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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뇌곡(懊惱曲) - 2. 질투에 시달려 친정으로 돌아왔지만 님은 오지 않고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오뇌곡(懊惱曲) - 2. 질투에 시달려 친정으로 돌아왔지만 님은 오지 않고

건방진방랑자 2021. 8. 1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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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질투에 시달려 친정으로 돌아왔지만 님은 오지 않고

 

竹林中寒砧 暮舂夜不眠 대숲 속 스산한 다듬이소리 저물녁 방아찧는 소리에 밤에도 자지 못하고
仰看三五小星參與氐 우러러 새벽에 작은 별인 삼성(參星)과 저성(氐星)[각주:1]을 바라보네.
最是洞房一聲骨冷魂盡飛 큰방의 한 소리에 뼈 사무쳐 혼이 모두 달아나니
夜夜河東獅猊 밤마다 본처의 질투 가득한 소리[각주:2].
風飄蓬水浮萍 바람에 나부끼는 쑥이고 물에 뜬 부평초 같아
海東頭天端地倪 바다 동쪽 머리의 하늘 끝과 땅 끝.
孫郞阮仲容宅 손낭원이나 중용댁으로
三年鎖影深深如犴狴 3년동안 깊이 깊이 그림자 감춰졌으니 감옥 같았네.
眼中泉源月中歸 눈 속 맑은 샘물로 달밤 중에 돌아오니
雪髩阿母抱項呑聲啼 눈 같은 머리발의 어미는 목을 안고서 흐느낌을 삼키네.
靑松短籬白竹半扉 푸른 소나무 짧은 울타리, 흰 대나무의 반절인 사립문을
終日閉竇窐 종일토록 닫고 구멍만 내었네.
何心掃苔階 무슨 마음으로 계단의 이끼 쓸려나?
何處寄赫蹏 어느 곳에서 편지[각주:3] 붙일까?
也可憐春風獨尋來 가련하구나! 봄바람만이 홀로 찾아와서
小園芳草萋萋 작은 동산에 향내나는 풀이 우거지고
草萋萋愁紅恨綠 풀 우거지자 붉은 꽃에 근심스러워지고 푸른 꽃에 한 맺히니
如藍復如緹 남색 같고 다시 붉은색 같다.
風吹落花如新淚 바람이 불자 꽃 떨어지니 새로 흘린 눈물인 듯
點點着羅袿 점점이 비단 소매에 붙는구나.
一寸柔腸百斛悲恨 한 마디의 유연한 창자에 100곡의 슬픔과 한 서렸으니
可耐千戟刺萬刀刲 천 번 찌르고 만 번 벰을 견딜 수 있겠는가?
遙想江南春亦闌 나지막이 상상해보니 강남의 봄이 또한 쇠퇴하였으리니
何處鳴尋春陌上綠髮驪 어느 곳에서 봄밭 가의 푸른 터럭의 말 울음소리 찾을까?
元央曉枕殘夢欲覺未覺時 원앙의 새벽의 남은 꿈에 깰까 말까한 때에
驚了一聲黃鵹 한 원앙새 소리에 놀라
簾捲十里五里長短亭 발 걷어 십리 오리의 길고 짧은 정자에
官路往來朱蹄與駃騠 큰길 왕래하며 붉은 말과 준마들이 오고 가는데
極目行人近却非 극렬히 행인을 바라보지만 가까이 오면 도리어 님은 아니라네.
江城暝色傳皷鼙 강성의 저물녘에 북 둥둥소리만 전해지네.
何事燈花如報喜 언제나 기쁨 알릴 것 같아 등화[각주:4]를 일삼아
愛不忍剪金鎞 아끼며 차마 금으로 만든 젓가락으로 심지 자르지 않네.
要慰阿孃強諱愁 요컨대 어머니를 위로하려 억지로 근심을 감추지만
不分羅衫自寬翠眉自低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비단 적삼은 절로 넉넉해지고 눈썹은 절로 낮아지네.
遙看南湖水 萬頃鳴玻瓈 멀리 남쪽 호수 바라보니 만 이랑 유리처럼 일렁이네.
阿孃在 兒奈何 어머니 살아 계시니 나는 어이할까?
不忍將身飽鯨鯢 차마 장차 몸이 고래에게 먹히게 할 수 있으랴.
簾外綠楊與人一樣瘦 주렴 밖의 푸른 버들개지는 사람과 한 모양으로 여위었으니
狂風欲吹其奈奚 광풍이 불어오려 함에 어이 해야 하나?
晝坐思夜臥思 낮엔 앉아 생각하고 밤엔 누워 생각하니
一身水上漚 한 몸은 물 위의 거품이고
百年甕中醯 100년 병 속의 초파리구나.
終不如潔身歸空門 마침내 몸을 정결히 하여 부처께 귀의함만 못하니
萬山白雲深處伴猿麋 뭇 산과 흰 구름의 깊은 곳에서 원숭이와 고라니와 짝하리라.

 

 

 

 

인용

전문

해설

 
  1. 삼지(參氐): 별자리 28수(宿) 중 3번째인 저성(氐星)과 21번째인 삼성(參星)을 말한다. [본문으로]
  2. 하동사자후(河東獅子吼): 중국 북송 진계상(陳季常)의 사나운 처 하동 유씨(河東柳氏)는 투기가 심하기로 유명했다. 소동파(蘇東坡)가 진계상(陳季常)을 기롱하며 "하동사자의 울음소리에 손지팡이 땅에 떨굴 정도로 놀라네[河東獅子吼 手杖落地驚]"라는 시를 지었다. 그래서 '여성의 질투'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본문으로]
  3. 혁제(赫蹏): 혁제(赫蹄)라고도 한다. 옛날에 글씨를 쓰는 데 썼던 폭이 좁은 비단을 말하는데, 종이를 칭하는 말로 전용되어 쓰인다. 전하여 아주 작은 종이에 작은 글씨로 쓴 글을 말한다. [본문으로]
  4. 등화(燈花): 등잔불이나 촛불의 심지 끝이 타서 맺히는 불똥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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