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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뇌곡(懊惱曲) - 4. 비구니가 되어 속세의 욕망을 끊어내다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오뇌곡(懊惱曲) - 4. 비구니가 되어 속세의 욕망을 끊어내다

건방진방랑자 2021. 8. 1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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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비구니가 되어 속세의 욕망을 끊어내다

 

是心安處極樂世 이 마음이 편안한 곳이 극락세계
歷歷西天歸路霧盖雲㡙 역력한 서축(西竺)으로 돌아갈 길엔 안개가 덮여 있고 구름이 가득하네.
懶倚禪牕縫衲衣 나태하게 선방의 창가에 기대 스님옷을 꿰매니
纖纖指春筍柔荑 가녀린 손가락 봄의 죽순인 듯 부드럽고도 희네.
芒鞵錫杖從此去 짚신과 석장으로 이로부터 떠나니
白雲處處千峰又萬溪 흰 구름이 곳곳의 온갖 봉우리와 또한 뭇 계곡에서 피어나네.
水舂雲母碓 물은 운모[각주:1] 방아를 찧고
雲滿福田畦 구름은 복전[각주:2]의 밭이랑에 가득하네.
雲無跡水無心 구름은 자취가 없고 물은 마음이 없으니
去誰留來誰擠 떠난들 누가 머물게 할 것이며 온들 누가 밀어낼 것인가?
回頭笑十年苦海淪落地 머리 돌려 10년의 괴로움의 바다에 빠뜨린 땅을 한껏 웃어주네.
籠鶴藩羝 새장 속의 학과 우리 속 숫양은
前塵事蟬蛻甲 전에 속세에 살던 때의 일이고 매미의 허물 같은 것이니
下界慾麝噬臍 속세의 사향을 욕심낸 것 후회한들 이미 늦으리[각주:3].
山外狂塵億兆家 산 밖의 미친 먼지에 싸인 뭇 집들
牽情癡夢幾黔黎 정에 끌려 어리석은 꿈꾸는 이 몇 명이나 있을꼬?
滿山紅綠自得意 온 산은 붉고도 푸르니 절로 득의하는구나.
一番花雨霋霋自飮自啄 한번 꽃비 내렸다 그치니 절로 마시고 절로 쪼며
生來不愁思 태어난 대로 근심스런 생각 없으니
竹麕與巖鼷 대나무숲의 노루이고 바위의 생쥐로구나.
漕溪淡淡漾淸綠 조계의 물 담박하고도 담박해 맑고 푸른 물결 일렁이니
對浴乘𪃠雙鸂 한쌍의 비오리가 마주 대하며 목욕하네.
月色有缺還有盈 달빛은 기울었다가 도리어 차서
皎皎暎欄枅 밝디 밝게 난간을 비추네.
可憐今夜諸天月 가련쿠나. 오늘밤 모든 하늘의 달이
遍照故園空閨 두루 고향의 빈 안방에도 비추겠지.
雲衲掩面蒲團枕臂輾轉臥 구름 적삼으로 얼굴 가리고 방석에 팔로 베개하고선 엎치락뒤치락 누워

 

 

 

 

인용

전문

해설

 
  1. 운모(雲母): 광물의 일종인데, 도가(道家)에서 신선들이 먹는다고 하는 여덟 가지 돌[八石] 가운데 하나이다. 신선들이 먹는 여덟 가지 돌은 주사(朱砂)ㆍ웅황(雄黃)ㆍ공청(空靑)ㆍ유황(硫黃)ㆍ운모(雲母)ㆍ융염(戎鹽)ㆍ초석(硝石)ㆍ자황(雌黃)이다. [본문으로]
  2. 복전(福田): 봄에 씨 뿌리고 가꾸면 가을에 수확할 수 있는 것처럼, 공양하고 보시(布施)하며 선근(善根)을 심으면 그 보답으로 복을 받는다는 뜻의 불교 용어이다. [본문으로]
  3. 서제막급(噬臍莫及): '노루가 배꼽의 사향 때문에 사람에게 잡힌 줄 알고 배꼽을 물어뜯으려 해도 입이 닿지 않는다'는 말로, '후회하여도 이미 늦었다'는 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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