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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 유씨도서보서(柳氏圖書譜序) 본문

산문놀이터/조선

박지원 - 유씨도서보서(柳氏圖書譜序)

건방진방랑자 2021. 11. 12.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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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로 남기려 하지 말고 잘 빌려주길

유씨도서보서(柳氏圖書譜序)

 

박지원(朴趾源)

 

 

돌에 잘 새기던 연옥

連玉善刻章. 握石承膝, 側肩垂頤, 目之所瞬, 口之所吹, 蚕飮其墨, 不絶如絲. 聚吻進刀, 用力以眉, 旣而捧腰仰天而欷.

 

대대로 남기기 위해 새기다

懋官過而勞之曰: “子之攻堅, 將以何爲?”

連玉: “夫天下之物, 各有其主. 有主則有信, 故十室之邑, 百夫之長, 亦有符印. 無主乃散, 無信乃亂. 我得暈石, 膚理膩沃, 方武一寸, 瑩然如玉. 獅蹲其鈕, 鞠乳獰吼, 鎭我文房, 綏厥四友. 我祖軒轅, 氏柳名璉, 文明爾雅, 鼎鼓鳥雲, 印我書秩, 遺我子孫, 無憂散佚, 百卷其全.”

 

화씨의 구슬도 만리장성까지 쌓아가며 지키려 했지만 지키지 못했다

懋官笑曰: “子以和氏之璧, 爲何如也?” : “天下之至寶也.”

: “. 秦皇帝旣兼六國, 破璞爲璋. 上蟠蒼虯, 旁屈絳螭, 以爲天子之信, 四海之鎭, 使蒙恬築萬里之城以守之. 其言豈不曰: ‘二世三世至于萬世, 傳之無窮?”

連玉俛首寂然, 推墮其幼子於膝曰: 安得使而公頭白者乎?”

 

책을 남기려고만 할 뿐 빌려주지 않는 풍토를 말하다

一日携其前所集古今印本, 彙爲一卷, 屬余序之. 孔子: ‘吾猶及史之闕文, 今亡矣.蓋傷之也. 於是幷書之, 以爲不借書者之深戒. 燕巖集卷之七

 

 

 

 

 

 

해석

 

돌에 잘 새기던 연옥

 

連玉善刻章.

연옥연옥(連玉): 유연(柳璉, 1741~1788)의 자이다. 유연은 유득공의 숙부로, 1776(영조 52) 연행(燕行)을 다녀오면서 이름을 유금(柳琴)으로 고쳤다은 인장(印章)을 잘 새겼다.

 

握石承膝, 側肩垂頤,

돌을 쥐고 무릎을 붙이고 어깨를 비스듬히 하고 턱을 내빼며

 

目之所瞬, 口之所吹,

눈은 깜빡거리고 입은 불면서

 

蚕飮其墨, 不絶如絲.

먹 글씨를 누에처럼 파고들어가니 끊어지지 않는 것이 실만 같았다.

 

聚吻進刀, 用力以眉,

입술을 모으고 칼을 밀며 미간을 잔뜩 찡그리며 힘을 쓰다가

 

旣而捧腰仰天而欷.

이윽고 허리를 안고 하늘을 우러르며 한숨을 내쉰다.

 

 

 

대대로 남기기 위해 새기다

 

懋官過而勞之曰:

무관은 그곳을 지나다 그를 위로하며 말했다.

 

子之攻堅, 將以何爲?”

자네는 견고한 돌을 새겨공견(攻堅): 원래 견고한 곳을 공격한다는 뜻이다. 관자(管子)』 「제분(制分)에 용병술(用兵術)과 관련하여, 상대방의 견고한 곳을 공격하면 쉽사리 패배시킬 수 없으며, 틈이 있는 곳을 파고들어야 신속히 승리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무관의 말은 풍자의 어조를 띤 것이다장차 무얼 하려는가?”

 

連玉: “夫天下之物, 各有其主.

연옥이 말했다. “대체로 천하의 사물은 각각 주인이 있네.

 

有主則有信, 故十室之邑,

주인이 있다면 믿을 만한 게 있어야 하기 때문에 10집의 읍과

 

百夫之長, 亦有符印.

백부장백부장(百夫長): 천 명의 병졸을 통솔하는 우두머리를 천부장(千夫長), 백 명의 병졸을 통솔하는 우두머리를 백부장이라 하였다. 서경(書經)』 「목서(牧誓)도 또한 부절(符節)과 인신(印信)이 있는 거지.

 

無主乃散, 無信乃亂.

주인이 없으면 사물은 흩어지고 믿을 만한 게 없으면 어지러워지네.

 

我得暈石, 膚理膩沃,

내가 무늬 있는 돌을 얻어 곁 면이 유들유들하고

 

方武一寸, 瑩然如玉.

사방 한 치로 영롱하기가 구슬 같았네.

 

獅蹲其鈕, 鞠乳獰吼,

인꼭지에 웅크린 사자가 젖을 먹이며 포효하는 걸새끼를 기르는 맹수를 유수(乳獸)라 한다. 맹수는 젖을 물려 새끼를 기르는 동안에는 평소보다 더욱 사납다새겨 놓으니,

 

鎭我文房, 綏厥四友.

나의 서재를 지키고 종이ㆍ붓ㆍ먹ㆍ벼루를 편안케 하는 것이라네.

 

我祖軒轅, 氏柳名璉, 文明爾雅,

나의 선조인 헌원씨의 자손인 유연유연(柳璉)의 본관은 문화(文化)인데, 문화 유씨의 시조 유차달(柳車達)은 원래 차씨(車氏)로서 차무일(車無一)38세손이라고 한다. 차씨는 황제(黃帝) 헌원씨의 후손 사신갑(似辛甲)이 조선으로 망명한 뒤 그 후손이 차무일로 변성명함으로써 비롯되었으며, 신라 말에 유씨(柳氏)로 개성(改姓)하였다가, 고려 초에 유차달의 아들 중 장남이 차씨를 계승하고 연안(延安) 차씨의 시조가 되었다고 한다. 유연(柳璉)기하실시고략(幾何室詩藁略)에 이와 같은 문화 유씨의 세계(世系)를 노래한 술계(述系)라는 시가 있다이라는 여덟 글자를 곱고 우아하게

 

鼎鼓鳥雲, 印我書秩,

종정문(鍾鼎文)이나 석고문(石鼓文)의 서체나 조전(鳥篆)이나 운전(雲篆)의 서체종정문은 주로 주() 나라 때의 청동기에 새겨진 문자인 금문(金文)을 말하며, 석고문(石鼓文)은 현재 북경의 고궁박물원(故宮博物院)에 보존되어 있는 북 모양의 돌에 새겨진 문자를 말한다. 조전(鳥篆)은 전체(篆體)의 고문자(古文字)로 모양이 새의 발자국과 흡사하다 해서 조적서(鳥迹書), 조서(鳥書)라고도 한다. 운전(雲篆) 역시 전체의 고문자로 필획이 구름 같다고 해서 운서(雲書)라고도 한다로 새겨 나의 책에 찍고

 

遺我子孫, 無憂散佚, 百卷其全.”

나의 자손에게 남긴다면 흩어지고 잃어버릴 염려가 없이 모든 책이 온전할 것이네.”

 

 

 

화씨의 구슬도 만리장성까지 쌓아가며 지키려 했지만 지키지 못했다

 

懋官笑曰: “子以和氏之璧, 爲何如也?”

무관이 웃으며 자네는 화씨의 구슬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말했다.

 

: “天下之至寶也.”

연옥이 천하의 엄청난 보물이지.”라고 말했다.

 

: “. 秦皇帝旣兼六國,

무관이 말했다. “그렇지. 옛날에 진나라 황제가 이미 6국을 겸병하고

 

破璞爲璋.

화씨의 구슬을 깨뜨려서 도장을 만들었지.

 

上蟠蒼虯, 旁屈絳螭,

위에는 푸른 이무기가 똬리를 틀고 있고 곁엔 진홍색 이무기가 웅크려 있어

 

以爲天子之信, 四海之鎭,

천자의 신표와 사해를 진압한 증표이와 유사한 것으로 진규(鎭圭)가 있다. 사방을 진정시킨다는 뜻으로 사방의 진산(鎭山)을 본떠 만든 천자의 홀()을 진규라고 한다로 삼고서

 

使蒙恬築萬里之城以守之.

몽염에게 만리의 성을 쌓고 지키게 했네.

 

其言豈不曰: ‘二世三世至于萬世, 傳之無窮?”

그러고선 ‘2, 3대에서 만세에 이르기까지 무궁히 전해보세진 시황은 천하를 통일한 뒤 시법(諡法)을 없앨 것을 명하면서, 자신을 시황제(始皇帝)’라 부르고 후세는 숫자로만 헤아려, 2, 3세라는 식으로 만세에 이르도록 무궁하게 전하라고 하였다.’라고 하지 않았겠는가.”

 

連玉俛首寂然, 推墮其幼子於膝曰:

연옥이 고개를 떨구고 조용히 한 채 무릎에서 어린 아들을 밀어 내려가게 하고 말했다.

 

安得使而公頭白者乎?”

어째서 나의 머리를 희게 만드는 것이냐?”

 

 

 

책을 남기려고만 할 뿐 빌려주지 않는 풍토를 말하다

 

一日携其前所集古今印本, 彙爲一卷,

하루는 유연이 예전에 모았던 고금의 신표를 찍은 책들을 가지고 모아 한 권으로 만들고

 

屬余序之.

나에게 서문을 써줄 것을 부탁했다.

 

孔子: ‘吾猶及史之闕文, 今亡矣.

공자가 나는 오히려 사관이 이해할 수 없는 글을 빼놓는 걸 보았는데 지금은 그런 풍조가 없어졌다.”라고 말했으니

 

蓋傷之也.

대체로 시대의 변화를 아파한 것이다.

 

於是幷書之, 以爲不借書者之深戒. 燕巖集卷之七

이에 아울러 기록하여 책을 빌려주지 않는 사람을 깊이 경계하는 것으로 삼는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與人

1. 장서마다 도장을 찍어 자손에게 물려주다

2. 천자의 옥새로도 만리장성으로도 지켜지지 않네

3. 장서를 꼭꼭 감싸두려 하지 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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