록 그 진실이 자꾸만 유실되어감을 염려하였다. 이에 요순 이래로 전해 내려오는 뜻을 근본까지 파고 들어가고 평소 듣던 아버지와 스승의 말씀으로 캐 들어가서 다시 실을 꼬아내듯이 이 책을 만들어 후학을 가르쳤다. |
‘유(愈)~ 유(愈)~’는 ‘더 ~ 더(the more ~ the more)’로 번역됩니다.
질(質)은 자질이나 재료(stuff)란 뜻도 있지만 ‘질문한다’에서와 같이 ‘무엇을 캐묻는다’로 풀이되죠.
부사(父師)의 부(父)는 자사의 아버지이니까 공자의 아들 리(鯉)죠. ‘리(鯉)’자니까 요즘 식으로는 이름이 ‘공잉어’가 되겠죠? ‘어(魚)’자가 옛날 발음에는 어인데 리자가 붙으면 ng발음이 ‘리’자 받침에 붙어 ‘리어⇒링어⇒잉어’가 된 거죠. ‘붕어’도 마찬가지예요. 부어(鮒魚)에서 왔어요. 연역(演繹)은 현대어로 ‘추론(deduction)’인데 원래는 실을 꼬아내듯 뽑아낸다는 말이죠.
蓋其憂之也深, 故其言之也切; 其慮之也遠, 故其說之也詳. 그 우려함이 깊은 고로 그 말함이 간절하고, 그 염려함이 원대한 고로 그 풀어냄이 상세하다. |
이 문장은 재미있는 구절입니다. 기우심고기언절(其憂甚故其言切) 이렇게 써도 될 텐데 ‘~之也’ ‘~之也’하고 의식의 연속성을 차단하는 어기사(語氣辭)를 삽입했지요. 이것은 사실을 객관화하고 다시 반추하는 기능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야(也)자가 나온다고 무조건 끊어 읽으면 문맥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는 걸 이 문장에서 알 수 있어요. 한문 문장은 전체를 보고 난 뒤 글자 수에 맞춰 끊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其曰“天命率性,” 則道心之謂也; 其曰“擇善固執,” 則精一之謂也; 其曰“君子時中,” 則執中之謂也. 世之相後千有餘年, 而其言之不異, 如合符節. (天命率性【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1장】은 도심(道心)을 말함이요. 선을 택하여 굳게 지킨다【誠之者, 擇善而固執之者也, 20장】 함은 정일(精一)을 말함이요, 군자는 때로 맞게 한다【君子之中庸也, 君子而時中, 2장】 함은 집중을 말함이다. 요ㆍ순 시대와 자사의 시대의 시간적 차이가 천년이 넘는데도 그 말이 서로 다르지 않아서 부절(符節)이 서도 합치되는 듯하다. |
이 구절은 앞에서 요(堯)가 순(舜)에게 천하를 선양하고 다시 순(舜)이 우(禹)에게 천하를 물려줄 때 했던 『서경(書經)』의 말이 『중용(中庸)』에서 다시 그대로 반복되고 있음을 밝히며 서로 대비시키고 있습니다. 그 만큼 『중용(中庸)』이란 책이 성인의 가르침의 정통을 잇고 있다는 거죠. 요ㆍ순ㆍ우에서 탕임금까지 5백여 년, 탕왕에서 문왕까지 5백여 년, 다시 문왕에서 공자까지 5백여 년이라고 자사의 손(孫) 제자뻘인 맹자(孟子)가 말했으니(『맹자(孟子)』 「진심(盡心)」), 이로 미루어 보면 세지상후(世之相後)는 1500여년이 되겠죠.
요순과 자사 사이의 ‘여합부절(如合符節)’을 말한 논리의 패턴은 『맹자(孟子)』의 「이루(離數)」 첫머리에 순선성(舜先聖)과 문왕후성(文王後聖)의 관계를 언급한 문장에서 따온 것이라 생각되요. 여합부절(如合符節)은 동명성왕 신화에 유리태자가 가져오는 쪼가리가 딱 들어맞듯이 상호간의 징표가 딱 들어맞는 것을 말해요.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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