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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수양록, 상병 - 02.03.07(목) 마지막 근무와 첫 행군의 기대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군대 수양록, 상병 - 02.03.07(목) 마지막 근무와 첫 행군의 기대

건방진방랑자 2022. 6. 3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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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근무와 첫 행군의 기대

 

0237() 맑음

 

 

끝은 시작의 다른 말이다. GOP 생활의 끝, 그건 곧 FEBA 생활의 시작이란 말이다.

 

마지막 주간 대공근무’ ‘마지막 전반야 근무’ ‘마지막 새벽 취침등으로 GOP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그렇게 끝이라 생각하고 나니 무척이나 아쉽고 무척이나 섭섭했다. 지겹도록 보아온 곳이고, 질리도록 굴러온 곳이련만 막상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새삼스레 더욱 주의 깊게 보게 되었던 것이다. 문득 몇 년 전에 수능을 볼 때 농고까지 버스를 타고 가던 어둠이 짙게 깔린 야경이 생각난다. 분명 별스럽지 않은 일상 속에서 늘 특별히 신경 쓰지 않던 주위 풍경이었지만 감정에 변화가 생기니 평이하던 장소가 한순간에 뭔가 의미 있는 장소로 탈바꿈했다. 그러한 생각의 변화 속에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 근무라고 생각되는 순간부터는 거의 모든 것을 주의 깊게 관찰하게 되더라.

 

난 여전히 전반야 근무였기에 덜덜 떨면서 근무에 투입해야 했다. 오늘 새벽에 철수를 하는데, 근무에 투입할 때 춥지 않기 위해선 당연히 깔깔이를 입어야 했지만 네 시간 동안 땀 흘리는 걸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조금 추운 걸 감수하고 깔깔이를 챙겨두는 게 낫다. 마지막 근무는 용철이와 함께 였고 엊그제 눈이 내린 후로 갑자기 추워졌기에 난 덜덜 떨면서 근무를 서야 했다. 아무래도 그렇게 추워진 날씨 덕에 오히려 몸을 바들바들 떨며 자체 운동을 하니 어찌 보면 오히려 더 잘된 일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전반야에 투입하기 전에 분대장님이 행군 도중에 낙오하지 마라라고 단속하면서 그렇게 걷는 건 누구나 할 것 없이 다 힘든 거니까 아무리 힘들더라도 낙오할 생각은 하지 말고 꾹 참고 걷다 보면 목적지에 도달하게 된다는 말을 해줬다. 그만큼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행군은 힘들기에 맘을 단단히 먹고 하다 보면 오히려 더 수월할 거라는 것이다. 사실 신병교육대에서 행군을 한 이후로 한 번도 행군을 해본 적이 없기에 걱정이 됐다. 그땐 정말 참기 힘들 정도로 힘들었는데 그때보다 더 장시간이고 더 무거운 짐꾸러미를 들고서 가야 하니까 더더욱 힘들거라는 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늘 편안히 버스를 타고 갈래? 새우깡을 먹으며 걸어서 갈래(그 당시엔 버스비와 새우깡이 150원 정도로 가격이 같았다)?’라고 묻는다면 후자를 선택하는 나였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하게 될 오늘의 행군 또한 즐겁게 즐기면서 할 자신이 있었고 이 행군이 우리의 새로운 출발이 될 것이기에 당당히 이겨낼 자신이 있었다.

 

 

이런 모양새로 우린 철수행군을 하게 된다. 그것도 야밤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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