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내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남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子貢問曰: “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 子曰: “其恕乎! 己所不欲, 勿施於人.”
推己及物, 其施不窮, 故可以終身行之.
○ 尹氏曰: “學貴於知要. 子貢之問, 可謂知要矣. 孔子告以求仁之方也. 推而極之, 雖聖人之無我, 不出乎此. 終身行之, 不亦宜乎?”
해석
子貢問曰: “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
자공이 “한 마디 말로 종신토록 행할 만한 게 있습니까?”라고 여쭈었다.
子曰: “其恕乎! 己所不欲, 勿施於人.”
공자께서 “서(恕)로다.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남에게 베풀지 않아야 한다.”라고 대답해주셨다.
推己及物, 其施不窮,
자기를 미루어 외물에 미치면 그 베풂은 끝이 없어진다.
故可以終身行之.
그렇기 때문에 종신토록 행할 수 있는 것이다.
○ 尹氏曰: “學貴於知要.
윤순(尹淳)이 말했다. “배움은 요령을 아는 걸 귀하게 여기니
子貢之問, 可謂知要矣.
자공의 물음은 요령을 알았다고 할 만하다.
孔子告以求仁之方也. 推而極之,
공자는 인(仁)을 구하는 방법을 알려줬으니, 그것을 확충한다면
雖聖人之無我,
비록 성인의 ‘무아(無我)’의 경지도
不出乎此. 終身行之, 不亦宜乎?”
여기에서 벗어나질 않으니, 종신토록 행함에 또한 마땅하지 않겠는가?”
○ ‘논어’ ‘이인(里仁)’에서 공자는 증자(曾子)에게 ‘오도(吾道)는 일이관지(一以貫之)’라 했는데 증자는 동문에게 ‘선생님의 도는 충서(忠恕)일 따름이다[夫子之道, 忠恕而已矣].’라고 부연했다. 주자는 충(忠)이란 자기 마음의 정성을 다하는 일, 서(恕)란 자기 마음을 미루어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자기가 싫어하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행하지 않는 것이라고 보았다. 일관(一貫)의 도(道)를 충(忠)과 서(恕)로 구분한 것이다. 그런데 ‘위령공(衛靈公)’의 이 장(章)에서 공자는 ‘일생토록 행해야 하는 하나를 든다면 서(恕)일 것이다’라고 했다. 그렇기에 정약용은 일관(一貫)의 도(道)란 서(恕)로, 충(忠)은 서(恕)의 바탕이라고 보았다.
일언(一言)은 편언척어(片言隻語)다. 가이(可以)는 ‘그것으로써 ∼할 수 있다’이되, 가능을 나타내는 복합어로 보아도 좋다.
공자는 서(恕)에 대해 ‘자기가 바라지 않는 바를 남에게 베풀지 말라는 것이다’라고 정의했다. ‘안연(顔淵)’에서도 중궁(仲弓)에게 인(仁)을 설명하면서 같은 말을 했다. 서(恕)는 곧 추기급물(推己及物)이다. 자기 마음을 미루어 남에게 미치는 것이니 내가 저 사람의 처지라면 어떻게 할까 하는 생각으로 남의 처지를 이해하려고 하는 배려의 태도다.
서(恕)는 인(仁)과 어떻게 다른가? 자기 마음을 미루어 남에게 미치는 것이 서(恕)라면 자기의 마음 그대로 남에게 미치는 것이 인(仁)이다. ‘맹자’에서 ‘서(恕)를 힘써 행한다면 인(仁)을 구함이 이보다 가까운 것이 없다[强恕而行, 求仁莫近焉].’고 했으니 서(恕)는 인(仁)보다 미진(未盡)하다. 그렇지만 자기를 다스리는 마음으로 남을 다스리고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남을 사랑하는 서(恕)야말로 현대사회에서 가장 중시해야 할 정신태도일 듯하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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