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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질투에 시달려 친정으로 돌아왔지만 님은 오지 않고
竹林中寒砧 暮舂夜不眠 | 대숲 속 스산한 다듬이소리 저물녁 방아찧는 소리에 밤에도 자지 못하고 |
仰看三五小星參與氐 | 우러러 새벽에 작은 별인 삼성(參星)과 저성(氐星) 1을 바라보네. |
最是洞房一聲骨冷魂盡飛 | 큰방의 한 소리에 뼈 사무쳐 혼이 모두 달아나니 |
夜夜河東獅猊 | 밤마다 본처의 질투 가득한 소리 2. |
風飄蓬水浮萍 | 바람에 나부끼는 쑥이고 물에 뜬 부평초 같아 |
海東頭天端地倪 | 바다 동쪽 머리의 하늘 끝과 땅 끝. |
孫郞阮仲容宅 | 손낭원이나 중용댁으로 |
三年鎖影深深如犴狴 | 3년동안 깊이 깊이 그림자 감춰졌으니 감옥 같았네. |
眼中泉源月中歸 | 눈 속 맑은 샘물로 달밤 중에 돌아오니 |
雪髩阿母抱項呑聲啼 | 눈 같은 머리발의 어미는 목을 안고서 흐느낌을 삼키네. |
靑松短籬白竹半扉 | 푸른 소나무 짧은 울타리, 흰 대나무의 반절인 사립문을 |
終日閉竇窐 | 종일토록 닫고 구멍만 내었네. |
何心掃苔階 | 무슨 마음으로 계단의 이끼 쓸려나? |
何處寄赫蹏 | 어느 곳에서 편지 3 붙일까? |
也可憐春風獨尋來 | 가련하구나! 봄바람만이 홀로 찾아와서 |
小園芳草萋萋 | 작은 동산에 향내나는 풀이 우거지고 |
草萋萋愁紅恨綠 | 풀 우거지자 붉은 꽃에 근심스러워지고 푸른 꽃에 한 맺히니 |
如藍復如緹 | 남색 같고 다시 붉은색 같다. |
風吹落花如新淚 | 바람이 불자 꽃 떨어지니 새로 흘린 눈물인 듯 |
點點着羅袿 | 점점이 비단 소매에 붙는구나. |
一寸柔腸百斛悲恨 | 한 마디의 유연한 창자에 100곡의 슬픔과 한 서렸으니 |
可耐千戟刺萬刀刲 | 천 번 찌르고 만 번 벰을 견딜 수 있겠는가? |
遙想江南春亦闌 | 나지막이 상상해보니 강남의 봄이 또한 쇠퇴하였으리니 |
何處鳴尋春陌上綠髮驪 | 어느 곳에서 봄밭 가의 푸른 터럭의 말 울음소리 찾을까? |
元央曉枕殘夢欲覺未覺時 | 원앙의 새벽의 남은 꿈에 깰까 말까한 때에 |
驚了一聲黃鵹 | 한 원앙새 소리에 놀라 |
簾捲十里五里長短亭 | 발 걷어 십리 오리의 길고 짧은 정자에 |
官路往來朱蹄與駃騠 | 큰길 왕래하며 붉은 말과 준마들이 오고 가는데 |
極目行人近却非 | 극렬히 행인을 바라보지만 가까이 오면 도리어 님은 아니라네. |
江城暝色傳皷鼙 | 강성의 저물녘에 북 둥둥소리만 전해지네. |
何事燈花如報喜 | 언제나 기쁨 알릴 것 같아 등화 4를 일삼아 |
愛不忍剪金鎞 | 아끼며 차마 금으로 만든 젓가락으로 심지 자르지 않네. |
要慰阿孃強諱愁 | 요컨대 어머니를 위로하려 억지로 근심을 감추지만 |
不分羅衫自寬翠眉自低 |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비단 적삼은 절로 넉넉해지고 눈썹은 절로 낮아지네. |
遙看南湖水 萬頃鳴玻瓈 | 멀리 남쪽 호수 바라보니 만 이랑 유리처럼 일렁이네. |
阿孃在 兒奈何 | 어머니 살아 계시니 나는 어이할까? |
不忍將身飽鯨鯢 | 차마 장차 몸이 고래에게 먹히게 할 수 있으랴. |
簾外綠楊與人一樣瘦 | 주렴 밖의 푸른 버들개지는 사람과 한 모양으로 여위었으니 |
狂風欲吹其奈奚 | 광풍이 불어오려 함에 어이 해야 하나? |
晝坐思夜臥思 | 낮엔 앉아 생각하고 밤엔 누워 생각하니 |
一身水上漚 | 한 몸은 물 위의 거품이고 |
百年甕中醯 | 100년 병 속의 초파리구나. |
終不如潔身歸空門 | 마침내 몸을 정결히 하여 부처께 귀의함만 못하니 |
萬山白雲深處伴猿麋 | 뭇 산과 흰 구름의 깊은 곳에서 원숭이와 고라니와 짝하리라. |
인용
- 삼지(參氐): 별자리 28수(宿) 중 3번째인 저성(氐星)과 21번째인 삼성(參星)을 말한다. [본문으로]
- 하동사자후(河東獅子吼): 중국 북송 진계상(陳季常)의 사나운 처 하동 유씨(河東柳氏)는 투기가 심하기로 유명했다. 소동파(蘇東坡)가 진계상(陳季常)을 기롱하며 "하동사자의 울음소리에 손지팡이 땅에 떨굴 정도로 놀라네[河東獅子吼 手杖落地驚]"라는 시를 지었다. 그래서 '여성의 질투'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본문으로]
- 혁제(赫蹏): 혁제(赫蹄)라고도 한다. 옛날에 글씨를 쓰는 데 썼던 폭이 좁은 비단을 말하는데, 종이를 칭하는 말로 전용되어 쓰인다. 전하여 아주 작은 종이에 작은 글씨로 쓴 글을 말한다. [본문으로]
- 등화(燈花): 등잔불이나 촛불의 심지 끝이 타서 맺히는 불똥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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