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선입견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다
子曰: “君子不以言擧人, 不以人廢言.”
해석
子曰: “君子不以言擧人,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그 사람 말만 듣고서 그를 등용하지 않고,
不以人廢言.”
그 사람의 행실 때문에 그 사람이 하는 말을 무시하지 않는다.”
○ 명경지수(明鏡止水)라는 말은 맑은 거울과 고요한 물이라는 뜻으로 사념(邪念)이 없는 깨끗한 마음을 일컫는다. 군자의 마음은 바로 명경지수와 같아 판단이 명확하다고 한다. 곧, 어떤 사람이 말을 잘한다고 해서 그를 거용(擧用)하지는 않으며 덕행 없는 인물이라고 해서 그의 좋은 말까지 폐기(廢棄)하지는 않는다. ‘논어’ ‘위령공(衛靈公)’의 이 장(章)에서 공자는 군자의 공평무사(公平無私)한 지감(知鑑)에 대해 그와 같이 말했다.
불이언거인(不以言擧人)은 좋은 말 하는 사람이 반드시 훌륭한 인물은 아니므로 말만 듣고 그 사람을 들어 쓰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이(以)는 이유나 근거를 나타내는 개사(介詞)다. 불이인폐언(不以人廢言)은 덕행(德行)이 없는 사람이라 해도 그가 한 말이 유익할 때는 버리지 않고 쓴다는 뜻이다.
정약용은 이 장(章)을 풀이해서 ‘이언지인(易言之人)을 군자불취(君子不取)하고 광부지언(狂夫之言)을 성인유택(聖人有擇)이니라’고 했다. ‘쉽게 말하는 사람을 군자는 취하지 않고, 미치광이 말이라도 성인은 채택한다’는 뜻이다. 이언(易言)의 예로는 ‘삼국지’의 마속(馬謖)을 들었다. 마속이 병법 논하기를 좋아하자 유비(劉備)는 그의 말에 과장이 많음을 알고 크게 써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제갈량(諸葛亮)이 위(魏)나라를 정벌하려고 기산(祈山)을 공격할 때 마속은 제갈량의 지시를 어겨 크게 패했다. 성인이 광부(狂夫)의 말을 들은 예로는 ‘시경’ 대아(大雅) ‘판(板)’의 ‘옛날의 현자가 한 말이 있으니, 추요(芻蕘)에게도 묻는다 하네[先民有言, 詢于芻蕘]’라는 구절을 들었다. 추요는 꼴 베고 나무 하는 사람이다.
이언(易言)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고 다른 한편으로 일반 대중의 쓸 만한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지감(知鑑)이 우리 사회의 지도자들에게 필요하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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