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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 찾아온 유학자들, 이토 진사이 - 주희의 경(敬) 공부를 비판하다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강의실에 찾아온 유학자들, 이토 진사이 - 주희의 경(敬) 공부를 비판하다

건방진방랑자 2022. 3. 8.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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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의 경() 공부를 비판하다

 

 

일본 고학파 유학을 창시한 이토 진사이는 먼저 주희의 경 공부를 비판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전개합니다. 주희가 강조했던 유명한 수양법의 하나인 경 공부는, 구체적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에 자기 마음을 고요하게 응시하는 공부법이었습니다. 주희는 사적인 판단과 욕망을 가라앉히고 자기 내면을 응시하면, 선천적으로 부여받은 본성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다고 말했지요. 그가 명경지수(明鏡止水)의 비유를 든 것도 이런 상황을 표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맑은 거울과 고요하게 그친 물처럼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힐 수만 있다면, 사람은 누구나 자기 내면에 깃든 본성을 찾아낼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그러나 진사이는 주희의 이런 신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합니다. 과연 완전한 본성의 모습이 이미 내면에 갖추어져 있을까? 진사이는 이 점에 대해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더구나 그런 본성이 있다고 믿고 자기 마음만을 들여다보는 유아론적인 태도로는 다른 사람과 만나는 일상적인 행동들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런 판단에서 그는 주희의 내면적 성향의 경 공부를 비판하게 됩니다. 이미 그 역시 경 공부만으로는 다양한 사태들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심각한 체험을 겪은 뒤였습니다. 그래서 진사이는 더욱 명료하게 주희의 공부법을 비판할 수 있었지요.

 

 

성인의 길은 오로지 사람을 대하고 사물과 관계하는 것을 임무로 삼을 뿐, 편안히 자신의 마음을 지키고 경()의 태도를 유지하는 것을 자신의 일로 여기지 않는다. 어맹자의』 「충서

聖人之道, 專以待人接物爲務, 而不居然以守心持敬爲事. 語孟字義』 「忠恕

성인지도, 전이대인접물위무, 이 불거연이수심지경위사.

 

 

고학파의 창시자라는 이름에 걸맞게 진사이는 성인의 길이란 무엇인지부터 다시 묻습니다. 고대 유학을 개창한 공자, 맹자 같은 성인들이 진정으로 중시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질문한 것이지요. 그에 따르면, 옛 성인들이 자신들의 임무로 삼은 것은 사람을 대하고 사물을 다루는 일이었습니다. 바로 구체적인 인간 관계 속에서 고민하고 애를 썼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공자 시대에는 홀로 있으면서 내면을 응시하는 일 따위에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본 것입니다. 그는 이런 관점이야말로 고학의 입장이라고 판단하게 됩니다. 진사이는 편안히 앉아서 자기 마음을 단속하고 경건한 자세를 취하는 주희의 경 공부를 성인의 책무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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