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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의 경륜(經綸)
사람들과 어울려 같이 세상 이치를 공부하는 일을 늘 그런 식으로 꾸준히 한다면 어떤 경지에 도달하게 될까?
제갈량(諸葛亮, 181~234)을 보통 소음인으로 많이 본다. 진짜 제갈량이야 어떤 사람인지 알 방법이 없지만, 『삼국지연의』에 묘사된 제갈량은 여러 가지로 소음인의 모습을 많이 보인다고 한다. 그런데 이 소음인이 사람의 감정에 아주 귀신이다. 소음인이 주로 감성 영역에 가장 약하다는데, 제갈량은 아예 심리학 도사다. 이러저러한 상황이 되면 이 사람이 이리 갈 것이고, 거기서 또 복병을 만나면 이리저리 할 것이고 하는 식으로 여러 수를 내다보고서 장수들을 미리 배치시키는데, 그 예측이 줄줄이 사탕으로 다 들어맞는다. 바로 그런 것이 소음인의 경륜(經綸)이다. 이른바 절세의 경륜(經綸)이다.
소양인은 사람의 감성을 빨리 파악한다. 소음인은 그런 판단이 느리니까, 대신에 사람의 감성이 움직이는 원리를 파악하려고 한다. 힘이 좋은 사람이 흙일을 하면서 삽 하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능숙한 삽질을 자랑할 때, 힘도 약하고 삽질도 서툰 사람은 고생고생해서 포크레인을 설계하고 만들어낸다. 소음인이 경륜(經綸)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이와 같다. 물론 ‘나는 흙일은 못해’라고 아예 포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굴착기를 가지고 와서 흙 파는 데 쓰겠다고 우겨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냥 전형적인 소음인으로만 사는 사람, 긍심(矜心)에 빠져드는 사람을 각각 그렇게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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