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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돌에 새긴 이름 - 2. 천자의 옥새로도 만리장성으로도 지켜지지 않네 본문

책/한문(漢文)

돌에 새긴 이름 - 2. 천자의 옥새로도 만리장성으로도 지켜지지 않네

건방진방랑자 2020. 4. 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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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천자의 옥새로도 만리장성으로도 지켜지지 않네

 

 

무관이 웃으며 말하였다.

자네 화씨의 구슬을 어찌 생각하는가?”

천하의 지극한 보배일세.”

그렇지. 옛날 진시황이 여섯 나라를 제 손에 넣게 되자, 옥돌을 깨어 옥새로 만들었지. 위로는 푸른 용을 서려 두었고, 옆에는 붉은 이무기를 틀어 놓아 천자의 신표로 삼았다네. 천하의 고을은 몽염으로 하여금 만리장성을 쌓아 이를 지키게 하였지. 그의 말이 ‘2, 3세에서 만세까지 무궁토록 이를 전하라라고 하지 않았던가?”

연옥은 고개를 숙이고 가만 있더니만, 무릎에서 그 어린 아들을 밀어내면서 말하였다.

어찌 네 아비의 머리를 희게 만든단 말이냐?”

懋官笑曰: “子以和氏之璧, 爲何如也?” : “天下之至寶也.” : “. 昔秦皇帝旣兼六國, 破璞爲璋. 上蟠蒼虯, 旁屈絳螭, 以爲天子之信. 四海之鎭, 使蒙恬築萬里之城以守之. 其言豈不曰: ‘二世三世至于萬世, 傳之無窮?” 連玉俛首寂然, 推墮其幼子於膝曰: “安得使而公頭白者乎?”

이덕무는 씩 웃고 이렇게 말한다.

예끼 이 사람. 그깟 도장 하나 눌러 둔다고 해서, 그 책이 언제고 흩어지지 않고 보전될 거라고 믿는단 말인가? 자네 화씨의 구슬을 생각해 보게. 한 때 진나라가 열 다섯 성과 그것을 맞바꾸자고 했어도 조나라는 응하지 않았었네. 그러다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하매, 거기에 하늘에서 명을 받았으니 그 수가 길이 창대하리라. 受命于天, 旣壽永昌라고 새겨 천자를 상징하는 옥새로 만들었다네. 그뿐인가. 그 나라를 길이 보전하자고 몽염을 시켜 만리장성을 쌓게 하고는, 임금의 이름도 따로 짓지 않고 2세 황제, 3세 황제라 하여 만세토록 그 영화를 누리리라 했었지 않나? 그러나 만세토록 누리자던 그 영화는 만리장성을 쌓은 보람도 없이 제 아들 대에까지도 제대로 전해지지 못하고 진나라는 그만 망하고 말았네. 화씨의 구슬이야 그대로 있었겠지만, 나라가 망하고 보면 그깟 옥새가 무슨 소용이 있더란 말인가? 그런가 안 그런가?”

머쓱해진 연옥은 말문이 막혀 가만히 있더니만, 무릎 위에 앉아 재롱을 떨던 애꿎은 어린 아들을 저리 가!’ 하며 밀어내 버린다. 아비의 뜻이 제 아무리 고상해도 아들 녀석이 변변찮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기에 하는 행동이다.

 

    

 

 

 

인용

목차

원문

작가 이력 및 작품

1. 장서마다 도장을 찍어 자손에게 물려주다

2. 천자의 옥새로도 만리장성으로도 지켜지지 않네

3. 장서를 꼭꼭 감싸두려 하지 말게

4. 장서를 남기고 싶거든 친구들에게 빌려주게

5. 돌에 새겨봐야 부질없는 것을

6. 잊혀지는 걸 두려워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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