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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성서의 이해, 제7장 마르시온의 등장 - 구약과의 단절성 본문

고전/성경

기독교 성서의 이해, 제7장 마르시온의 등장 - 구약과의 단절성

건방진방랑자 2022. 2. 2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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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과의 단절성

 

 

변덕스럽고 폭군적이고 보복적인 구약의 하나님은 바울의 말대로 율법의 저주일 뿐이다. 그의 궁극적 관심은 이런 저주로부터 우리가 속량되는 것이다. 그의 해답은 매우 명료하다. 율법의 하나님이 아닌 복음의 하나님, 구약의 하나님이 아닌 신약의 하나님은 무한히 은혜로우며 자비로우며 사랑하시는 하나님이다. 이 하나님은 구약의 시대에는 사람들이 전혀 몰랐던 하나님이다. 이 신약의 하나님은 오로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처음 우리에게 드러난 하나님이다.

 

이 하나님에게는 악의 요소가 없으며 오로지 무한한 선의 가능성만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계시된 하나님의 무한한 선의지에 의하여 우리는 속량될 뿐이다. 바로 여기에 마르시온을 영지주의자로 휘몰 수 있는 선신과 악신의 이원론적 분열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지만, 내가 생각키에는 마르시온의 주장의 핵심은 그러한 이원론적 분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구약과 신약의 단절성(discontinuity)에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결코 유대인 선지자들이 말하는 예언의 성취로서 볼 수 없으며, 예수는 그러한 낡아빠진 세계관과는 무관한 완전히 새로운, 전적으로 유니크한 가치며 복음이라고 하는 것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다.

 

폴리캅을 비롯하여 리옹의 이레나에우스(Irenaeus, 120/140~ 200/203) 카르타고의 테르툴리아누스(Tertullianus, 155/160~220), 알렉산드리아의 오리겐(Origen, 185~254), 예루살렘의 시릴(Cyril, 315~386), 키프러스의 에피파니우스(Epiphanius, 315~403), 등등의 초기 교부 거장들이 그를 한결같이 영지주의로 모는 논점의 핵심은 마르시온 신학이 깔고 있는 우주론의 이원성이다. 그들이 말하는 마르시온 신학에는 두개의 우주적 하나님이 존재한다. 허황되고 화 잘 내는 저질적인 구약의 하나님은 창조의 하나님(the Creator God)이다. 그는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이 물리적 시공의 세계를 창조하였다. 피조물인 인간은 전적으로 이 세계의 일부이다. 그러니까 인간의 육체와 영혼, 그 모든 것은 창조의 하나님께 속해있다. 이러한 마르시온의 생각은 이미 영지주의 틀에도 잘 들어맞지 않는다.

 

우리가 보통 이해하는 영지주의적 세계관에는 영ㆍ육의 분열이 있다. 즉 육()은 사탄이 지배하는 이 세계(Cosmos)에 속하며, 어둠(Darkness)이다. 그런데 그 육에 갇혀있는 영은 빛(Light)이며, 어둠에 가려있지만, 본래의 고향인 빛의 세계, 즉 하나님의 세계로 돌아가기를 갈구한다. 인간의 영혼은 악마적 육체의 감옥 속에 갇혀있는 빛의 파편이다. 그 파편은 본시 하나님께 속해있던 것인데, 악마들이 하나님의 빛의 세계를 질투하여 이 세계를 어둠의 혼돈으로부터 창조할 때 훔쳐다가 그 원동력으로 사용했던 것이다.

 

하나님은 이 감옥에 갇힌 빛의 파편들을 가련히 여겨서 그의 아들 로고스(Logos), 말씀이며 빛인 자기 아들을 암흑 속으로 파견한다. 그러나 악마들이 그를 알아보지 못하도록 아들을 지상의 육체에 감추어진 모습으로 파견한다. 빛의 원조인 이 아들은 사탄이 고향을 잊어버리도록 항상 취하거나 잠자는 상태로 있게 만들어놓은 빛의 파편들을 흔들어 깨우고 하늘의 고향을 상기시켜준다. 그리고 그들이 악마들이 지배하는 세계를 떠나 고향에로의 귀로에 오르게 만든다. 그때 악마들이 지배하고 있는 겹겹이 쌓여있는 구중천의 관문들을 통과할 때 반드시 필요한 암호들이 있다. 그 암호들이 그노시스다. 구속자인 아들은 빛의 파편들에게 그 그노시스를 가르쳐준다. 불길들이 타올라 하나로 뭉치는 것처럼 이 빛의 파편들이 다 하늘에 모여 다시 하나로 재조립될 때, 이 세계는 종말을 맞이한다. 원래의 암흑의 혼돈으로 가라앉는다. 그것이 마지막 심판이다. 구속자인 아들은 곧 그 빛의 파편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이며, 그 암호의 진리며, 이 세계에 속하지 않는 영원한 생명이다. 예수는 말한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14:6, 요한복음강해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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